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안정성·즐거움 모두 갖춘 실험장
-배터리 등 다양한 변수로 보는 재미 더해
-드라이버들, 경기 운영 높은 만족도 표해
토요타 프리우스 PHEV 클래스가 마지막 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해당 레이스는 단순 원메이크 레이스를 넘어 하이브리드 기술과 모터스포츠를 결합한 경기로 관심을 모으는 경기다.
프리우스 PHEV 클래스가 흥미로운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특성이 녹아 있다는 점이다. 내연기관 기반의 원메이크 경기는 대체로 일정한 성능으로 진행되지만 하이브리드는 배터리 충전과 소모에 따라 랩마다 출력이 달라진다.
이 같은 특성은 팀의 전략 수립에도 깊게 작용한다. 배터리 충전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지만, 팀이 늦게 준비하면 100% 충전하지 못한 상태로 출발해야 하는 위험을 안을 수도 있다. 때문에 선수와 팀은 경기 전부터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레이스 중에도 출력 변화를 고려한 운영을 이어간다. 이는 전통적인 원메이크 레이스와 뚜렷이 구분되는 지점으로 하이브리드 클래스만의 색깔을 선명히 드러낸다.
경기에 출전하는 송형진 드라이버(어퍼스피드) “출력이 시시각각 변하다 보니 격차가 벌어지는 포인트가 다르다”며 “순간순간의 배틀과 추월이 재미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이율 드라이버(레드콘모터스포트)도 “배터리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후반 전략이 달라진다”며 “같은 조건에서 달려도 배터리 소모 타이밍이 다르면 순위가 뒤집히는 경우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참가 선수들의 만족도도 높다. 참가비 면제, 브리지스톤의 타이어 공급, 그리고 최소화된 비용 부담이 선수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사고 역시 많지 않아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서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드라이버들은 서로를 배려하는 레이스 환경이 마련돼 사고 비중이 타 레이스 대비 적다고 입을 모은다. 레이스카에 장착되는 브리지스톤 타이어의 성능 자체에도 만족을 표하는 이들이 많았다.
두 드라이버의 공통된 평가 가운데 하나는 차 자체의 가능성이다. 프리우스라는 차는 흔히 ‘효율성’의 대명사로 불려왔다. 그러나 이번 원메이크 레이스에서 선수들은 ‘달리는 재미’라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있다. 송형진 드라이버는 “프리우스는 초심자가 기본적인 운전을 배우기에 적합한 차”라며 안정성과 품질을 강조했다. 이율 드라이버 역시 “옛날의 프리우스 같지 않았다”며 “브리지스톤 타이어와 조합되면서 서킷 주행에서도 충분히 믿음을 주는 차”라고 설명했다.
토요타에 있어 한국은 작은 시장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한국에서 모터스포츠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 중이다. 송형진 드라이버는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모터스포츠를 대하는 태도를 존경한다”며 “한국토요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풍성한 이벤트를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GR코롤라나 GR야리스 같은 모델로도 경기를 열어주길 희망했다. 이율 드라이버 역시 “현대차 N과 토요타 GR이 함께 경쟁하는 무대가 만들어지면 모터스포츠가 더 흥행할 수 있다”며 의견을 보탰다.
토요타코리아 관계자는 "토요타는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도전을 통해 더 좋은 차를 만들고자 한다"라며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모터스포츠의 매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프리우스 PHEV 클래스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프리우스 PHEV 클래스는 불과 한 라운드만을 남기고 있다. 챔피언십 타이틀이 누구의 손에 들어가든, 프리우스 PHEV 클래스는 이미 우리나라 모터스포츠에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무대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프리우스 PHEV 클래스 최종전은 오는 11월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다.
인제=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