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부터 8세대까지의 발전 과정 소개
-우수한 품질과 믿음, 경쟁력으로 글로벌 선도
쏘나타는 현대차의 핵심 제품으로 지난 40년간 세계 무대에서 활약했다. 1세대부터 8세대까지, 쏘나타가 이룩한 기술적 도약과 경쟁력을 증명한 일대기를 살펴봤다.
5세대 쏘나타(2004~2009)는 글로벌 수준에 오른 기술력과 상품성을 다방면에서 입증한 기념비적인 제품이다. 무엇보다 파워트레인 기술 진보가 가장 빛났다. 세타 엔진은 당시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 자동차에 라이선스 수출하며 세계적인 엔진 기술로 인정받았다. 이는 현대차가 파워트레인 분야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는 계기로 평가받는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진전이 있었다. 사이드 에어백, 액티브 헤드레스트, 차체 자세 제어 장치를 전 라인업에 확대 적용하고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5스타를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선진적인 개념의 주행 기술인 능동형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탑재한 점 역시 주목을 받았다.
이는 선회 시 외측 바퀴에 더 큰 수직력이 작용한다는 점을 이용한 기술이다. 주행 상황에 따라 외측 뒷바퀴를 좌우 3도까지 조향함으로써 롤각을 최대 20% 줄이고 고속 선회 시 횡방향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특히, 제동 제어 기반의 차체 자세 제어 장치인 ESC와 달리 미끄러짐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점, 그리고 후륜 조향 시스템 대비 간결한 구조가 장점이었다.
현대차는 첫 미국 생산기지인 앨라배마 공장에서 5세대 쏘나타를 생산하며 북미 시장 공략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5세대 쏘나타의 현지 생산은 곧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로 이어졌다. 2005년 미국 소비자기관 컨슈머리포트의 최고 신뢰 모델에 선정됐을 뿐만 아니라, 같은 해 캐나다 기자협회로부터 최고의 패밀리카(3만5,000달러 이하) 부문에 오르는 등 상품성과 안전성, 브랜드 가치까지 모두 인정받았다. 이로써 5세대 쏘나타는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 브랜드 가치를 상승한 주역이자 한국차의 글로벌 도약을 상징하는 대표작으로 남았다.
6세대 쏘나타(2009~2014)는 시장 선도 차종으로 나섰다. 이전 세대 쏘나타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집중했다면 이때부터는 디자인 혁신, 첨단 파워트레인, 차체 기술 고도화를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주도했다. 특히, 강렬한 디자인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현대차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에 기반한 유려한 곡선과 역동적인 조형미, 여기에 쿠페 스타일을 접목해 중형차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존 세단의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한 것이다. 이는 곧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쏘나타 쇼크’라고 불리며 과감한 디자인 시도와 함께 쿠페 스타일 세단의 유행을 선도했다.
상품성 차원에서도 진보적인 도전이 이어졌다. 국산 중형차 최초로 파노라마 선루프를 적용해 스타일리시한 감각과 개방감을 더했다. 최고출력 271마력의 2.0ℓ 터보로 본격적인 고성능 중형차 시대도 열었다. 이는 중형차는 실용적인 차라는 기존 인식을 넘어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 6세대 쏘나타에 더해진 현대차 최초의 하드타입 하이브리드는 우수한 연료 효율성을 선보였다. 미국 환경보호청 인증 기준 2011년형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연료 효율은 36mpg(도심 35mpg, 고속도로 40mpg)로 경쟁차인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연비 33mpg(도심 31mpg, 고속도로 35mpg)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파워트레인 상품성도 강화했다. 6세대 쏘나타의 누우 엔진(2.0ℓ CVVL)은 흡·배기 연속 가변 밸브 시스템과 가변 흡기 매니폴드 기술을 도입해 저속 토크와 연료 효율을 동시에 높였다. 아울러 동력전달 효율성과 주행 품질을 크게 개선하는 현대차 자체 개발 6단 자동변속기를 여러 라인업에 폭넓게 적용했다.
또 초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강건한 차체를 구현했다. 이는 900℃ 이상 고온으로 강판을 가열한 뒤, 프레스 성형과 동시에 급랭시켜 초고강도 차체 부품으로 거듭나는 ‘핫스탬핑 공법’을 본격 도입한 덕분이다.
7세대 쏘나타(2014~2019)는 안전성, 커넥티드 기술, 파워트레인 다각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진화했다. 한층 엄격한 충돌 테스트에서의 우수한 안전성 입증, 역대 최다 파워트레인 라인업 확보, 그리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본격 도입 및 커넥티드 기술 확장이 7세대 쏘나타의 기술 진보를 대변했다.
파워트레인은 다양화로 발전했다. 2016년형 기준 2.0ℓ, 1.6ℓ 터보, 2.0ℓ 터보, 2.0ℓ LPi, 1.7ℓ 디젤,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총 7개를 마련한 것. 쏘나타 역사상 가장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 대응했다. 이 중 1.7ℓ 디젤, 1.6ℓ 터보에는 국산 중형차 최초로 동력 전달 효율이 우수한 7단 DCT 변속기를 탑재했고 1.7ℓ 디젤 기준 16.8㎞/ℓ(복합)의 고효율을 달성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커넥티드 기술을 본격화한 점도 7세대 쏘나타의 특징이다. 스마트 디바이스의 주요 기능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애플 카플레이를 선제적으로 탑재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 오토까지 도입했다. 이는 단순히 편의 기능을 넘어 디지털 라이프를 끊김 없이 연결하는 사용자 경험을 빠르게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전성 부문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충돌 안전 테스트로 꼽히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의 스몰오버랩 정면 충돌 테스트를 고려해 ‘세이프티 존’을 중심으로 차체를 재설계하고 고장력 강판 비율을 51%로 확대해 동급 최고 수준의 탑승자 보호 능력을 구현했다.
더불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기술 발전과 맞물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 제동, 차로 이탈 경고, 후측방 경고 등 사고 예방 중심의 능동 안전 기술도 마련했다. 이와 같은 안전성 강화로 쏘나타는 2016년 미국 IIHS의 최고 안전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했다.
현행 8세대 쏘나타(2019~)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맞춰 중형차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SUV가 주류로 자리 잡고 커넥티드 기능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전략적 변화를 추구한 것이다. 이에 8세대 쏘나타는 3세대 플랫폼을 비롯해 역동성을 강조한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감성을 더한 스포티함)’, 효율성을 높인 파워트레인, 여기에 디지털 키, 빌트인 캠, 음성인식 제어 등의 다양한 신기술로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저중심화, 경량화, 고강성화가 특징인 3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고를 30㎜ 낮추고 휠베이스를 35㎜ 늘렸다. 전면부는 충돌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하는 전방 다중 골격 구조로 충돌 안전성을 키웠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 미국 IIHS의 스몰오버랩 정면 충돌 테스트에서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파워트레인은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미국의 유명 자동차 컨설팅 업체인 워즈오토가 매년 진행하는 ‘세계 10대 엔진상’이 2016년 7세대 쏘나타의 2.0ℓ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어서 2020년 8세대 쏘나타의 1.6ℓ 터보와 2021년 2.5ℓ 터보 등 주요 파워트레인을 선정해 그 기술력을 인정한 바 있다.
이 중 8세대 쏘나타의 1.6ℓ 터보 엔진은 세계 최초로 양산화 개발에 성공한 CVVD(연속 가변 밸브 듀레이션) 엔진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흡기밸브 개폐 시간을 자유롭게 제어함으로써 동일 조건 대비 성능은 4%, 연료 효율은 5%, 배출가스는 12% 개선하는 기술이다. 이를 기반으로 8세대 쏘나타 1.6ℓ 터보는 최고출력 180마력, 연료 효율 13.5㎞/ℓ를 달성했다.
폭넓은 ‘스마트 기술’은 쏘나타의 변화를 상징하는 또 다른 요소이다. 2019년 출시 당시 자연어 기반 대화형 음성 인공지능 기능(카카오 i),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동급 최초로 탑재해 주목을 받았다. 2023년 쏘나타 디 엣지에서는 차 내 결제 및 개인화 기능을 지원하는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까지 도입해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로의 진화를 제시했다. 이처럼 8세대로 진화한 오늘날 쏘나타는 자동차의 기술 진보를 대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매개체로 소비자 요구를 만족하고 있다.
이처럼 쏘나타의 40년은 곧 한국 자동차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초기에는 국내 소비자에게 ‘처음 경험하는 기술’을 ‘보편적인 기술’로 제공해 자동차 생활을 바꿨고 이후에는 글로벌 자동차업계를 선도하는 핵심 제품으로 발전했다. 쏘나타가 쌓아온 기술과 헤리티지는 단순히 과거의 업적이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