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美 전기차 1위 하고도 웃지 못하는 이유

입력 2024년07월23일 09시11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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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누적 1위 차지했지만 점유율은 떨어져
 -라이벌과 격차 줄어들면 지속적인 판매 둔화

 

 세계 최대 자동차 격전지 중 하나인 미국에서 올해 상반기 전기차 성적표가 나왔다. 특히, 테슬라는 보급형 제품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건제한 모습을 보이는 듯 했지만 판매 및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지면서 적지 않은 변화를 드러냈다. 



 

 2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4년 상반기 미국 전기동력차 판매 동향”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동력차 시장은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순수전기차(BEV)의 수요 둔화로 인해 23년 상반기에는 54.8%의 높은 성장세를 보인 데 비해, 24년 상반기에는 성장률이 6.4%로 감소했다. 판매 비중도 전년 대비 0.4% 포인트 증가한 9.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제조사 및 차종별로 살펴보면 결과가 더욱 흥미롭다. 1위는 테슬라 모델 Y다. 총 1만9000여대를 등록해 정상에 올랐다. 2위 역시 테슬라가 차지했는데 총 5만6,000여대를 판매한 모델 3가 주인공이다. 뒤이어 포드 머스탱 마하 E, 현대차 아이오닉 5 등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얼핏 보면 테슬라의 독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등락폭과 점유율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모델 Y의 경우 전년 대비 1.7% 포인트 감소한 수치이며 비중에서도 소폭 줄어들어 전체 35.5%를 차지했다. 모델 3는 지난해 상반기 누적과 비교해 46.8% 포인트나 떨어졌다. 그 결과 전체 전기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7%에서 10.5% 후퇴했다. 모델 X가 총 1만5,000여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오르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를 제외하면 전 제품에서 판매 하락이 두드러졌다. 심지어 모델 S의 경우 상반기 동안 미국에서 7,000여대 파는 데에 그쳐 하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장 비중이 높은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의 판매 둔화에 따라 두 차의 합계 점유율 역시 약 10%(55.7%→46%) 하락했다. 또 미국차 브랜드의 전체 전기차 판매에서도 포드와 GM, 스텔란티스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판매감소로 인해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0.5% 포인트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판매 비중은 66.2%로 2023년 상반기 70.1%에서 3.9% 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테슬라의 더딘 성장률에 전문가들은 신차의 등장으로 선택지가 넓어진 점과 라이벌의 가격 경쟁력 등을 꼽았다. 먼저 다양한 세그먼트의 전기차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은 더 이상 대표 차종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포드 F 시리즈(78.7% ↑)와 캐딜락 리릭(465% ↑) 등이 대표적이다. 또 소형 해치백과 대형 SUV 등 중위권에서 성장세를 보인 차들 대부분이 전기차로는 처음 선보이는 세그먼트의 신차들이었다. 이처럼 소비자 개개인의 목적에 맞는 전기차가 등장함에 따라서 테슬라의 수요가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라이벌의 가격 경쟁력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와 기아, 스바루, 포드 등 대중 브랜드를 중심으로 미국내 전기차 할인 경쟁이 한창이다. 미국 온라인 자동차 연구 포털 카다이렉트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리스 시장을 중심으로 대표 전기차 판촉을 펼치고 있으며 스바루는 렌탈 월 비용을 깎아주는 등 자구책에 나섰다. 또 포드는 별도의 프로모션을 내걸고 파격적인 실 구매가로 미국 소비자 지갑 열기를 유도하고 있다. 주춤한 상황을 틈타 역전을 노리기 위한 전략이 상당한 가운데 정작 테슬라는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정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모델 S와 모델 X의 가격을 각 2,000달러씩 인상했다. 이 경우 모델 S는 1억4,500만원, 모델 X는 1억5,400만원부터 시작하며 최고급 트림의 경우 1억8,000만원까지 껑충 뛰었다. 생산 단가와 부품 공급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전기차 캐즘을 돌파하기 위한 요즘으 흐름과는 맞지 않는다는 평이다. 또 이같은 상황이라면 모델 3와 모델 Y 등 주력 라인업에 대한 가격 상승도 배제할 수 없어 테슬라의 향후 성장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미국 내 순수전기차는 전년 대비 0.2% 감소한 53.6만 대로 전체 승용차 판매의 6.9%를 차지해 전년 대비 0.1% 포인트 축소됐다. 반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35.7%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며 전체 전기동력차 판매 감소세를 완화했고 수소전기차는 전년대비 82.4% 감소한 322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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