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의 투혼..'투싼 개발진의 5개월'

입력 2026년10월12일 08시3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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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성형·공력 사이 치열한 조율..검증기간 3→5개월
-공력 위해 실루엣까지 재조정..Cd 0.33→0.30으로 개선

 

 "디자인을 처음 보고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5세대 완전변경 투싼의 디자인을 처음 받아든 생산기술 개발진의 반응이다. 디자이너가 요구한 것은 더 크고 입체적인 리어 펜더와 펜더 측면까지 깊게 내려오는 후드였다. 문제는 이를 실제 철판으로 찍어내야 한다는 점이었다.

 

현대자동차가 7일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테크·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신형 투싼 개발 과정에서 벌어진 디자인과 생산기술 간 조율 과정을 공개했다.

 

신형 투싼 외관의 핵심은 볼륨이다. 현대차의 디자인 언어 '아트 오브 스틸'을 바탕으로 차체 중앙부는 상대적으로 안쪽으로 넣고 펜더는 바깥으로 강조해 팽팽한 긴장감을 표현했다. 특히 리어 펜더의 변화가 크다. 볼륨을 강조한 면적은 이전보다 약 20% 확대했다. 성형 깊이는 기존 40㎜에서 71㎜로 31㎜ 늘어났다.

 


 

 디자이너에게는 강인한 SUV를 만드는 요소였지만 생산기술 엔지니어에게는 난제였다. 평평한 철판을 이 정도로 깊게 변형시키자 철판이 과도하게 늘어난 곳에서는 크랙이 발생했고 소재가 몰린 곳에서는 반대로 주름이 생겼다. 서로 반대되는 두 문제가 같은 부위에서 동시에 나타난 것.

 

 현대차는 여러 방향으로 철판을 당기는 다방향 인장 제어 기술을 적용해 주름을 잡고 한 번에 최종 형태를 만드는 대신 단계적으로 철판을 변형시키는 다단 성형 공법으로 크랙 발생을 억제했다.

 

 후드도 만만치 않았다. 신형 투싼은 후드를 펜더 측면과 A필러 부근까지 확장한 익스텐디드 클램셸 구조를 채택했다. 기존에는 상대적으로 성형하기 쉬운 부품이었던 후드가 신형 투싼에서는 사이드 아우터와 비슷한 수준의 난도를 가진 부품으로 바뀌었다.

 

 성형 깊이가 커지면서 철판이 얇아져 크랙이 생겼고 이를 막기 위해 소재 유입량을 늘리면 다른 부위에 굴곡이 생겼다. 현대차는 일부 형상을 의도적으로 변형한 상태에서 성형한 뒤 최종 단계에서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 '포지 형상 제어 기술'로 두 문제를 함께 해결했다.

 


 

 개발 기간도 늘어났다.홍규선 현대성형개발1팀 책임매니저는 "통상 사전 검토와 검증을 약 3개월 진행하지만 이번에는 디자인을 처음 본 뒤 2개월 정도 먼저 선행 검토를 시작해 약 5개월 동안 진행했다"고 말했다. 성형 해석과 검증 횟수도 기존 차종보다 3~5배 늘었다.

 

 디자인과 생산기술 사이의 조율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디자인을 실제 차로 옮기는 과정에서는 공력성능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등장했다.

 

 최태욱 현대차 외장디자인1팀 책임연구원은 "초기에는 볼드하고 강인한 펜더를 강조하기 위해 차체는 많이 집어넣고 펜더와 외곽 실루엣은 최대한 강조했다"며 "하지만 그렇게 할수록 공력성능에는 불리하기 때문에 실루엣을 깔끔하게 다듬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휠과 범퍼 하단, 상단 스포일러 등의 형상도 함께 수정했다. 디자인이 요구하는 볼륨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공기가 차체를 매끄럽게 지나갈 수 있도록 접점을 찾는 과정이었다. 그 결과 신형 투싼의 공기저항계수는 기존 0.33에서 0.30으로 낮아졌다.

 

 현장에서는 디자인과 성형 기술 담당자들의 개발 초기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도 나왔다.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려는 쪽과 실제 철판으로 이를 구현해야 하는 쪽의 요구가 충돌했기 때문이다.

 

 다만 결과적으로 디자인을 단순화하는 대신 제조 기술을 끌어올리는 쪽을 택했다. 생산기술이 디자인의 한계를 정하는 대신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공법을 개발한 셈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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