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현대차그룹 APV본부장
-"자동차 산업 AI 중심 재편..예상보다 빨라"
"앞으로 자율주행이 없는 자동차는 판매하기 어려워질 겁니다."
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AVP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이사가 자율주행 기술이 자동차의 선택 기능을 넘어 기본 경쟁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 기준도 기존 하드웨어와 제조 품질에서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 사장은 11일 판교 포티투닷 본사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미디어데이에서 "마치 바퀴 없는 자동차를 생각하기 어려운 것처럼 자율주행은 앞으로 자동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기본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시점이 정확히 내년일지 내후년일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지금의 기술 발전과 시장 움직임을 보면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가까이 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 자동차 산업의 AI 산업화를 꼽았다. 과거 자동차 회사가 엔진과 섀시, 제조 품질 등을 놓고 경쟁했다면 앞으로는 차가 주변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인식하고 판단하는지가 상품성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좋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 좋은 AI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서로 다른 역량"이라며 "한 번의 좋은 개발 결과보다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개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기업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경쟁력을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이 같은 역량을 내재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자율주행 경쟁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 특정 기능을 먼저 구현하는 것보다 실제 도로에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다시 AI 학습과 제품 개선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는 게 박 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테슬라 오토파일럿 초기 개발과 엔비디아 자율주행 인지 조직을 이끌었던 경험을 토대로 미국과 중국의 변화를 예로 들었다. 미국에서는 테슬라와 웨이모가 실차와 로보택시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AI 학습과 제품 개선으로 연결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복잡한 도심 주행과 주차, 호출 등 관련 기술이 빠르게 실제 서비스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자율주행 경쟁은 더 이상 특정 기능의 우열을 가리는 경쟁이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얼마나 빠르게 학습하며 그 결과를 얼마나 신속하게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대응해 기존 완성차 제조 역량과 포티투닷의 AI·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한다는 전략이다. 포티투닷은 자체 자율주행 AI인 '아트리아 AI'의 핵심 기술과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하고, 현대차그룹은 이를 양산차에 적용하는 데 필요한 안전과 품질, 규제 대응 등의 역량을 더하는 방식이다.
다만 기술을 빠르게 내놓기 위해 완성도를 희생하지는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자율주행은 일반적인 편의 기능과 달리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출시 속도와 안전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박 사장은 "속도와 품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학습하고 개선하면서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안전과 완성도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내년 광주전남특별시에서 레벨4 자율주행차 실증을 시작하고 2028년에는 엔비디아 알파마요 기반의 레벨2+ 및 2++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에는 자체 개발 아트리아 AI 기반의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