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이상 수입 고가차, 1분기 등록 대수 증가세
-'주문 제작' 초고가차, "이미 몇 년치 물량 쌓여"
-법인 구매 위축 가능성은 변수..등록 형태 변화 있을듯
국세청이 법인 명의 슈퍼카를 활용한 탈세 혐의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고가차 시장 위축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당장 판매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이다. 슈퍼카 시장 특유의 긴 대기 기간과 주문 제작 중심 판매 구조 때문이다.
<사진: 내용과 무관>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억원 이상 수입 고가차 등록 대수는 1만7,346대로 전년 동기(1만5,727대) 대비 10.2% 증가했다. 반면 초고가 브랜드로 분류되는 페라리·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벤틀리의 올해 1분기 등록 대수는 총 25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05대) 대비 17.7% 감소했다.
겉으로만 보면 다소 엇갈린 흐름이다. 고가차 시장 자체는 커지고 있지만 세무 당국이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초고가 슈퍼카 브랜드 등록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국내 럭셔리카 시장 구조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고가차 시장은 오늘 주문해서 내일 출고받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페라리·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벤틀리 같은 브랜드는 대부분 주문 제작 방식으로 생산된다. 소비자가 계약서를 작성한 뒤 실제 차를 받기까지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사진: 내용과 무관>
실제 일부 브랜드는 이미 국내 배정 물량 상당수가 계약 완료된 상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계약하더라도 차를 받는 시점이 내년 혹은 그 이후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세무조사가 시작됐다고 해서 당장 판매량이 급감하는 구조는 아니라고 보는 이유다.
더욱이 최근 초고가차 시장의 소비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최근 관련 업계에서는 주문제작 범위를 극대화하거나 특별 한정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희소 가치를 강조한 제품들이 높은 선호도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들은 중고차 시장에서 프리미엄이 붙는 등 '자산 가치'적인 접근도 일어나고 있다.
다만 시장 변화 가능성은 있다. 일부 소비자들이 법인 명의 대신 개인 구매로 방향을 바꾸거나 상대적으로 대외 노출 부담이 적은 방식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지난해 도입된 ‘연두색 번호판’ 이후 법인 고가차에 대한 사회적 시선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도 변수다.
<사진: 내용과 무관>
초고가 브랜드 자체는 일반 양산차 시장과 움직임이 다르다는 분석이 여전히 많다. 실제로 슈퍼카 시장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여온 대표적 영역 중 하나다. 공급량 자체가 제한적이고, 브랜드별 소비자층도 상당 부분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최근 브리핑에서 “고가차를 사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업무용으로 한정해서 사용해달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시에 운행기록부 조작과 다운계약서 작성, 가족여행·골프장 이용 등 사적 사용 정황까지 언급하며 강도 높은 관리 의지도 드러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차를 사는 행위 자체보다 어떻게 등록하고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 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단기 판매량보다는 법인 명의 슈퍼카 소비 문화 자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평가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