-전후방 연관 효과로 대규모·양질 일자리 창출
-무역흑자율 78%..반도체 49% 뛰어넘어
-현대차그룹, 경제기여액 국내 그룹 중 1위
국내 자동차 산업이 수출 유발효과와 고용 창출, 지역경제 기여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산업 수출 생산유발액은 2,365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3년 연속 수출 품목 중 1위를 기록한 수치다. 전체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생산유발 비중은 2020년 13.8%에서 18.2%로 크게 늘었다. 자동차 산업이 큰 전후방 연쇄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해 완성차 수출은 708억 달러, 부품 포함 전체 수출은 933억 달러에 이르며 무역흑자는 727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국가 무역흑자의 1.4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반도체(49%), 일반기계(40%) 등을 제친 78%의 무역흑자율은 주요 수출 산업 중 가장 높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산업의 직·간접 고용 인원은 약 15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철강(41만명), 반도체(28만명) 등 주요 산업 대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자동차산업 평균 임금은 6,091만원으로 제조업 평균보다 약 13% 높아 ‘양질의 일자리’ 제공 산업으로 평가된다.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 뚜렷하다. 반도체가 수도권에 82%, 조선이 동남권에 80% 집중된 반면 자동차산업은 동남권 35%, 수도권 29%, 충청권 16%, 호남권 11%, 대구경북 9%로 비교적 전국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청년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자립 기반 마련에 기여하는 구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국내 그룹 가운데 가장 높은 359조4,384억 원의 경제기여액을 기록했다. 이는 임직원 급여, 협력사 대금, 정부 납세, 주주 배당, 기부금 등을 포괄한 지표로 그룹 차원의 국가경제 기여도와 파급효과를 보여준다.
이들은 협력사 거래대금(306조원), 임직원 급여(34조원), 법인세 등 정부 납부(9.2조원), 배당(7.5조원) 등 전 영역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현대차(115조원), 기아(86조원), 현대모비스(52조원) 등 주력 3사는 국내 100대 기업 중 개별 경제기여액 상위 톱5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자동차 1대당 수출 단가는 지난해 2만3,048달러로 5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이는 SUV와 전기차 중심의 고부가가치 전략이 성과를 낸 결과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023년 기준 413만 대로 주요 선진국들을 제치고 세계적인 생산 강국 반열에 올라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723만 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글로벌 빅3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렸고 세계 올해의 차(WCOTY) 수상 경력도 최근 6년간 5회에 달한다. 부품 산업에서도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10개 국내 업체가 글로벌 100대 부품사에 포함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국 브랜드의 공세, 전기차 수요 둔화 등 복합 위기가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24일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가 개최한 자동차모빌리티산업포럼에서도 이 같은 위기 진단과 함께 해법 모색이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무역 질서의 재편 속에서 자동차산업은 단순한 기업 단위를 넘어 국가 경쟁력의 상징이 되고 있다”며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