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높은 성장률 기록하며 청신호
-볼륨 제품인 그레칼레 역할 커
-다방면에서 높아진 상품성 특징
마세라티코리아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누적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전년(2024년) 대비 20% 넘게 성장했고 7월부터 12월까지 하반기 기준만 놓고 보면 무려 99% 성장세가 눈에 띈다. 그리고 이 같은 상승 흐름의 주역은 그레칼레다. 전체 라인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단연 효자 차종으로 등극했다. 이를 바탕으로 마세라티는 브랜드 회복을 넘어 재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황.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크레칼레의 인기 포인트를 마세라티 성장 요인과 함께 네 가지 포인트로 짚어봤다.
첫 번째 매력은 절묘한 크기에서 나온다. 그레컬레는 길이 4,859㎜, 너비 1,979㎜, 높이 1,659㎜ 휠 베이스 2,901㎜ 크기를 가진 SUV다. 수치로만 보면 라이벌 중형과 준대형 SUV 사이에 위치한다. 큰 차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는 알맞은 사이즈를 갖고 있어 꽤 독보적인 선택지가 된다. 그렇다고 이 차가 작은 건 또 아니다. 늘씬한 보닛과 유연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차체를 보면 시각적으로 매우 풍부해 보이며 차가 크고 우아하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여기에 거대한 그릴과 팬더 장식 등 마세라티만을 위한 디자인 요소가 더해지면서 특별함을 키운다. 이는 실내에 들어와도 마찬가지다. 공간감이 상당히 좋기 때문. 시트의 면적이 큼직함에도 불구하고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을 비롯해 어느 좌석에 앉든지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트렁크 또한 제법 넉넉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한 체급 위 SUV를 보는 것 같다. 이처럼 절묘한 사이즈를 바탕으로 운전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으로 누리는 공간 만족도가 상당한 게 특징이다.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주며 같은 체급에서 직접적인 경쟁을 하기보다는 틈새 요구를 파악해 절묘한 사이즈로 승부하는 그레칼레는 분명히 매력 포인트가 된다.
두 번째는 럭셔리 브랜드다운 감성 품질에서 나온다. 질 좋은 가죽과 섬세한 바느질, 완벽하게 맞물리는 패널 등이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단번에 고급차임을 알 수 있다. 그 정도로 매우 정교하고 화려하며 뛰어난 품질을 보여준다. 시승차는 검빨 조합으로 훨씬 더 멋있게 다가온다. 곳곳에 넣은 은은한 금속 장식과 유광 블랙 패널, 도어와 센터 터널에 표현한 카본 느낌의 소재까지 각 텍스처의 질감을 적재적소에 들어가 감성적인 만족이 상당하다.
손에 쥐는 맛이 좋은 타공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통금속으로 넣은 커다란 패들시프트 역시 마세라티임을 알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감성 품질의 정점은 사운드로 향한다. 이탈리아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인 소너스파베르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된 것. 수 십 여개의 스피커와 브랜드 특유의 음질이 만나 차 안을 화려한 무대로 바꿔 놓는다. 선명한 중음과 입체적인 공간감, 오래 들어도 귀가 피곤하지 않은 소너스파베르만의 특징이 너무나도 잘 살아 있다.
세 번째는 센스와 배려다. 예전에 투박하고 헐렁했던 마세라티의 모습은 잊어도 좋다. 곳곳에서 매우 섬세한 흔적을 살펴볼 수 있으며 센스 넘치는 구성들로 가득하다. 대표적으로 디지털 요소다. 풀 스크린 화면의 계기판은 정갈하면서도 각종 정보를 시원스럽게 보여주고 센터페시아. 모니터와 공조장치가 세로 형태로 내려오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단연 최신 자동차를 모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각종 구성은 물론 그래픽도 단정해서 사용하는 내내 마음에 든다. 중앙의 원형 다이얼 창에는 입맛에 맞게 다양한 구성으로 바꿀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2열로 넘어가면 전용 공조 장치와 시트조절 등 장거리 이동을 위한 SUV 본분의 편의 기능에 집중했다. 럭셔리 차는 어딘가 모르게 콧대 높을 것이라는 편견을 완벽히 지운다. 요즘 소비자들이 어떤 걸 좋아하고 즐겨 다루는지 이미 파악하고 있으며 선호할 만한 포인트를 곳곳에 알차게 집어넣은 센스가 돋보인다.
마지막 네 번째는 파워트레인이다. 먼저, 시승차인 그레칼레 트로페오를 살펴보면 가장 강력한 버전으로 V6 3.0 네튜노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마세라티가 개발한 훌륭한 유닛이며 8단 자동 변속기와 맞물려 힘을 땅에 전달한다.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63㎏∙m를 발휘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단 3.8초면 끝난다. 시동을 걸면 으르렁거리는 사운드와 함께 존재감을 알린다. 역시 소리로 승부하는 마세라티다운 첫 인상이다.
이후 묵직한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천천히 움직이면서 힘을 응축한 뒤 조금씩 속도를 올린다. 마음먹고 스로틀을 활짝 열지 않는 이상 차는 그렇게 예민한 편이 아니다. 오히려 기본 세팅 값은 매우 정제되어 있으며 차분한 쪽에 초점을 맞춘다. 그만큼 누구나 쉽게 몰 수 있을 정도의 고성능 SUV다.
이 같은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게 바로 각종 주행 모드다. 컴포트는 말 그대로 최대한 여유롭게 반응하며 안락한 감각에 집중한다. 반대로 GT 모드는 조금 더 경쾌한 쪽에 세팅을 마쳤는데 고속 영역에서 확실히 상쾌하게 뻗어 나가며 풍부한 엔진 힘을 누릴 수 있다. 물론 컴포트와 GT 모두 섀시 컨트롤은 소프트한 쪽이다.
차의 본성을 알고 싶으면 스포츠부터 시작이다. 서스펜션이 탄탄해지고 스티어링 휠이 살짝 무거워지며 기본적인 엔진 회전수가 껑충 올라간다 이 상태에서 패들시프트를 활용하면 우리가 상상하고 있던 그 강력한 마세라티로 변한다. 살짝 욕심을 부려 코르사 모드로 한 단계 더 높이면 또 다른 신세계를 맛볼 수 있다.
적당한 슬립을 허용하며 날것의 성격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딱딱해진 하체와 고RPM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 엔진회전수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순간만큼은 SUV를 몰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나름 컴팩트한 자체를 앞세워 그리고 완성도가 높은 네튜노 엔진을 바탕으로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이탈리아식으로 풀어낸 고성능 SUV에 색다른 맛이 일품이다.
물론 그레칼레의 매력은 트로페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세라티는 이 차를 통해 폭넓은 파워트레인 선택지라는 또 하나의 강점을 분명히 했다. 고성능을 원한다면 지금 시승한 그레칼레 트로페오가 답이지만 보다 균형 잡힌 성능과 일상 활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4기통 터보 엔진을 얹은 그레칼레 모데나가 준비돼 있다. 여기에 마세라티 최초의 순수 전기 SUV인 그레칼레 폴고레까지 더해지며 내연기관부터 전동화까지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 구성은 단순히 선택지를 늘린 수준이 아니다. 고성능 SUV를 원하지만 일상에서는 부담을 줄이고 싶은 사람, 마세라티 특유의 감성을 누리면서도 합리적인 접근을 원하는 소비자, 혹은 전동화를 통해 새로운 럭셔리 경험을 찾는 이들까지 각기 다른 취향을 정교하게 겨냥한다. 그 결과 그레칼레는 ‘마세라티 입문용 SUV’라는 틀을 넘어 브랜드의 체질 개선과 판매 확대를 동시에 이끄는 핵심 차종으로 자리 잡았다.
종합해보면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단순한 라인업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절묘한 차체 크기와 고급스러운 감성 품질,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디지털 구성, 그리고 네튜노 엔진으로 대표되는 강력한 주행 성능까지 고르게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모데나와 폴고레로 이어지는 폭넓은 파워트레인 전략은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며 브랜드 저변을 확실히 확장한다. 그레칼레는 마세라티의 현재 경쟁력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제품이며 최근 마세라티코리아의 가파른 성장세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는 결정적 이유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