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나이 탑재하고 스스로 학습”, EX60 ‘휴긴코어’ 

입력 2026년05월21일 08시53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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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DV 기준 새롭게 써 내려가
 -오래 탈수록 완성도 높은 신차 돼

 

 볼보차가 중형 프리미엄 전기 SUV, EX60을 시장에 선보이며 새로운 개념의 SDV를 공개했다. 스스로 생각하고, 상황을 판단하며, 주행할수록 데이터를 학습하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휴긴 코어’다

 



 

 북유럽 신화 속 오딘의 까마귀 이름에서 유래한 휴긴(Hugin)은 ‘생각’을 의미한다. 이름 그대로 이 시스템은 자동차가 스스로 사고하고, 처리하며 행동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지능형 플랫폼이다. 단순한 전자제어 시스템이 아니라 볼보가 자체 개발한 전기 아키텍처와 코어 컴퓨터, 구역 제어 장치, 소프트웨어를 모두 통합한 자동차의 두뇌에 가깝다. 그리고 이는 안전과 인포테인먼트, 연결성과 차량 제어 기능까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통합 운영한다. 운전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판단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지원한다.

 

 이는 기존 자동차와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 과거 자동차는 수많은 전자제어장치(ECU)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구조였다면 EX60은 모든 기능을 중앙에서 통합적으로 제어하고 학습하는 구조다. 덕분에 반응 속도는 훨씬 빨라졌고 사용자 경험은 더 직관적으로 변했다. 또 새로운 기능이나 성능 개선 사항이 생기면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자동차가 시간이 지나면 낡아지는 제품이 아니라 탈수록 더 완성도 높고 똑똑해지는 디지털 디바이스로 진화한 셈이다.

 

 볼보차는 이러한 기술을 단순한 IT 경쟁이 아니라 ‘인간 중심 기술’이라는 철학 아래 발전시키고 있다. EX60에 적용된 휴긴코어 역시 자체 기술 개발뿐 아니라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완성했다. 앤더스 벨 볼보차 최고 엔지니어링 및 기술 책임자는 “EX60은 운전 중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설계한 인간 중심 기술로 가득 차 있다”며 “휴긴코어는 볼보의 자체 개발 기술과 구글, 엔비디아, 퀄컴 테크놀로지와 같은 기술 선도 기업들의 서비스를 결합한 최첨단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EX60의 핵심 플랫폼은 업계 최고 수준의 컴퓨팅 성능을 갖췄다. AI 기반 기능과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AGX 오린과 퀄컴의 차세대 스냅드래곤 플랫폼이 들어있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플랫폼은 오린 시스템온칩과 드라이브OS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가속 컴퓨팅을 제공한다. 동시에 작동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과 차량 주변 센서에서 수집되는 복잡한 데이터를 학습·분석하는 딥 뉴럴 네트워크 처리에 최적화돼 있다. 초당 최대 254조 회에 달하는 연산 능력을 바탕으로 밀리초 단위의 빠른 반응성과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을 구현한다.

 

 여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오토 커넥티비티 플랫폼이 더해져 초고속 데이터 처리와 끊김 없는 연결성을 지원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더 빠른 화면 반응 속도와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 즉각적인 내비게이션 로딩, 고도화된 음성 비서 기능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단순히 화면이 크고 화려한 수준이 아니라 차가 운전자의 말을 이해하고 상황을 판단해 필요한 기능을 자연스럽게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EX60은 볼보차 최초로 구글의 새로운 AI 비서 서비스인 ‘제미나이’를 탑재했다. 이는 구글과 10년에 걸쳐 이어온 협업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제미나이는 기존 음성 인식 수준을 넘어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AI 비서다. 운전자는 특정 명령어를 외울 필요 없이 일상 언어로 차와 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약한 호텔 주소 찾아줘”라고 말하면 이메일 속 정보를 검색해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고 “최근 산 유모차가 트렁크에 들어갈까?”와 같은 질문에도 답할 수 있다. 심지어 다가오는 여행 일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받는 것도 가능하다. 단순한 차량 기능 조작을 넘어 자동차가 하나의 AI 기반 디지털 파트너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 것이다.

 



 

 휴긴 코어의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실제 주행 과정에서 데이터를 학습한다는 것이다. 볼보의 ‘슈퍼셋 테크 스택’ 기반으로 전 세계 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볼보 차에서 수집된 사고 데이터와 위험 상황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새로운 안전 기능 개발과 성능 개선에 활용한다. 그리고 이렇게 개발된 새로운 기술과 개선 사항은 OTA 업데이트를 통해 차에 지속 반영된다. 다시 말해 EX60은 출고 순간 완성되는 자동차가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안전하고 더 똑똑해지는 차다.

 

 이를 통해 자동차 산업의 방향 자체를 바꾸고 있다. EX90과 ES90, 그리고 EX60으로 이어지는 차세대 SDV 플랫폼은 단순히 몇 가지 첨단 기능을 추가한 수준이 아니라 자동차 개발 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볼보는 S&P 글로벌 모빌리티가 실시한 ‘자동차 제조업체 소프트웨어 정의 역량 평가’에서 기존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레벨 5’를 획득했다. 하드웨어 중심 제조업체를 넘어 소프트웨어 기반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EX60은 최신 기술을 탑재한 프리미엄 전기 SUV를 넘어선다. 스스로 생각하고, 위험을 예측하며 데이터를 학습하고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스스로를 개선해 나가는 살아있는 자동차에 가깝다. 인간을 이해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운전자를 지원하는 존재. EX60은 자동차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넘어가는 거대한 전환점에서 미래 자동차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스페인(바로셀로나)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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