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더무비'가 깨운 모터스포츠 열풍..마세라티가 주목받는 이유

입력 2025년09월01일 11시2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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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뮬러 E, F1과 함께 덩달아 관심
 -노하우 담은 마세라티 폴고레도 함께 주목

 

 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영화 'F1: 더 무비'가 여름 극장가를 강타하며 모터스포츠가 대중문화 중심에 올라섰다. 

 


 

 영화를 본 이들은 그간 알지 못했던 모터스포츠의 면면에 감탄한다. 화려한 스케일과 긴박한 사운드는 실제 경기를 방불케 했고 스크린 너머의 긴장감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히 영화적 체험에 그치지 않고,실제 서킷과 레이싱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된 것. 특히 내연기관 시대의 상징인 F1을 전기차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포뮬러 E도 자연스레 관심을 얻고 있다. 

 

 포뮬러 E는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전기차 레이스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익숙지 않았던 전기차의 오묘한 사운드가 빌딩 숲 사이를 울려 퍼지며 속도와 전략, 그리고 소프트웨어 기술이 맞물린 미래적 장면을 연출한다. 

 

 F1이 드라이버의 감각과 기계적 퍼포먼스의 총합이라면 포뮬러 E는 소프트웨어가 승패를 가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능의 80%가 소프트웨어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에서 전동화 시대 자동차 산업의 방향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경기장은 단순히 레이스가 벌어지는 곳을 넘어 완성차 기업들이 미래 기술을 검증하고 관객들에게 전동화 비전을 제시하는 쇼케이스 역할을 한다.

 

 이 흐름 속에서 마세라티의 이름이 다시 등장한 것은 상징적이다. 1950년대 F1에서 존재감을 떨쳤던 마세라티는 오랜 세월 럭셔리 그랜드 투어러 브랜드로 자리해왔지만 2023년 이탈리아 자동차 제조사 최초로 포뮬러 E에 합류하며 다시금 레이싱 DNA를 일깨웠다. 

 


 

 단순한 복귀는 아니덨다. 이는 전동화 시대에 자신들의 철학을 증명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마세라티의 전동화 브랜드 ‘폴고레(Folgore)’다. 이탈리아어로 번개를 뜻하는 바에서 알 수 있듯 순간적인 폭발력과 강렬한 에너지를 상징한다. 단순히 배터리와 모터를 얹은 전기차가 아니라 마세라티 특유의 속도와 감각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라인업이다.

 

 폴고레는 현재 쿠페 그란투리스모, 컨버터블 그란카브리오, SUV 그레칼레로 구성된다. 모두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동화 기술을 통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차들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미 판매가 시작돼 럭셔리 전기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차들이 가진 매력은 단순한 출력 수치 이상이다. 포뮬러 E를 통해 얻은 기술적 노하우와 레이스에서 다져진 데이터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반영해 실제 도로 위에서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수치를 들여다보면 폴고레의 경쟁력은 더 선명하다.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는 전륜 1개, 후륜 2개 등 총 세 개의 전기 모터를 장착해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후륜구동 모드에서도 전체 출력 100%를 온전히 발휘할 수 있으며 포뮬러 E에서 파생된 실리콘 카바이드 인버터는 뛰어난 출력 밀도와 효율성을 구현한다. 그레칼레 폴고레는 공기역학 설계를 개선해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고 최고 출력 558마력, 최대 토크 82.4㎏·m, 최고 속도 220㎞/h를 뽑아낸다. 단순히 럭셔리 SUV의 전기차 버전이 아니라 레이스에서 태어난 노하우가 녹아든 결과물인 셈이다.

 


 

 이 같은 성능은 해외 매체들의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영국 카매거진은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에 대해 “무게감을 완벽히 감춘 주행 성능”이라며 찬사를 보냈고 탑기어는 그레칼레 폴고레가 “평범한 전기차와 달리 고급스러움과 완성도를 동시에 갖췄다”고 평했다. 럭셔리 브랜드 특유의 감각과 레이싱 기술이 결합해 시장에서 차별화된 매력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마세라티는 레이스에서 얻은 기술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도로 위로 옮겨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포뮬러 E 시즌 11을 완주한 마세라티는 시즌 12 출전을 준비하며 경험치를 축적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아래 모터스포츠 무대는 단순한 홍보 수단이 아니라 연구개발의 최전선이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각인시키는 문화적 무대가 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폴고레는 단순히 자동차가 아니다. 영화 'F1: 더 무비'가 스크린에서 관객을 압도했다면 폴고레는 일상의 도로에서 그 감각을 이어가는 매개체다. 전기차가 친환경이나 효율성이라는 틀에만 갇히지 않고 여전히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오브제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모터스포츠는 언제나 시대의 문화와 맞닿아 있었다. 20세기 초 유럽의 그랑프리가 귀족적 사교문화와 함께했다면 21세기의 포뮬러 E는 지속 가능성과 첨단 기술, 도시 문화가 어우러진다. 영화관에서 느낀 긴장감, 레이스에서 증명된 기술, 그리고 도로 위에서 경험하는 럭셔리 주행. 이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며 오늘날 전동화 시대만의 새로운 모터스포츠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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