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파리모터쇼서 첫 등장
-이후 로터스 설계 방향에 많은 영향 끼쳐
로터스가 에스프리(Esprit) 출시 50주년을 맞았다고 10일 밝혔다.
에스프리는 1975년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시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쐐기형 스타일은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종이를 접은 듯한 ‘폴디드 페이퍼(folded paper)’ 기법과 낮게 깔린 차체, 단정한 직선 위주의 실루엣은 곡선이 주류였던 1970년대 중반의 디자인 흐름을 뒤흔들었다.
로터스는 에스프리를 통해 브랜드 철학인 ‘경량화’와 ‘순수한 주행의 즐거움’을 구현했다. 창업자 콜린 채프먼의 철학에 따라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 차체와 미드십 엔진 레이아웃을 적용해 완벽한 무게 배분을 실현했으며 날카로운 핸들링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로터스는 이번 5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글로벌 행사를 진행했다. 네덜란드 라우만 박물관에서는 초대 S1과 마지막 생산형이 나란히 전시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세대별 에스프리 10대가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전 세계 오너 커뮤니티 역시 기념 행사를 열어 50년의 유산을 함께 기리고 있다.
에스프리는 로터스의 디자인과 기술 진화를 상징하는 차로 평가된다. 1976년 첫 생산된 S1은 직선만으로 이뤄진 순수한 웨지 스타일을 구현했고 1990년대 등장한 S4는 곡선을 일부 도입하며 시대적 변화를 반영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생산된 V8은 3.5ℓ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50마력을 발휘하며 로터스를 슈퍼카 반열에 올려놓았다.
최근 공개된 콘셉트카 ‘티어리 1’에도 에스프리의 디자인 언어가 계승됐다. 낮은 차체 비율과 단정한 선, 미드십 중심의 비례는 1970년대 원형 에스프리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평가다.
로터스 관계자는 “에스프리는 단순한 스포츠카를 넘어 로터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차”라며 “경량화와 운전의 즐거움이라는 핵심 철학은 향후 전동화 모델에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