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파베이 푸조 CEO
-"혁신은 푸조의 가장 큰 차별성"
-"스티어 바이 와이어, 2년 내 양산할것"
푸조가 유럽 시장에서 '포디움(3위권)'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현재 유럽에서 푸조의 점유율은 5.7%로 5위지만 2위와의 격차가 불과 1% 미만일 정도로 치열한 만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알랭 파베이 푸조 CEO는 지난 30일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한국, 일본, 대만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향후 5년 안에 점유율을 7%까지 끌어올려 유럽 시장 상위 3위 안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유럽에서의 강력한 입지는 미래 투자의 원동력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푸조가 스텔란티스 그룹 내에서 ‘어퍼 메인스트림(upper mainstream)’ 브랜드를 지향하며 성장 여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대중 브랜드도, 그렇다고 프리미엄 브랜드도 아닌 주류 시장 상위권을 지향하는 브랜드 전략이다. 파베이 CEO는 "푸조를 프리미엄 브랜드로도 만들 수 있었고 저가 브랜드로 갈 수도 있었지만 가장 어울리는 자리는 어퍼 메인스트림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대중 브랜드와 차별점을 갖는 키워드로는 '혁신'을 꼽았다. 푸조의 아이콕핏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푸조는 13년 전 작은 스티어링 휠을 도입해 운전 자세와 시야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파격을 시도했고 이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신형 3008에는 21인치 스크린이 포함된 파노라믹 아이콕핏이 적용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파베이 CEO는 더 강력한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스티어 바이 와이어 시스템 도입을 예고한 것. 이른바 '하이퍼스퀘어'로 명명된 기술로 스티어링 휠과 바퀴를 물리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전자 신호로 주행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조향비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그는 “항공기나 F1에 적용하는 기술이지만 대중 브랜드에는 아직 없는 혁신”이라며 “2년 안에 푸조가 이를 최초로 상용화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동화 전략은 푸조가 강조하는 또 다른 축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푸조는 주류 브랜드 중 가장 폭넓은 전동화 라인업을 기반으로 유럽 하이브리드 시장에서는 토요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파베이 CEO는 “더 많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판매를 통해 친환경 이동성에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푸조의 진정한 포부”라며 “이는 브랜드 포지셔닝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브랜드 차별화 요소로는 프랑스라는 기원, 독자적인 드라이빙 감각, 품질을 내세웠다. '프렌치 카리스마'로 요약할 수 있는 독창성을 디자인 전반에 녹여내고 있고 아이콕핏과 고성능 GTI로 대변되는 운전 경험, 제품을 넘어 서비스 품질까지 확보하며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파베이 CEO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진지한 브랜드지만 그 진지함은 운전의 즐거움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쓰인다”며 “이것이 바로 푸조가 ‘즐거움에 대해 진지하다(serious about pleasure)’고 말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후지(일본)=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