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품격과 겸손의 HEV, 토요타 프리우스

입력 2024년09월11일 08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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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련된 디자인, 역동적인 주행감각
 -하이브리드 원조다운 면모 드러내

 

 하이브리드는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관심이 높은 차종 중 하나다. 높은 연료 효율과 정숙성, 친환경 등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단점을 완벽히 보완하면서 전기차로 넘어가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대안으로 찾는 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분야의 원조가 있다. 바로 토요타 프리우스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보였으며 그만큼 시장을 개척한 상징성을 갖고 있다. 오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대명사라고 불리는 프리우스가 5세대 신형으로 거듭났다. 수 없이 등장한 하이브리드 후발주자들과 비교해서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 지, 리더의 역할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키를 건네 받아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첫 인상은 매우 잘 생겼다. 어딘가 모르게 복잡하고 난해했던 기존의 프리우스 디자인과는 완벽히 다르다. 정제되고 세련된 모습이며 도심과도 잘 어울린다. 대표적으로 ‘ㄷ’자 모양의 얇은 헤드램프가 있다. 심플하면서도 상단 라디에이터 그릴과 연결돼 와이드하고 날렵한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옆은 감성을 자극하는 실루엣이 특징이다. 특히, 보닛에서 시작해 A필러를 거쳐 지붕까지 조금의 굴곡도 보이지 않고 완만하게 올라가는 기울기가 상당하다. 

 

 마치 캡-포워드 디자인처럼 생겼지만 온전히 프리우스만을 위한 형태를 완성했다. 공기저항을 최소화 한 결과인데 미래에서 온 자동차 같은 느낌을 준다. 19인치 휠은 디자인 상당하다. 살이 얇고 정교하게 가공된 패턴과 어우러져 스포티한 모습이다. 여기 C필러 윈도우 몰딩 라인에 숨겨 놓은 뒷자석 도어 손잡이는 센스까지 겸비했다.

 

 뒤태도 크게 바뀌었다. 생각보다 높은 트렁크 라인과 가로로 길게 이어진 테일 램프, 주변을 감싼 유광 블랙까지 군더더기 없이 멋있다. 에어로 다이내믹을 고려해 팬더 양 끝을 날렵하게 처리했고 번호판이 위치한 범퍼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단정하게 마무리 했다.

 











 

 실내 변화폭은 가장 마음에 든다. 수평 형태를 바탕으로 큼직한 구성들이 차를 더욱 넓어 보이게 만든다. 운전석에 앉으면 다소 색다른 인상을 전달 받는데 계기판과 스티어링휠 모양 때문이다. 7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대시보드 위에 올라와 있으며 크기가 작은 스티어링휠이 상대적으로 아래쪽에 위치 한다. 푸조의 아이-콕핏 디자인과 매우 유사하며 한 번 적응하면 무척 편리하다.

 

 특히, 계기판이 위쪽으로 올라와 있어 굳이 헤드업디스플레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시인성이 좋다. 스티어링휠에 붙어 있는 버튼도 마찬가지다. 개수가 많은 편이지만 손에 익으면 더 없이 쓰기 편하다. 중앙에는 12.3인치 풀 HD 터치 디스플레이가 있다. 화면이 커진 덕분에 직관성도 좋고 반응도 빠른 편이다.

 

 다만 그래픽 구현이 적어 화려한 볼거리는 덜하다. 그렇다고 기능이 부족한 건 더더욱 아니다. 토요타 커넥트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고 U+ 스마트홈과 같은 IOT 서비스, 팟캐스트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지원한다. 순정 아틀란 네비게이션도 충분히 만족스럽고 무선 카플레이도 당연히 지원한다.

 

 적당한 크기의 송풍구와 바로 밑에는 공조 장치 버튼이 나열돼 있다. 크기가 다소 작은 편이지만 누르는 감각이 입체적이어서 전혀 불만이 없다. 센터 터널은 높은 편이다. 가장 앞쪽에는 두 단락으로 나뉜 큼직한 수납함이 있고 컵홀더 크기도 충분하다. 조작감이 좋은 변속레버와 다양하게 파워트레인을 다룰 수 있는 버튼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기대 이상의 포인트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 바로 시트다. 시트 프레임을 개선해 신체와 접촉하는 면적을 넓혔고 쿠션과 등받이도 몸에 밀착돼 압력을 분산시킴으로써 뛰어난 착석감을 제공한다. 운전석에는 정전기 방지 소재를 적용한 점도 특징이다. 세련된 시트 구조와 최적화된 등받이 각도는 운전자가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허리와 근육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여 장거리 운전 시의 피로감을 줄여준다. 앞좌석 열선 및 통풍, 운전석 메모리 기능 등 다양한 편의기능도 기본이다.

 

 2열은 무난하다 무릎 공간은 여유 있지만 머리 위 공간은 확실히 지붕 높이가 낮아 약간의 한계를 보인다. 하지만 일반적인 성인이라면 큰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다. 편의품목은 두 단락으로 나뉜 선루프, USB 충전 포트 정도다. 트렁크는 레이아웃을 최적화 해 실용적인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69ℓ 용량에 캐리어 두 개와 골프백 한 개를 가로로 수납할 수 있다. 또 트렁크 바닥 면을 최대한 낮추고 입구가 크게 열리기 때문에 길거나 높은 짐도 수월하게 적재할 수 있다. 2열을 폴딩하면 공간 활용성은 더욱 넓어진다.

 









 

 ▲성능
 신형 프리우스는 2.0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두 가지로 나뉜다. 그 중에서도 시승차는 대중적인 판매를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다. 직렬 4기통 2.0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조합으로 움직이며 2.0ℓ 가솔린 엔진은 기존 1.8ℓ에서 늘어난 배기량으로 152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해 가속 응답성을 높였다.

 

 또 선형적인 가속감을 실현해 주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하이브리드 모터에 새로 개발한 자석과 전자강판을 사용하고 로터 내부의 자석 개수를 2배로 늘려 시스템 총출력은 196마력에 달한다. 토크는 엔진과 모터가 각각 19.2㎏∙m, 21.2㎏∙m를 발휘한다. 여기에 무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리며 구동방식은 전륜, 무게는 1.4톤 수준이다.

 

 기본적인 특성은 여느 하이브리드와 같다. 조용하고 미끄러지듯이 나가며 엔진과 전기모터를 효율적으로 굴려 속도를 낸다. 다만 프리우스만의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움이다. 저속에서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다가 중속을 넘어 고속으로 향할 때 엔진이 개입하는 속도와 시점이 무척 부드럽다. 탑승자는 언제 엔진이 깨어났는지 모를 정도이며 그만큼 쾌적한 이동 경험을 누릴 수 있다.

 







 

 배터리가 사용되고 채워지는 흐름도 마찬가지다. 회생 제동이 적극적으로 에너지를 회수하고 빠르게 배터리를 채우기 때문에 언제든지 쉽게 전기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액티브 하이드롤릭 부스터-G(AHB-G) 브레이크가 한 몫 한다. AHB-G는 충분한 제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고성능 펌프모터가 적용됐다. 온디맨드 가압 시스템으로 부드러운 브레이크 작동감과 함께 전후방 제동력을 독립적으로 분배하고 제동 시 차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실현한다. 

 

 또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브레이크 페달 조작량을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수준의 제동을 위한 회생제동과 유압 제동력을 적절히 배분시켜 회생제동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배터리는 빠르게 채워지고 활용도를 높인다.

 

 그만큼 운전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여유롭게 주행을 하다가 필요한 순간에 EV모드를 활용하면 된다. 이처럼 하이브리드가 갖고 있는 특성을 최대한 끌어 올리면서 단점을 말끔히 지워낸 모습이 기특하게 다가온다.

 

 무단변속기 반응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급하게 스로틀을 열지 않으면 언제 어느 곳에서든지 속 시원하게 가속을 도와준다. 변속기 특성인 약간의 지연현상과 소리도 개선을 거듭해 이제는 불만이 없다. 이와 함께 고속에서는 바닥을 묵직하게 움켜 쥐며 우수한 안정성을 보여줬다. 급하게 방향을 틀어도 흔들림이나 불안한 거동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날렵함 마저 살펴볼 수 있었다.

 









 

 숏코너에서 빠르게 통과해도 동일한 안정성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는 새로운 2세대 TNGA 플랫폼이 큰 도움을 준다. 저중심 설계와 고강성 바디로 주행성능이 높아진 것. 기존 대비 50㎜ 낮아진 전고와 20㎜ 넓어진 폭을 통해 낮은 무게중심 실현했고 프론트 필러 상부에 1,470MPa 고장력 강판을 채택해 기존보다 차체 쉘 무게를 24㎏ 감량했다. 고강성 소재를 사용해 차체 비틀림 강성과 서스펜션 타워 강성을 높여 높은 핸들링, 안정성, 승차감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서스펜션은 기본적으로는 부드러운 편이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성격을 바꾸며 탄탄한 감각을 드러낸다. 빠른 응답성과 높은 강성이 특징이며 이를 위해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과 리어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서스펜션은 서스펜션의 캠버 각과 스태빌라이저 링크의 위치를 조정해 차의 코너링과 직진 안정성 성능을 높였다. 코일 스프링의 소재를 변경하여 무게를 5% 감소시켰고 하부 서스펜션 암의 부싱 형상을 최적화해 노면소음을 최소화했다. 리어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은 우수한 접지력과 코너링 성능을 제공하며 코일 스프링과 스태빌라이저에 고강도 경량화 소재를 사용하여 연비 증가에 기여한다.

 

 높은 연료 효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프리우스는 정부로부터 공식 20.9㎞/ℓ의 복합 효율을 인증 받았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 효율은 해당 숫자를 훌쩍 뛰어넘으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가다 서다 막히는 도심 속 출퇴근 길에서는 ℓ당 30㎞를 가뿐히넘겼고 고속도로에서 정속 주행을 이어나가도 27㎞/ℓ 수준을 보여줬다. 굽이치는 와인딩 로드에서 가혹하게 차를 몰아붙여도 21㎞/ℓl로 인증 수치 밑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장인다운 실력이다.

 







 

 ▲총평
 프리우스는 가장 지능화된 하이브리드 차로 현실적인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엔진과 전기모터 사이의 자연스러운 감각과 깔끔한 반응, 탄탄한 섀시가 조화를 이뤄 완성도를 높였고 디자인 및 회생제동 등 기존의 아쉬웠던 부분까지 대폭 개선해 더욱 사고 싶은 차로 거듭났다. 하이브리드 대명사 다운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만족을 높이고 가치를 키우는 게 바로 프리우스다.

 

 한편, 토요타 5세대 프리우스의 가격은 하이브리드 LE 3,990만원, XLE 4370만원이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E 4,630만원, XSE 4,9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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