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연초에 만나 레이싱 페스티벌 공동 진행 논의
-정의선 회장, 11월 WRC 일본 랠리 답방 관측도
-업계, 모터스포츠 넘어 추가 협업 가능성도 주목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이 '의기투합'해 추진한 결과물이다.
정의선 회장은 27일 토요다 아키오 회장과 무대 인사를 통해 "토요다 아키오 회장과 올해 초 만나 서로 레이싱에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됐고 기쁘게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도 "연초에 정 회장과 만나 이 이야기(레이싱 페스티벌)를 굉장히 즐겁게 나눴고 마침내 실현할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회장은 토요타 야리스를 기반으로 만든 WRC 랠리카에 동승해 쇼런을 즐겼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직접 랠리카의 운전대를 잡았고 정 회장은 조수석에 탑승했다. 무대로 올라온 레이스카에서 두 사람이 내리는 순간 관객석에서는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두 사람은 이후 각 팀 소속의 WRC 드라이버들을 소개하는 순간에도 연신 박수와 포옹을 이어가며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과시했다. 정 회장은 이날 현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과 함께 각 회사 레이스카가 퍼포먼스 주행을 즐기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앞으로 현대차와 토요타간의 협업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모리조 드라이버(토요다 아키오 회장)와 함께 쇼런을 해 보기 위해 드리프트 연습을 해봤는데 너무 어려웠다"며 "앞으로도 같이 하려면 연습을 해야 할 것 같고 다음에 기회가 될 때 선보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이에 "(정의선 회장이) 드리프트 하는 모습을 봤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잘 한다"고 추켜 세웠다.
현장을 찾은 다양한 국적의 외신 기자들도 이번 행사를 인상깊게 봤다. 한 기자는 "국제 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행사에 다양한 업체가 함께 참가하는 경우는 있지만 두 브랜드가 직접 행사를 공동 주관하는건 세계 자동차 역사상으로도 극히 이례적이다"라며 "산업과 모터스포츠 등 많은 분야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회사가 힘을 합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지난 도쿄 오토살롱에서 토요타의 쇼런을 관람한 적 있는데 토요타 팀이 그 때 보다도 더욱 난이도 높은 주행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며 "유럽 중심이었던 모터스포츠의 주도권을 아시아로 가져와보겠다는 두 회사의 의지가 상당해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오는 11월 일본에서 열리는 WRC 일본 랠리에 답방 형식으로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해 WRC 최종전 성격인 일본 랠리는 현대차가 제조사 부문 챔피언 타이틀 획득이 유력한 가운데 드라이버 챔피언 타이틀을 두고 토요타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편, 업계는 두 회사가 모터스포츠를 계기로 더 넓은 범위에서 협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양측이 장기적 관점에서 수소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현대차가 이베코에 이어 최근에는 GM과도 손을 잡으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그 주목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