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GM한국사업장, “철수는 없다”

입력 2025년09월01일 11시15분 김성환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미국 고비용 구조 부담, 한국 역할 중요
 -현대차와 GM 협력, 한국 사업장과 무관

 

 GM한국사업장을 둘러싼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다. 산업은행 지원으로 10년 동안 한국에 머물기로 한 기한이 다가오는 데다 최근 유휴 부지 매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며 혼란이 가중된다. 그런데 철수설은 어디까지나 흘러가는 상황을 전제로 한 추측일 뿐이다. 게다가 GM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도 없다. 그럼에도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것은 현재 전개되는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에 근거한다. 정말 그럴까?

 



 

 지금의 상황이 녹록치 않은 건 사실이다. 전국 9개 직영서비스센터 매각, 부평공장 내 유휴 부지 매각이 단초가 됐다. 여기에 내수 판매 부진은 불안을 키웠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내수는 8,121대, 수출은 24만1,234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7%, 7.4% 감소했다. 현재 생산 차종 단종 이후 신차 배정 계획도 전무한 상황이다.

 

 외적으로 보면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도 높은 관세를 피할 수 없는 것. 한국산 자동차에 미국이 부과하는 15% 관세는 소형차 가격 인상으로 연결돼 판매 부진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와 미국 GM이 손잡고 소형 세그먼트 신차 개발에 나선다. GM이 한국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옮기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쏟아지는 배경이다. 게다가 GM은 미국 내 자동차 공장도 신설한다. 공장이 지어지면 생산 차종이 필요하고 이때 소형차를 점찍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경우 한국 사업장의 역할 축소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처럼 상황만 보면 ‘철수’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조목조목 따져보면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먼저 생산비용이다. 미국 내 생산은 한국 대비 상당한 고비용 구조다. 금융컨설팅기업 올리버와이만(Oliver Wyman)의 임금 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완성차 1대당 평균 인건비는 한국이 789달러인 반면 미국은 1,341달러다. 미국 현지 생산 시 대당 약 500달러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15% 관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국내 생산-수출 이익을 일정 부분 방어하는 금액인 만큼 한국 생산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말은 착오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글로벌 GM 입장에선 국내 생산 유지에 오히려 힘을 실어줘야 할 대목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GM의 협력에 대해선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양사 협력에서 현대차 역할은 중남미 시장용 소형차 플랫폼 개발이다. 이때 소형차는 현재 GM한국사업장의 소형차보다 작은 서브 컴팩트 플랫폼을 의미한다. 즉 두 제품이 전혀 달라 국내 GM의 역할을 현대차가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양사의 협력 강화는 철수설의 명분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전기 신차 배정이 없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한국 내 BEV 시장이 매우 작아 굳이 국내 생산할 이유가 없을 확률이 높다. 참고로 한국의 연간 BEV 시장은 20만대 미만으로 매우 작은 규모다. 그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전기차 대신 HEV 생산 투입을 고려할 수는 있다. 국내 생산 후속 차종으로 HEV 투입이 보다 적절하며 검토 중이라는 후문. 

 

 이 외에 자율주행 기능 강화 측면에서는 한국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 최근 소식통에 따르면 GM은 조만간 한국에도 슈퍼크루즈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도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국내 도로에서 잘 구동되려면 국내 여러 기업 및 공기관과 협력이 중요하다. 이는 곧 한국 내 입지 강화인 만큼 철수설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GM의 미국 공장 확대는 소형이 아니라 수익성이 좋은 중대형 SUV(미국 내 주력 이익 차종) 생산용이라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국내 생산 중인 소형 세그먼트와 겹치지 않아 당장 미국 내 생산이 대체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다양한 상황을 놓고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최근 우려하는 이유와 철수설에 대한 신빙성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GM한국사업장을 둘러싼 철수설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내수 판매 부진과 신차 부재는 해결해야 할 숙제지만 한국이 가진 비용 및 기술 경쟁력, 협업 필요성을 고려할 때 당장 ‘철수’는 현실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냉정한 분석이다. 물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현재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고 노란봉투법 등이 잦은 파업을 일으키면 그때마다 소비자 걱정이 늘어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만큼 GM한국사업장이 지속 가능한 사업 방향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믿음을 심어주고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이 지금 필요할 때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