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 산업에 불어닥친 '중국 포비아', 한국도 위태로워

입력 2026년08월13일 11시04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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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ADA·NADA 美정부의 중국차 규제 강화 공개 촉구
 -미국, 중국車에 최대 125% 추가 관세, 커넥티드카 금지
 -전문가 "한국, 중국車 대응 골든타임 얼마 남지 않아"

 

 전 세계 자동차 산업 전반에 ‘중국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자동차 딜러업계를 대표하는 양대 단체인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와 미국국제자동차딜러협회(AIADA)가 이례적으로 중국 자동차 규제 촉구에 나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 주요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고율 관세와 각종 비관세 장벽을 통해 주요국들 중 유일하게 중국 자동차의 시장 진입을 막아내고 있다. 이처럼 미국 자동차 유통업계가 중국 자동차의 자국 시장 진입 규제에 강하게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유럽과 중남미 등 주요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미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위기감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내 해외 자동차 브랜드 딜러를 대표하는 마이크 대로우 AIADA 회장은 이달 4일(이하 현지 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AIADA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차를 생산하거나 판매하기 위해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미국 자동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시장 진입을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법안 통과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AIADA는 이달 초 ‘노 차이나 오토(No China Autos)’ 캠페인 런칭을 통해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미국 정치권의 초당적인 입법 활동도 지지하고 나섰다.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는 AIADA에 소속된 딜러사는 9,400여 개에 이른다.

 

 수입차 딜러 대표 단체인 AIADA가 이처럼 해외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입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마크 대로우 회장은 “중국 업체는 유럽과 아시아 등의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다르게 자동차 산업 전체를 지배하려고 한다”라며 “중국은 전자제품과 태양광 패널 등에서 구사했던 전략을 자동차 산업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중국 업체들은 한계가 없는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과잉 생산능력 등을 바탕으로 저가 차량을 대량 공급할 수 있으며 약탈적 수출 관행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단기간에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 같은 불공정 경쟁은 기존 자동차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물론 딜러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수익성 악화 및 가치 하락을 초래하고 결국 미국 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를 활용한 연출된 사진>
 

 대로우 회장은 “(중국 브랜드의) 위협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중국 업체들이 유럽, 영국, 멕시코, 캐나다 등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그 공세는 이미 미국 문턱까지 다가온 상황이며 반드시 대응해야 할 문제”라고 위기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AIADA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침투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중국 브랜드의 유럽시장 판매는 올해 6월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으며 전체 시장점유율도 사상 최고치인 10.9%를 기록한 것. 특히, 멕시코에서는 지난해 판매된 신차 5대 중 1대가 중국에서 생산된 차였다.

 

 이는 비단 AIADA뿐 아니라 미국 자동차 딜러 업계 전체를 대표하는 NADA 역시 올해 2월 미국 자동차 딜러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컨퍼런스, 4월 뉴욕 국제 오토쇼 등 다수의 행사에서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정부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크 스탠튼 NADA CEO는 “NADA에 소속된 이사진의 95%가 미국시장에서 중국 업체를 배제하기 위한 행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며 “중국 업체는 미국의 산업과 국가, 소비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유지하고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행정부의 목표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미국이 (다른 국가와) 같은 길을 걷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주장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과잉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미국은 중국과 연계된 차와 소프트웨어가 감시장치로 활용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커넥티드카 기술을 통해 위치정보와 운행 데이터, 사진 및 영상 데이터 등이 수집될 경우 국가 안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은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업체의 시장 잠식을 차단하고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등 강도 높은 보호무역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무역법 제301조와 제232조 등을 근거로 중국산 전기차에 2.5%의 기본 관세 외 최대 1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중국 자동차의 미국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안보와 공급망 보호를 목적으로 커넥티드카 관련 규제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및 러시아와 연계된 커넥티드카 기술이 들어간 차의 미국 내 수입 및 판매를 2027년식 제품부터 전면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뿐만 아니라 중국 자동차 전반의 대미 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미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을 근거로 중국 자본이 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생산한 커넥티드 차도 미국 내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지난 7월 상원 상무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이처럼 중국 기업이 관세 등의 규제를 우회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요인도 차단하는 등 미국 시장 진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고강도 조치로 중국차의 시장 진입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강력한 규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유럽은 올해 초 뒤늦게 산업가속화법(IAA) 초안을 공개하고 법제정에 나서고 있다”며 “그 사이 중국 자동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빠른 속도로 확대돼 유럽 자동차 산업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한국 역시 중국차 대응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중국 자동차에 대한 국가 차원의 강력한 대응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유럽 자동차 산업과 마찬가지로 붕괴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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