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간 SER 구축·조직 개편 집중
-데이터 양보다 '고부가가치 데이터' 선별에 무게
-프로덕트·프로그램·엔지니어링 조직 R&R 재정비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가 취임 이후 자율주행 개발 체계에서 가장 먼저 손댄 부분으로 데이터 선별 체계와 조직 구조를 꼽았다. 단순히 주행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인공지능(AI)이 어려워하는 상황을 빠르게 찾아 학습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11일 판교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취임 직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SER(Special Event Recorder)' 구축을 우선적으로 언급했다. 박 사장은 테슬라 재직 시절 오토파일럿 설계에 참여했으며 최근까지는 엔비디아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양산 및 상용화를 주도해온 전문가다.
그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스페셜 이벤트 레코더"라며 "데이터 플라이휠의 가장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고부가가치 데이터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데이터를 이미 다 모아놓고 나중에 찾으려고 하면 효율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SER은 자율주행 과정에서 평소와 다른 상황이나 소프트웨어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순간을 자동으로 기록하는 체계다. 포티투닷은 이를 '스페셜 이벤트'로 정의하고 이벤트 전후 15초의 데이터를 저장한다. 기록된 정보는 무선 통신망을 통해 서버로 전송되며 이후 분석과 모델 학습을 위한 어노테이션 과정까지 이어진다.
핵심은 데이터의 '양'보다 '질'이다. 자율주행차가 일상적으로 주행하는 과정에서는 방대한 데이터가 발생하지만 이 가운데 실제 AI 성능을 높이는 데 가치가 있는 데이터는 제한적이다. 이미 충분히 학습한 고속도로 직진 장면을 반복해서 수집해도 성능 향상 효과는 크지 않다. 반대로 AI가 판단하기 어려워하는 예외 상황과 엣지 케이스를 얼마나 빠르게 찾아내느냐가 학습 효율을 좌우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모델이 어려워하는 데이터를 자동으로 선별하는 하드 이그잼플 마이닝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박 사장이 SER을 초기 핵심 과제로 꼽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행을 마친 뒤 방대한 데이터를 다시 뒤지는 방식보다 문제가 발생한 시점을 즉시 표시하고 필요한 정보만 확보하는 편이 자율주행 AI를 더 빠르게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자율주행을 개발하다 보면 여러 시행착오와 실패가 나온다"며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에서 자율주행 인지와 제어, AI 모델 개발을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개발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핵심 지점을 팀에 제시해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심 자율주행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면서도 해결하기 까다로운 상황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개선하는 방식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개발 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병행했다. 박 사장은 "데이터 플라이휠을 관리하려면 조직도 개편돼야 한다"며 프로덕트 매니지먼트와 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지먼트, 코어 엔지니어링, 시스템 엔지니어링 등 각 조직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정립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그가 거듭 반복 장조한 데이터 플라이휠은 주행 과정에서확보한 데이터로 AI를 학습시킨 뒤 개선된 모델을 다시 차에 적용하고, 이후 실도로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하는 순환 구조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 경쟁은 더 이상 특정 기능의 우열을 가리는 경쟁이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며 그 결과를 얼마나 신속하게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