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V를 향한 車 회사들의 새로운 IT 경쟁

입력 2025년07월30일 07시4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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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카플레이 지원하지 않을 것”

 -자체적인 OS 시스템으로 승부

 

 자동차 회사들이 SDV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으로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화면 OS를 자체적으로 구현하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 그만큼 다른 완성차 브랜드가 라이벌이 아닌 애플과 같은 IT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자체 OS 개발과 탑재를 위한 자동차 회사들의 노력은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일찌감치 i드라이브를 바탕으로 인포테인먼트 발전을 거듭해온 BMW는 어느덧 OS 9을 넘어 차세대 혁신으로 꼽히는 OS X(10)를 출시 준비 중이다. 리눅스 기반이며 i드라이브 시스템과 통합, 구글 오토모티브와도 병행한다. 또 소프트웨어는 물론 구현을 위한 하드웨어, 제품 전략까지 한꺼번에 공개할 예정으로 사람들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최근 선보인 신형 CLA를 통해 신개념 운영체제 MB OS를 공개했다. 처리 속도와 능력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고유의 대형 언어 모델과 생성적 인공지능을 활용한 MBUX 가상 어시스턴트도 도입했다. 엔비디아와 협업하고 향후 자율주행 및 IVI를 위한 커넥티비티 통합 OS를 지향한다.

 

 또 현대차는 자체 커넥티드카 운영체제 ccOS를 신차에 잇따라 적용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또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레오스(Pleos)'를 공개하고 차량 제어 운영체제 '플레오스 비히클 OS'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를 핵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이 외에도 폭스바겐은 그룹의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를 통해 자체 OS 개발에 한창이며 토요타 역시 모빌리티 기술 자회사 우븐 바이 토요타를 통해 개발자 친화적인 차량 플랫폼 아린 OS 상용화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완성차 회사들이 자체 OS를 확보하려는 이유는 단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운영을 넘어 자동차의 디지털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 전환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크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또 다른 이유가 명확히 존재한다. 먼저, 데이터 주권 확보와 수익화다. 차에서 발생하는 사용자 데이터, 운행 데이터, 위치 정보 등은 미래 수익원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특히, 외부 OS를 쓰면 데이터를 빼앗기게 되므로 자체 OS로 데이터 통제권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자율주행 및 ADAS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첫 걸음이 되기도 한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은 센서, AI, 지도, 주행 제어 소프트웨어 등을 긴밀히 통합해야 하는데 자체 OS는 이러한 복합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한 번에 운영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OTA 업데이트 능력 확보도 수월하다. 자체 OS를 통해 기능 추가, 버그 수정, 안전 패치 등을 원격으로 제공 가능하다. 또 자체 OS를 통해 서드파티 앱 개발자 유치가 가능하고 자동차용 앱스토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앱 수수료, 콘텐츠 서비스 등 플랫폼 비즈니스 수익 모델 창출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특징이 자체 OS 개발을 서두르는 기폭제가 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기존 공급을 받던 OS 업체들과는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이다. 개선된 시스템 카플레이 울트라를 선보였지만 완성차 회사들은 속속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있다. 현재까지 피아트, 지프,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GM을 포함한 20개 브랜드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고 BMW 역시 최근 외신을 통해서 탑재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모양이다. 일부 브랜드는 여전히 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사실상 대규모 확산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사진: 카플레이 울트라>
 

 다급해진 IT 회사들은 휴대폰과의 연동성을 강조하며 적극 어필하거나 본격적인 경쟁을 위한 새로운 OS 개발에 나서는 등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SDV 시대에서는 자동차 대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 대 IT, 통신 등 라이벌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실적인 예다. 이에 업계 한 전문가는 “사용자 경험과 편의성 측면에서 자체 OS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IT회사들과의 공생을 넘어 경쟁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 자동차를 구입하는 새로운 기준이자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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