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500h, 플래그십 세단 LS와는 또 다른 가치 담아"
-"이동에 시간을 소모하는 게 아닌, 가치를 창출하는 차"
렉서스코리아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앤헤이븐에서 LM500h 출시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LM 연구개발과 디자인을 진두지휘한 본사 엔지니어가 자리해 플래그십 MPV의 특징과 개발 비화를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렇다 할 경쟁자를 거론하기 어려운 세그먼트지만 이들은 렉서스 고유의 디자인과 설계 철학을 그대로 담았다고 강조했다. 보이지 않는 곳 까지 세심하게 고려하는 한편 보다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타협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 설명이었다. LM500h는 어떤 개발 비화를 담고 있을까, 콘야마 마나부 렉서스코리아 사장(이하 콘야마), 강대환 부사장, 이병진 부사장, 오치하타 마나부 렉서스 수석 엔지니어(이하 오치하타), 키타즈미 히로야 제품 수석 디자이너(이하 키타즈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해외에서 LM500h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나오는지 궁금하다.
오치하타) "유일무이하며 비교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의외라는 목소리가 꽤 있었는데 뒷좌석을 중요시한 차지만 운전이 매우 즐겁다는 평가가 대표적이었다. 일부 기자들은 뒷좌석에 앉기보다 운전대를 잡는게 더 즐겁다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다(웃음). 의외성이 있는 차라는 점에서 흥미로운 차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렇듯 LM은 쇼퍼드리븐이라고 해도 우선순위 개념에서 운전이 배제되는 차가 아니다. 드라이빙은 결코 등한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운전자도 즐길 수 있고 원하는 주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배터리가 중앙에 있는데, 이유가 있을까.
오치히타) "LM은 2열과 3열이 중요한 차다. 거주성을 위해 플랫 플로어를 구현하는 데 집중했고 이런 점을 고려해 시트를 편안하게 연출해도 방해되지 않는 구조를 고민했다. 배터리를 중앙에 배치시킨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는 전후 중량 배분을 고려한 부분인데, 50:50에 가까운 무게 배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심이 낮은 곳에 배터리를 배치해야 했다"
-탑승 편의성이나 승차감 등 편안함을 위해 고려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오치히타) "개인적으로 요통 환자이기도 하다(웃음). 개발 팀 내에도 요통 환자가 많아 '요통 팀'을 구성할 정도였다(웃음). 쾌적한 구조를 위해선 어떤 시트를 고려해야 하는가 고민했는데 일단 허리가 꼿꼿이 서야한다는 원칙이 가장 먼저였다. 럼버서포트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도 도출됐는데, 허리 통증이 없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요통 팀'에서는 이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승하차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어시스트 그립도 신경을 쓴 부분이다. 타고 내릴 때 그립을 쥐는 형상이 다르기 때문에, 형태나 부드러움의 정도를 구분한 100개 정도의 샘플을 만들어 연구했다. 내릴 때 허리가 아픈 사람 뿐 아니라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이들도 의지할 수 있는 구조다"
-피플무버로서의 MPV가 아닌, 럭셔리카로서의 MPV 디자인은 낯설다. 어떤 디자인 특징이 있나.
키타즈미) "LM이 속한 차급의 제품들은 자칫하면 상용차처럼 보이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쓴 것 같다. 전면에서 대표적인 요소는 스핀들 형상을 들 수 있는데 심리스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전면부 주요 부위에 파팅 라인을 없앴고 이를 통해 공력성능도 끌어올릴 수 있었다. A필러와 B필러를 분리하는 구조를 채택한 것도 특징이며 루프와 벨트라인, 도어라인 등을 수평적으로 구성해 긴장감있는 구성을 한 것도 특징이다. 공격적인 측면 캐릭터라인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LM이 속한 시장 규모는 어느정도이며 현재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강대환) "이 시장의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이다. 국내 MPV 시장은 연간 10만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지만 이 10만대 전체를 타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어떤 세그먼트를 위한 차라기보다는 시장을 추가적으로 개척한다는 개념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로서는 500대 이상의 계약을 받았고 이 중 4인승이 60%, 6인승은 40% 가량이다. 법인 수요의 경우 약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월간 수요로는 약 70~80대 이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인데 판매량보다는 차를 통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
-의전차 시장은 세단이 주류인 게 사실이다. 어떻게 점유율을 확보하고자 하나.
이병진) "의전차 시장이 프리미엄 세단을 많이 사용해온 게 맞다. 하지만 최근의 추세는 밴을 고급화해 전용이나 비즈니스용으로 쓰는 것이다. SUV보다 넓은 공간과 렉서스의 DNA인 정숙성을 합치면 프리미엄 세단이 제공했던 공간적인 쾌적성은 LM에서 더욱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세단이 제공해왔던 가치를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업무와 휴식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동하는 시간을 그저 소모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새로운 가치를 주는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LS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이병진) "LS는 세단 시장에서 플래그십의 역할을 계속 이어간다. LM의 차별점은 뒷좌석인데 더 넓은 공간에서 쾌적한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이동의 가치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 플래그십으로서 세단과 MPV의 역할이 각각 있을 것이라고 본다"
-렉서스엔 고유의 매력을 담은 제품군이 많은데 GX나 LX 같은 또 다른 제품군을 들여올 생각은 없나
콘야마) "명확하게 답변하기 어렵지만 한국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생각해보면 렉서스 라인업은 아직 미완성이다. 특히 상위 라인업이 그렇다. 어쩌면 머지 않아 소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으니 많은 기대를 해 줘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