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7시리즈, 레벨3 제공 안하기로
-자율주행 전략 다시 짜며 시장 대응
BMW가 레벨3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2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업계가 자율주행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에 따르면 BMW는 오는 4월 공개를 앞둔 7시리즈 부분변경에 레벨3 자율주행 '퍼스널 파일럿 L3'를 탑재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이는 2024년 일부 지역에서 제공해온 기능으로 시속 60㎞ 이하 고속도로 환경에서 차가 조향, 가속, 제동을 모두 제어하고 운전자는 개입 준비만 유지하면 되는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이다.
그러나 높은 비용 대비 제한적인 활용성이 발목을 잡았다. 퍼스널 파일럿 L3는 고가의 라이다 센서 등 추가 하드웨어가 필요해 소비자 가격이 약 6,000유로(약 860만원)에 달했다. 더욱이 작동 조건이 고속도로 정체 상황으로 제한돼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BMW는 대신 새로운 레벨2 기반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노이어클라쎄 기반으로 개발된 모터웨이 어시스턴트가 그 주인공. 이는 시속 130㎞까지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뗀 채 주행할 수 있지만 운전자의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되는 GM의 슈퍼크루즈와 유사한 방식이다. 소비자 판매가도 이전보다 크게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겉으로 보면 후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실적인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기술 수준과 규제 환경에서는 제한된 조건에서만 작동하는 레벨3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레벨2 시스템이 소비자 효용 측면에서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BMW만의 사례가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최근 자율주행 전략 조정에 나섰다. 벤츠는 기존 레벨3 시스템인 드라이브 파일럿 운영을 사실상 중단하는 대신 엔비디아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AI 기반 플랫폼을 도입하고 레벨2++ 중심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는 완전 자율주행보다 범용성과 확장성이 높은 기술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업계에서 레벨3는 이른바 '죽음의 계곡'으로 불린다. 본격적인 '자율주행'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부분인 만큼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지고 그만큼 제조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정부는 레벨3 자율주행차의 공도 주행을 허가하면서 사고에 대한 책임은 제조사 또는 서비스 제공자 지도록 하는 규제를 신설한 바 있다.
자율주행은 단순히 차에 탑재된 센서와 소프트웨어만으로 완성되는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고정밀 지도, 통신 인프라, 법적 책임 체계, 데이터 네트워크 등 사회 전반의 시스템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 중국처럼 국가 차원에서 도로 인프라와 데이터 네트워크를 통합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환경과 달리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레벨3 자율주행은 기술적으로 구현 가능하지만 비용과 규제, 활용성까지 고려하면 아직 대중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며 “BMW의 결정은 자율주행 기술이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경제성과 현실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