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브레히트 라이몰드 포르쉐 AG 생산·물류 부문 이사회 멤버
-각 부서 전문가와 소통하며 최적의 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
-“급변하는 시장 파악하고 최대한 효율적인 선택지 제공할 것”
포르쉐의 수려한 디자인과 폭발적인 성능에는 완벽을 추구하는 생산과 물류가 있다. 정교함과 섬세함으로 차를 만들고 필요 시 개발과정부터 협업해 최고의 차를 세상에 등장시킬 준비를 한다. 급변하는 시장과 전동화, 디지털 전환의 파도 속에서 포르쉐는 어떤 생산 방향을 가지고 있을까? 알브레히트 라이몰드(Albrecht Reimold) 포르쉐 AG 생산·물류 부문 이사회 멤버는 도전을 즐거운 일로 받아들이고 고객에게 최상의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로봇 전문 기업 쿠카(Kuka)의 금형 제작 부서를 인수하게 된 배경은? 결정에 대해 만족하는지?
"정말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쿠카는 과거에도 협업을 오랫동안 했었다. 포르쉐가 요구하는 품질을 구현하기 위해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단순 인수가 아니라 우리가 보기에 많은 부분을 발전시켰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고성능 배터리 관련 부스터 셀도 납품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발전시킨 것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모듈 제작도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고려했을 때 전기차에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유럽에서 생산한다는 게 놀랍다. 금형 이외에도 프레스 숍인 슐러와 성공적인 합작회사를 설립한 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스마트 프레스 숍과 관련해 슐러와 함께 하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라이프치히는 근방에는 프레스 숍이 없다. 그래서 자체적으로 만들까 생각했는데 이는 막대한 투자다. 그래서 슐러와 50:50으로 조인트벤처를 하는게 최상의 결정이었다. 경영적인 입장에서 위탁제조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양사 측에서 성공적인 사례라고 볼수 있다. 최첨단 기술이 있는 프레스 숍이고 포르쉐 입장에서는 고작 20km 떨어진 곳에서 프레스 숍이 있어 빠르게 금형 세트를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작은 단위의 부품을 생산하는 데에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슐러 측에서는 다른 회사한테도 주문 및 납품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 프레스 숍과 금형 제작사의 연결성 부분은?
"매우 좋다. 옛날에는 실제로 모형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디지털로 이 부분을 대체할 수 있고 정교한 확인도 가능하다. 새로운 영역이며 굉장히 재미있다. 알루미늄은 인장 계수가 강철과 다르고 반응하는 온도도 다르다.
작업이 까다롭지만 이와 동시에 대중이 바라봤을 때 차는 무조건 밖에서 아름다워야 한다. 이런 것을 전부 가상으로 시뮬레이션 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큰 자유다. 또 빠르게 의사소통을 통해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예전 입사했을 때는 1:1로 측면부를 테이프로 붙이면서 라인을 확인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디지털로 더욱 정확하고 완벽한 비율을 찾아 들어간다. 물론 어떤 부분들은 여전히 종이 위에 스케치를 하는 것도 있겠지만 최신 기술인 3D 가상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차를 완성하기도 한다. 즉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활용해 차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포르쉐는 폭 넓게 모든 경우의 수를 가지고 차를 만들고 완벽한 제품으로 증명한다"
-원자재 믹스의 개념으로 봤을 때 카본 쪽으로 갈 생각이 있는지?
"생각하는 건 많다. 경량화는 효율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무게가 가벼울수록 에너지를 주행에 더 사용할 수 있어서다. 동시에 실현 가능한 건지 확인도 해봐야 한다. 페인팅처리도 다르고 인장강도도 다르고 열 특성도 달라서 매우 높은 작업이 요구된다. 양산에 가능한 비용측면은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소재를 최적으로 다룰 줄 아는 노하우도 필요하다. 이처럼 다양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최적의 대안은 알루미늄이다. 물론 카본에 대한 우수성과 능력도 알고 있고 생각은 하고 있다"
-40년동안 생산에서 일했는데 과거를 회상하자면?
"과거에도 멋진 차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존중한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다양한 구동방식과 원자재가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모든 부품들이 멋지게 합을 이루어서 디자인이 완성된다. 차는 단순한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소프트웨어도 중요하다. 내비게이션과 제어 시스템 등이다. 그래서 차를 제조할 때 컨셉 부분 이외에도 소프트웨어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때로는 대량생산, 때로는 정밀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포르쉐는 루프와 사이드패널 이음새 없이 용접이 되는 경우가 있다. 라이벌과는 확실히 다르며 이런 부분이 크게 발전한 것 같다"
-포르쉐 내외부에 얼마나 많은 부서들이 개입되어 있는지?
"디자인과 생산, 금형 제작사, 세일즈, 재무 등 다양한 부서가 협업을 이룬다. 각 부서마다 전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통해 차를 만드는 게 필수적이다. 우리의 목표하는 하나다. 결국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끊임없이 이야기 나누고 개선을 거듭하며 차를 만들어낸다"
-알루미늄, 안정적인 공급망이 가능한지?
"공급 업체가 어려운 상황이 왔을 때는 언제나 대비를 해야 한다. 자연재해나 수해즈운하 이슈 등이 발생했을 때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두 개의 업체를 정해 구매조달을 하고 있다. 최근에 여러 변수로 손실이 약간은 있었지만 큰 문제없이 조달 받고 있다. 미래의 경우 특정 소재와 관련해서도 공급망을 제대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의 많은 경험을 토대로 공급망 개선에 많은 노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동화가 이뤄진 것인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많은 부분을 배웠다. 공급망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마다 지역마다 변수가 많았다. 그리고 대안을 많이 가지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3주 공장을 셧다운 했고 직원을 보호하면서 우리 기업의 활동이 많이 위축된 부분에 있어서 대응 필요가 있었다. 사실 코로나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 우리가 대량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가능성에 대해서 확인을 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실링을 공급업체와 함께 개발했고 정밀하게 작업을 했다"
-디자인과 생산, 어떤 부분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조율했는지 구체적인 사례는?
"파나메라를 예로 들면 오늘날 차는 구현하는 데에 있어서 보행자 보호 기능이 중요하다. 그래서 프론트 파트가 굉장히 소프트해졌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움푹 들어가기도 할 정도이다. 이 경우 문제가 발생하는데 생산 쪽에서는 후드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생산에서는 움푹 파일 것을 고려해서 이 표면을 더 볼록하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디자인 측면에서는 좀 이상할 것 같았다. 그래서 표면을 어떻게 처리할지 끊임없이 소통했고 결국은 몇 mm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잘 조율됐다. 2016년 파나메라의 경우 스포일러 관련해서 생산 쪽에서 너무 넓다고 이야기했고 디자인팀을 설득했다. 그래서 미적인 측면도 고려해서 약간 줄일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파츠와 부분들에 대해서 타협이 이뤄진다"
-미국생산 괜찮은 지?
"포르쉐는 소량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건 아니다. 미국에서 지원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후속 비용조달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관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 15%로 정하기는 했지만 아직은 27.5%가 부과되고 있다(인터뷰 기준 3일 뒤 유럽 자동차 관세 15% 확정). 다른 결정은 없다. 지금의 방식대로 유지하고 최적의 효율을 모색할 것이다"
-포르쉐 미래 포트폴리오는?
"알루미늄을 도입하는 부분도 그렇고 급변하는 시장은 언제나 있었다. 오늘날은 소프트웨어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비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원칙과 방향은 한결같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고객이 느끼지 못하도록 최대한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언제나 도전은 있었고 우리는 성공적으로 해결했다 그리고 지금도 즐겁게 일하려고 한다"
독일(라이프치히)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