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푸조 등 챗 GPT 활용 브랜드 늘어
-자동차의 경우 음성어 기반 생성형 AI 한계 지적
-기술 발전을 위한 기술로 남을 수 있어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Chat)할 수 있도록 개발된 인공지능 서비스 ‘챗 GPT’ 가 자동차의 영역까지 들어왔다. 최근 완성차 회사를 중심으로 챗 GPT 수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하지만 실제 운전자들이 사용하게 될 범위가 한정적이고 편의 및 안정성 등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챗 GPT 활용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폭스바겐이다. 올해 1월 열린 'CES 2024'에서 IDA 음성 어시스턴트에 챗GPT를 통합한 신형 골프 GTI와 ID.7 프로를 최초 공개했으며 기존 양산차에도 적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IDA 음성 어시스턴트는 폭스바겐 시스템이 운전자의 질문에 응답할 수 없는 경우에만 익명으로 챗GPT에 전달해 이를 처리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질문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푸조 역시 중대 프로젝트 중 하나로 챗GPT 적용을 꼽았다. 모든 승용 및 상용차 라인업의 아이-콕핏에 내장되며 'OK 푸조 음성 어시스턴트'와 연결돼 운전자 질문과 요청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이 외에도 BMW는 올해 초 아마존과 함께 대형언어모델 기반의 생성 AI를 탑재한 ‘BMW 지능형 개인 비서’를 선보였고 아마존의 알렉사 맞춤형 비서를 활용해 음성만으로 차의 다양한 기능을 제어하도록 연구개발 중이다.
GM 역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광범위한 협력의 일환으로 챗GPT 사용을 모색하고 있다. 챗GPT를 사용해 차 기능 사용방법, 각종 프로그램 기능, 캘린더 일정 통합 기능을 사용하는 등 차의 모든 것에 관여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더욱이 GM은 오래 전부터 MS와 제휴해 무인 차량 상용화를 가속해왔고 성능 및 기타 기능 제어 등 차의 다양한 부분에 AI 기술을 탑재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회사들이 속속 챗 GPT를 활용한 기술 발전에 노력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들이 음성인식에 기반한 처리에만 집중돼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특성상 직접 자세한 검색을 기반으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 비슷한 기능은 예전 자동차에도 있었다. 음성인식으로 휴대폰 통화를 연결하고 내비게이션 목적지 입력하는 정도가 대표적이다. 그만큼 전문가들은 자동차에 탑재하고 있는 챗 GPT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우려 섞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의 핵심은 학습이다. 운전자와 대화를 통해 꾸준히 딥러닝을 거쳐야 하는데 주행 중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즉 얼마만큼 학습해서 자동차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학습의 측면을 놓고 보면 사실상 인공지능 서비스는 자율주행과 연계해야 맞지만 각종 제도나 각 국의 서로 다른 규제 및 법규, 소비자 불안 심리 해소 등이 부족해 개발이 더디다 보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한 종류로 방향을 튼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자동차 안에 탑재한 챗 GPT의 경우 기술을 위한 기술로 남을 수 있다며 현실적인 활용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자동차와 연계하지만 굳이 차 안에 들어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대동의 사례다. 전용 앱(AI 대동이)에 농업용 챗 GPT 서비스를 탑재한 것인데 농업 정보 획득을 위해 여러 온라인 채널을 검색하거나 주변 농업인에게 물어보지 않고도 농업 데이터 기반의 전문성 있는 사용자 맞춤 농작업 정보를 시간, 장소 상관없이 실시간 제공한다.
반응은 뜨겁다 출시 약 3개월 만에 가입자 1만명을 넘긴 것. 실제 앱을 통해 들어온 농업 분야 질문은 총 2만7,000건(월 평균 9,000건)에 달한다. 작물 재배법과 생장조건, 농기계 사용법과 기능, AI, 스마트팜과 관련된 농업기술, 병해충 관리 등을 문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농업 정보는 초보와 전문 농업인 간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농작업 효율성을 높여 궁극적으로 농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제품 안에서 활용하는 챗 GPT보다 차의 기능, 정비, 유지 보수 등 외부적인 환경에서 별도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챗 GPT를 다루는 방법이 훨씬 유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당장 차에 탑재하는 것만큼의 화려한 볼거리는 부족하겠지만 오랜 시간 차와 함께하면서 실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는 운전자가 매일 AI 기술을 사용할 기회를 제공하는 또 다른 방법이며 새로운 의미의 혁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챗 GPT에 대한 수용도를 거스를 수 없고 자동차에 활용하려는 의지는 분명 긍정적이다. 이를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자동차는 한 차원 더 지능화된 면모를 가지고 진정한 사용자 편의 기술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