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5년 현대차그룹, 글로벌 톱3로 성장

입력 2025년10월13일 09시3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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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데믹·전쟁 뚫고 ‘톱3’..위기 속 체질 개선
 -친환경차 확대, 브랜드 가치도 고공행진
 -로보틱스·AAM으로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 그린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사령탑에 취임한 지 5주년을 맞았다. 취임 초기부터 팬데믹과 공급망 붕괴, 전기차 수요 둔화 등 각종 위기가 작용했지만 이 기간 현대차그룹은 꾸준한 체질 개선을 시도해왔다.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환경에서 빛난 건 빠른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다. 코로나19 당시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차질과 반도체 품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위기 속에서도 직접 구매망을 구축하고 생산 차질을 최소화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가 실적 개선의 핵심 무기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결과는 판매량으로부터 나타났다. 2019년 글로벌 완성차 5위였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23만여대를 판매하며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은 세계 3위로 올라섰다. 매출은 163조원에서 282조원으로, 영업이익은 5조원대에서 26조원대로 5배 가까이 늘었다. SUV와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고 전동화 전략으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 결과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전 영역에서 균형 잡힌 전동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2019년 37만대에서 지난해 141만 대로 4배 가까이 늘었고 누적 700만 대를 돌파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1%에서 19.4%로 급등했다. 

 


 

 이 같은 결과는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7위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하면 폭스바겐과 테슬라에 이은 3위다. 수소전기차 판매는 토요타를 두 배 차이로 따돌리며 1위를 지켰고 하이브리드 역시 미국 내 3위로 존재감을 키웠다.

 

 현대차그룹은 울산 EV 전용공장과 기아 화성 EVO 플랜트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국 조지아주에 HMGMA를 건설해 북미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친환경차 563만대 판매, 하이브리드 모델 28종 확대를 목표로 삼았다.

 

 판매만 늘어난 건 아니다. 글로벌 위상도 더욱 높아졌다. 아이오닉5, EV6 등이 세계 주요 지역에서 올해의 차에 연이어 선정되며 기술력을 입증했고 그 결과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빠르게 높아졌다. 뉴스위크, 오토카, 모터트렌드, 오토모티브뉴스 등이 정 회장을 올해의 인물에 선정하는 등 개인적인 영예도 이어졌다. 

 

 정의선 회장은 “이동의 자유는 인간의 본능이며, 모빌리티는 인류의 삶을 확장하는 도구”라고 강조해왔다. 현대차그룹이 로보틱스,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 PBV(목적기반모빌리티), AAM(미래항공모빌리티)로 영역을 넓힌 것도 이 철학에서 비롯됐다.

 


 

 로보틱스 분야에선 2021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4족 보행로봇 스팟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공장 근로자를 돕는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도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PBV 부문은 기아 PV5와 현대차 ST1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차체를 블록처럼 조립하는 플렉시블 바디 시스템을 통해 최대 16종으로 변형 가능한 신개념 모빌리티다.

 

 SDV 전략은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레오스를 중심으로 완성됐다. 차량 내 모든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제어하는 풀스택 SDV를 구현해 2027년 레벨2+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AAM 전담 법인 슈퍼널은 도심항공 교통 실증에 돌입해 ‘하늘길 모빌리티’의 실현을 앞두고 있다.

 

 정 회장은 그룹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브랜드 전략에도 집중했다. 포니 쿠페 복원으로 그룹의 정체성을 다시 명확히했고 아이오닉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N으로 도전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는 사명과 로고를 바꾸는 리브랜딩을 추구했으며 제네시스는 한국적 럭셔리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끊임없는 브랜드 혁신 결과 현대차는 지난해 인터브랜드 자동차 업계 평균 브랜드 가치 성장률 6.8%를 크게 웃도는 약 1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브랜드 가치 230억 달러를 달성했다. 기아는 2024년 같은 조사에서 브랜드 가치 81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직원들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졌다. 그룹이 매년 시행하는 조직 및 업무 만족도 조사에서 그룹 평균점이 취임 전해인 2019년 63.2점에서 2024년 78.6점으로 뛰어올랐고 자발적 이직률(2024년 국내 기준)은 현대차 0.39%, 기아 0.35% 등 국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통상 리스크와 전기차 수요 둔화, 신사업 수익성 등 과제는 여전히 산적했다. 현대차그룹은 공급망 다변화와 지역별 맞춤 전략으로 각국 보호무역 강화에 대응하며 전기차 수요 변동에 맞춰 하이브리드·EREV·수소전기차를 병행 생산하는 체제로 대응할 방침이다. 로보틱스, 수소, SDV, AAM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인재 확보도 지속할 계획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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