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베 켈러(Uwe Keller) 벤츠 배터리 개발 총괄
-국내 피해에 대해서 유감, 배터리 사전 인증제 적극 지지
지난 23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서 우베 켈러(Uwe Keller) 벤츠 배터리 개발 총괄을 만났다.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전기차 지하주차장 화재 이후 본사 담당자가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베 켈러 총괄은 국내 피해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운을 띄웠다. 이후 벤츠의 배터리 공급 선정 방식과 품질 관리, 엄격한 테스트 등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서는 국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지만 동일한 기준으로 공급사를 선정하고 강도 높은 테스트를 통해 품질을 확보한다는 사실만큼은 정확하다며 제조사의 책임 있는 행동과 자세를 보여줬다. 또 한국 정부의 배터리 사전 인증제를 적극 지지하고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본사차원에서의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다음은 우베 켈러와 나눈 일문일답.
-벤츠 EQE 차주들이 벤츠 본사가 파라시스 배터리의 결함을 알고도 이를 은폐했다고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본사에서도 인지하고 있는지?
"먼저, 이제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 대해서는 저희도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벤츠는 해당 건을 진지하게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그런데 현재 조사가 진행이 되고 있는 만큼 또 공식적인 보고 내용이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해서 특별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
-파라시스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높아서 열폭주 위험이 큰데 벤츠가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설계나 장치를 갖추지 않았다고 이들이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화재가 난 차를 비롯해서 이러한 배터리나 셀 같은 경우에는 표준 디자인에 기초한다. 우리만이 아니고 다른 OEM사나 혹은 배터리 제조사들이 다 사용하는 표준 설계 방식에 근간해서 나오게 된 것이다. 공급 업체의 선별과 관련해서 엄격한 품질 관리를 거치고 있으며 이러한 프로세스를 따라서 이 공급사들과 협력해 나가고 또 제대로 이런 것들을 양산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배터리 설계 자체의 이슈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고 열폭주와 같은 것들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들도 분명 다른 배터리 시스템과 똑같이 해당 배터리 시스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취한 바 있다"
-안전성 강화와 관련해서 새롭게 개발하고 있는 신기술이 있는지? 외부 셀 공급업체들과 어떤 식으로 협력을 해서 배터리의 안전성과 그리고 성능을 개선하고 있는지?
"일단은 현재 발생한 사고 등과 무관하게 벤츠는 계속해서 기술과 안전성을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전고체 배터리로 가는 것이지만 그 중간 단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시스템 성능이나 혹은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들어갈 것이다. 이는 기술 개발을 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논리적인, 당연한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파트너 그리고 공급사들과 함께 협력해서 해나가게 된다. 이 외에 외부 규정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우리 역시 이런 것들을 점점 더 강화시켜 나가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자체 규정뿐 아니라 외부 규정도 더 발전시키고 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벤츠에서 혼자 잘하거나 혹은 배터리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기술 자체가 함께 진화되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EV 차에 대해서 실제 충돌 테스트도 진행한다. 파트너사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계속해서 이러한 충돌 시험을 하고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결국에는 차 그리고 배터리에 대한 것은 우리가 책임을 져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실행하고자 노력을 하는 것이다"
-NCM811 배터리에서 불이 났는데 니켈의 함량을 높이고도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 혹시 있는지?
"니켈 함량이 높아지게 되면 에너지 밀도가 셀 레벨 단에서 높아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 레벨에서는 여러 가지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추가 대책들이 필요하다. 배터리는 크게 셀이 있고 셀로 구성된 모듈이 있고 그 다음에 이 모듈들이 팩을 구성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일단은 셀과 셀 사이에 있어서 격벽을 잘 설치 함으로써 특히 열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을 피하는 노력들을 할 수가 있다. 물론 우리가 모든 사고의 가능성을 완전히 다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 이런 부분에 있어서 추가적인 대책 마련에 노력을 하고 있다. NCM 811이나 심지어 니켈 함량이 더 높은 NCM9 같은 경우에도 모든 공급업체들이 다 사용을 하는 표준 함량인 걸로 알고 있다"
-한국에 들여오는 벤츠 전기차의 경우에는 대다수 지금 중국의 파라시스나 CATL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는데. 이 같은 기조가 앞으로도 유지가 되는 것인지?
"상위 클래스 전기차인 EQS, EQE, EQS SUV, EQE SUV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EVA2(Electric Vehicle Platform 2)라고 하는 동일한 플랫폼에서 생산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 EVA2 기반의 제품들 같은 경우에는 배터리 셀 공급업체로 CATL 그리고 파라시스 모두가 참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조는 당분간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현재 차세대 상위 클래스 차와 관련해서 새로운 플랫폼을 또 개발하고 있다. 언제 소개될지 구체적인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공급업체 선정과 관련된 프로세스는 이 새로운 플랫폼에 맞춰서 조금 더 진행을 이제 해 나갈 것이다. 각각의 연구, 개발팀하고 기술 품질, 안전, 비용 등 전반적인 부분들을 따져서 공급업체를 선정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제품 라인업 같은 경우에는 일단은 셋업된 게 있기 때문에 따라가야 될 것 같다. 물론 한국에서 발생한 사고 등 잠재적으로 도출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있다면 추후 맞춰야 할 수 있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로서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해 결론을 도출할 인사이트가 없다"
-최근 국과수 조사 발표에서 8월 인천 청라 화재 사고의 원인이 외부 충격이라고 나왔다. 개발자 입장에서 한국정부의 발표 어떻게 보고 있는지?
"해당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자세한 말씀 못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메르세데스-벤츠는 모든 충돌 테스트를 진행을 하고 있고 배터리가 견딜 수 있는 외부의 힘을 확인하기 위해서도 자체 충돌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이 벤츠가 하고 있는 일이고 한국 경찰이 진행 중인 조사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BMS와 관련된 안전 테스트 강화할 계획 있는지? 참고로 한국에서는 정부가 BMS 경고 고도화(외부 네트워크와의 연결)을 적극 추진 중이다. 벤츠의 대응은?
"해당 부분에 대해서 메르세데스-벤츠는 매우 열려(open)있다. 각 정부와 특히 한국의 인증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규제 문제에 대해서 새로운 기준이나 새로운 인증 등에 대해 많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사안에 대해서 논의가 열려있고 BMS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정부가 최초로 배터리 사전인증제 도입한다. 벤츠도 2026년부터는 한국서 인증 통과 못하면 신차 못 판다. 대응 어떻게 하고 있는지?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앞에서도 잠깐 말씀을 드렸지만 우리는 매우 열려있고 사실상 한국의 이러한 새로운 배터리 인증제에 대해서 오히려 지지하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이게 벤츠에만 들어가는 게 아니고 결국에는 모두를 위한 더 높은 그러한 표준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지지하고 있다. 특히, 안전 기준과 관련해서 우리는 시장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어떤 국가의 규정 상관없이 최고의 배터리 안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모든 공급업체에 대해서 동일하고 엄격한 기준 적용
-“파라시스 배터리, 끊임없이 품질 점검해”
-공급업체 선정이 단순히 VDA 기준만 맞추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자체적으로 더 단계를 높여서 테스트하고 서플라이어를 정하지는 않는지?
우리는 VDA 기준만 따르는 것이 아니고 Ts16949 같은 이런 글로벌 표준도 굉장히 중요시 여기고 있다. 추가로 그 동안의 벤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품질 증명이 필요하겠다‘, ‘어떤 품질 평가를 살펴봐야겠다’와 같이 기준 양식을 반영해왔다. 파라시스 같은 경우에 물론 상대적으로 규모가 다른 회사들보다 작은 규모이지만 그들은 많이 발전했고 그들의 품질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점검해왔다. 기본적으로 모든 공급업체에 대해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예외는 없다"
-앞으로도 계속 한국에 공급하는 전기차에 파라시스 배터리를 쓰시겠다는 뜻인 건지? 아니면 다른 걸로 교체할 계획도 있으신지?
"일단은 원칙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아직까지 조사가 진행이 되고 있고 마무리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그대로 가지고 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물론 매우 중요하게 살펴보고 있고 한국 시장을 위해서나 향후 전략을 위해서, 소비자 요구사항들은 고려하고 있다.
현재 상위급 전기차는 두 개의 공급사 전략을 따르고 있다. 벤츠는 마켓별로 변화를 주거나 차별을 두고 있지 않는다. 그래서 예를 들어 미국과 유럽, 한국 소비자가 EQS를 산다고 가정했을 때 비슷한 확률로 배터리 공급사가 a일 수도 있고 b일 수도 있다. 이것이 일반적인 설정이고 차는 벤츠의 인하우스 공장인 독일과 미국에서 생산한다. 중국 시장만 베이징에 있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이 이뤄진다"
-외부 충격에 의한 가능성을 한국 정부에서 인정했다. 본사 차원에서 벤츠 전기차에 대한 구조적인 어떤 문제점에 대한 어떤 고민을 했거나 아니면 미흡했거나 등 액션이 있었는지?
"우리가 가장 근간의 가치로 삼는 것이 바로 신뢰성, 안전성 그리고 지속가능성입니다. 그 중 안전성과 관련해서 저희가 충돌(crash) 시험만 하는 게 아니라 크러시(crush) 테스트라는 것도 하고 있다.
배터리에 대해서 바닥 쪽에 충격이나 혹은 손상이 가해졌을 때 견디는지를 보고 또 몇 톤의 무게를 해서 위에서 찍어 누르듯이 프레스를 가했을 때에도 이 배터리가 견딜 수 있는지 어떻게 반응을 하는 지 등에 대한 다양한 실험들을 진행을 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조사가 마무리는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좀 지켜봐야 한다라는 입장이다"
-엔지니어로서 설계에 배터리 해당 제품에 이상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배터리 패키징에 대해서는 설계상 전혀 이상이 없었다. 그렇게 보는건지?
"현재로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파악한 부분이 매우 제한적이다. 벤츠는 사고 직후부터 한국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며 저희 전문가들을 현장에 파견하는 등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안전 그리고 소비자는 벤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신경을 쓰고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 모두에게 굉장히 유감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상황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벤츠의 방향성은 무엇인지? 전고체 개발인지 혹은 화재 발생 시 지연할 수 있는 기술인지?
"둘 다 해당한다. 리튬이온 배터리 같은 경우에 아직까지도 한동안 계속 지속이 될 것이다. 좋은 응용 분야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기술 표준들을 만들고 발전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는 전고체 배터리도 고려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셀 단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위험 자체가 크게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배터리 시스템 자체에는 추가적인 조치가 덜 필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셀뿐만 아니라 전체 프로덕트 자체를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배터리 시스템에 대한 조치도 여전히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것이 우리의 목표다"
[독일=슈투트가르트]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