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싱 기술 담은 혁신적 미드십 구조 갖춰
-미우라 탄생 60주년 앞두고 전격 공개
람보르기니가 V12 미드십 스포츠카 미우라 탄생 60주년을 앞두고 미우라의 시작을 알린 'P400' 섀시를 3일 공개했다.
P400은 1964년 L105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당시 람보르기니의 핵심 엔지니어였던 장 파울로 달라라와 파올로 스탄차니, 테스트 드라이버 밥 왈라스가 레이싱 기술을 일반 도로용 GT에 구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고강도 섀시와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고안했다. 창업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조차 흥행을 의심했지만 가능성을 인정하고 개발을 승인했다는 후문이다.
P400 섀시는 새틴 블랙으로 마감된 중앙 셀 구조를 기반으로 전·후면 보조 프레임을 더해 완성됐으며 전체 중량은 120kg에 불과했다. 여기에 독립식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걸링 디스크 브레이크, 보라니 와이어 휠 등 당시 레이싱카에서나 볼 수 있던 기능을 품었다.
특히 엔진과 변속기를 하나의 컴팩트한 유닛으로 통합해 캐빈 뒤쪽에 탑재한 미드십 구조는 향후 모든 슈퍼카 구조의 기준이 되는 전례 없는 시도였다. 경량 섀시 위에는 4ℓ V12 엔진이 뒷 차축 사이에 가로로 배치됐고 1965년 토리노 모터쇼 공개 당시 P400은 당시 양산차로서는 보기 어려웠던 설계로 주목 받았다.
공개 직후 이탈리아 주요 차체 전문제작자들의 관심도 쏟아졌다. 투어링과 피닌파리나 등 유수의 업체들이 디자인 검토에 나섰으나 최종적으로 누치오 베르토네가 차체 디자인을 맡았다. 베르토네가 제안한 디자인은 P400의 대담한 기술적 콘셉트를 시각적으로 완성도 높게 구현하며 단기간에 최종안으로 확정돼 미우라의 스타일 아이덴티티를 완성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P400은 1966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미우라'라는 이름의 양산차로 데뷔했다. 강력한 기술적 퍼포먼스와 유려한 스타일을 동시에 구현한 미우라는 자동차 역사상 '슈퍼카(Supercar)'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기념비적인 차이자 람보르기니를 세계 정상급 브랜드 반열로 이끈 상징적 모델로 자리 잡았다.
한편, 람보르기니의 클래식카 복원 및 보존 부서인 폴로 스토리코는 오는 2026년 미우라 탄생 60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념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2026년 한 해 동안 다양한 기념 프로그램과 폴로 스토리코 공식 투어를 진행하며 브랜드 헤리티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미우라의 가치를 전 세계 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