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4로 레벨2++ 키운다'..자율주행 낙수효과 있나

입력 2026년09월14일 09시1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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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광주서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4 실증
 -복잡한 국내 도로서 돌발상황 데이터 확보
 -실증 결과 양산형 운전자보조 기술에도 활용

 

 현대자동차그룹이 레벨4 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양산형 레벨2+ 및 2++ 기술 고도화에 활용한다. 먼 미래를 겨냥한 고도 자율주행 기술과 당장 소비자가 사용할 운전자보조 기술을 별개로 개발하지 않고, 상위 단계에서 얻은 경험을 양산 기술로 내려보내는 방식이다.

 


 

 11일 현대차그룹은 판교에 위치한 포티투닷 사옥에서 자율주행 미디어데이를 열고 국토교통부와 협업해 연말 광주에서 레벨4 자율주행 실증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아트리아 AI를 탑재한 SDV 페이스카 기반 실증차를 실제 도로에 투입해 다양한 교통 상황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레벨4는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시스템이 주행을 담당하는 단계다. 현대차그룹이 2028년부터 양산을 추진하고 있는 레벨2+ 및 2++보다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레벨4 실증의 목적이다. 그룹은 광주 실증을 통해 고도 자율주행 기술 자체를 검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과정에서 확보한 다양한 주행 시나리오와 돌발상황 데이터를 다시 '데이터 플라이휠'에 투입한다. 이를 아트리아 AI 학습과 성능 개선에 활용해 레벨2+ 이상의 양산형 운전자보조 기술과 레벨4 기술의 완성도를 함께 높인다는 계획이다. 레벨4가 먼저 어려운 문제를 풀고, 그 풀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레벨2++가 함께 배우는 구조다.

 

 이는 실제 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단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과도 맞닿아 있다.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인식하고 대응하거나 보행자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공사구간을 통과하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상당 부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공개한 아트리아 AI의 서울 도심 주행 영상에서도 이런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갓길 주정차 차량 회피와 갑작스러운 끼어들기, 비보호 좌회전, 혼잡구간 보행자 인식, 이면도로에서 마주 오는 차를 인식하는 상황 등 10개의 엣지 케이스를 시험했다.

 


 

 광주 실증에서는 이를 보다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환경에서 검증하게 된다. 특히 다양한 교통상황과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공존하는 국내 실제 도로에서 레벨4 기술을 운영하면서 시험실이나 정형화된 시험 코스에서는 얻기 어려운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구상이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는 아트리아 AI가 다시 학습한다. 새로운 상황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원인을 분석하고 AI를 개선한 뒤 다시 차에 적용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레벨4 개발과 양산형 기술 개발에 각각 별도의 데이터를 쌓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고난도의 실제 주행 환경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공유하면 레벨4 개발은 물론 그보다 낮은 단계의 운전자보조 기술도 함께 개선할 여지가 생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2028년 엔비디아 솔루션을 기반으로 레벨2+와 레벨2++ 기술을 순차적으로 양산하고, 2029년 하반기에는 자체 개발한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2++ 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레벨4 실증이 단순히 '보여주기'가 아닌 이유다. 레벨4에서 어려운 상황을 먼저 경험하고, 여기서 얻은 데이터를 가까운 시일 내 양산할 레벨2++에 다시 활용한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개발 과정의 일부라는 의미가 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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