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위대한 EV 발전의 산물, 포르쉐 타이칸 터보 S

입력 2024년11월01일 09시0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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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발적인 성능, 지능화된 배터리 열효율 관리 등
 -완벽한 주행 돕는 섀시 컨트롤 어우러져 완성도 ↑

 

 포르쉐 전동화 전략은 상당히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고성능 트림을 중심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마칸 일렉트릭의 등장으로 폭넓은 전기차 확대도 예고 중이다. 그리고 변화의 시작점이자 주도를 하고 있는 건 단연 타이칸이다. 2019년 선제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등장해 많은 관심과 인기를 누렸고 실질적인 판매 성과로 이어졌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타이칸은 1,805대를 팔아 전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타이칸을 많이 판매한 국가가 됐다. 변화의 민감하고 트렌드를 빨리 읽을 줄 아는 한국 소비자들의 안목이 두드러지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타이칸이 부분변경 신형으로 돌아왔다. 눈에 띄는 변화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을 선택 했는데 파워트레인 성능의 증가, 뛰어난 열 효율 관리가 핵심이다. 실제로 타이칸과 3일 동안 단 한번도 추가 충전하지 않고 약 500km를 달려 본 결과 진보된 기술력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었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에서의 변화는 크지 않다. 타이칸에 푹 빠져 있는 포르쉐 마니아가 아니면 어디가 바뀌었는지 쉽게 알아 차리기 힘들 정도다. 그만큼 변경 폭을 최소한으로 가져 가면서 기존 타이칸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런데 사실 크지 않은 변화가 전혀 아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존 타이칸 자체가 상당히 아름답고 비율적으로도 훌륭했기 때문이다. 

 

 굳이 뜯어 고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디자이너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럼에도 차를 꾸미는 세부 요소는 조금 바뀌었는데 대표적으로 헤드램프다. 램프 안쪽 그래픽을 입체적으로 다듬었다. 그리고 램프와 이어지는 에어덕트는 조금 더 각을 살린 모습이다. 이마저도 일반 타이칸은 삭제됐다. 이 외에 앞범퍼 디자인을 살짝 굴곡을 줘서 신형다운 느낌을 냈다. 

 

 옆은 커다란 21인치휠과 부풀린 팬더, 양쪽에 마련된 충전 포트 등이 인상적이다. 매끈한 루프라인을 타고 뒤로 넘어가면서 가로로 길게 이어진 테일램프까지 한 번에 존재감을 드러낸다. 뒤쪽에 빛을 내는 부분 역시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선택 품목으로 넣은 파란색 포르쉐 레터링 및 트렁크 중앙에 위치한 터보 S 배지가 자부심을 높인다. 터보의 S는 범퍼 양끝에 보조개를 추가해 다름을 표현했고 전기차 특징에 맞춰서 범퍼 아래쪽까지 매끈하게 처리했다.

 










 실내는 깔끔함 속에 화려함이 묻어난다. 디지털 화면을 적극 활용한 결과인데 총 네 개의 모니터가 있다. 풀 디지털 계기판은 커브드 형태로 상당히 넓은 면적에서 많은 기능을 보여준다. 와이드 형태로 이어진 센터페시아 모니터와 조수석모니터도 뛰어나다. 여기에 공조장치를 조절할 수 있는 별도의 센터터널 모니터까지 모든 부분에서 최첨단을 달린다. 

 

 인포테인먼트 구성도 시인성이 좋고 적재적소에 아이콘을 배치해 전혀 불만이 없다. 참고로 앰비언트 라이트, 3D 서라운드 카메라를 포함한 파크 어시스트, 열선 및 통풍 프런트 시트, 새로운 쿨링 시스템을 갖춘 히트 펌프, 무선 충전 가능한 스마트폰 트레이, 운전석과 조수석의 충전포트, 드라이브 모드 스위치 및 파워 스티어링 플러스가 모두 기본이다.

 

 독립 시트로 구성한 2열은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다. 파나메라 대비 안락함은 떨어지지만 빠르게 달릴 때 몸을 지지해주는 능력은 한 수 위다. 편의품목은 충분하다. 전용 공조장치와 송풍구, 열선 및 컵홀더겸 팔걸이, 전기 변색으로 조절 가능한 반투명 선루프도 매력적이다. 트렁크는 제법 깊은 편이며 물건을 수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성능
 신형 타이칸 터보 S는 더욱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고성능 전기모터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까지 장착해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의 새로운 푸시-투-패스 기능을 통해 10 초 동안 최대 70㎾의 부스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더 높은 시스템 출력 덕분에 가속력 역시 증대돼 타이칸 후륜은 이전보다 60㎾ 더 높은 출력을 제공한다. 타이칸 터보 S는 런치 컨트롤과 함께 140㎾의 추가 출력을 발휘해 총 시스템 출력은 952마력이다. 그 결과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데 0.4 초 단축된 2.4초를 찍는다.

 

 일반모드에서는 여느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숨을 죽이며 차분하게 전진한다. 속도로 올리는 과정이 매끄럽고 강력한 숫자를 잊을 정도로 신사적인 모습이다. 물론 페달을 조금만 깊게 밟으면 순식간에 속도를 올리면서 달릴 준비를 마치지만 일상 생활 영역에서는 흐름에 맞춰서 평온하게 동화될 뿐이다. 진가를 알기 위해서는 주행 모드를 한 번만 돌리면 된다. 

 

 스포츠에만 두어도 이전 감각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순간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100㎏∙m가 넘는 최대토크를 바탕으로 속 시원하게 질주하며 무리를 이끄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전체 전기의 양의 10%도 안 쓴 것 같은데 벌써 고속 영역을 넘어 한계 지점까지 도달하는 기이한 현상도 볼 수 있다. 마음을 단단히 붙잡고 스포츠 플러스로 놓은 다음에 풀 스로틀을 이어가면 세상에 없던 비현실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엄청난 출력과 토크를 바탕으로 말도 안 되는 가속을 보여주며 제로백 숫자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심장은 공중에 떠있고 원심분리기에 넣고 돌린 것처럼 상당한 중력가속도를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머리가 꺾이고 몸이 시트로 파묻히는 경험 그 이상이다. 어디에서도 경험해 본 적 없으며 롤러코스터보다 훨씬 짜릿하다. 그만큼 이성의 끈을 놓으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퍼포먼스이며 현존하는 전기 스포츠카 중에 단연 최고를 향한다. 

 

 또 한가지 놀라운 점은 순간 가속에도 전혀 불안하지 않는 차의 움직임이다. 타이어 접지 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지능적인 사륜구동 시스템이 땅을 온전히 잡고 직진을 유도한다. 위험 하거나 불안한 상황이 전혀 나오지 않는 이유다. 이는 빠르게 달리는 코너에서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급격한 코너를 만나도 브레이크 보다는 가속페달의 힘을 싣고 탈출 시점도 예상보다 빠름에도 불구하고 차는 이 모든 상황을 올바르게 받아낸다. 

 

 어떻게 가능하지? 라는 궁금증이 끊임없이 드는 이유다. 물리력을 무시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면서 포르쉐가 갖고 있는 섀시컨트롤 기술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여기에는 서스펜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새로운 에어챔버와 밸브를 적용했고 시승차는 액티브 라이드까지 추가로 들어있어 더더욱 지능화된 움직임을 구현한다.

 

 차체는 역동적인 제동, 스티어링 및 가속 시에도 항상 수평을 유지하며 부드러운 승차감과 함께 노면의 충격 대부분을 흡수했다. 스포츠 주행 상황에서 휠 하중을 균형 있게 배분해 노면과 완벽히 밀착되고 노멀모드에서 해당 기능을 활성화 하면 서스펜션은 피칭과 롤링 현상을 더 적극적으로 보정하고 탑승자에게 가해지는 가속력을 줄인다. 여러모로 신기하고 놀라운 물건이다.

 









 

 미친 듯이 달리는 상황에서도 배터리 온도는 시종일관 저온을 유지했다. 즉 열 효율에 엄청난 강점을 보여줬는데 실제로 부분변경으로 오면서 타이칸은 성능뿐만 아니라 배터리 시스템 전반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여기에는 쿨링과 히팅으로 나뉘는데 먼저 쿨링의 경우 전력을 9kw에서 12kw로 증가했다.

 

 또 배터리 냉각 속도도 이전에는 분당 0.8도 였다면 신형은 분당 1.3도로 키웠다. 히팅 파워 역시 이전 7㎾에서 17㎾로 늘렸고 구동 시스템에서 발생한 잉여 열을 실내 난방에 효율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배터리 히팅 속도 역시 이전 분당 0.4도에서 0.8도로 증가시켰다.

 

 회생 제동 역시 마찬가지다. 고속에서 감속 시 회생 제동 용량은 기존 290㎾에서 최대 400㎾ 로 30% 이상 증가했다. 이 모든 과정을 운전자가 빠르게 달리면서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건 주행가능 거리다. 완충 시 계기판에는 500㎞를 달릴 수 있다고 표시됐고 열정적으로 달리면서 산 고개도 여러 번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행가능 거리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강력한 회생제동 덕분에 더 이득을 보는 느낌마저 든다. 실로 위대한 결과값이다.

 

 이와 함께 고전압 DC 충전소에서는 이전보다 50㎾ 증가한 최대 320㎾까지 충전 가능하다. 새로운 퍼포먼스 배터리의 급속 충전 기술 또한 개선돼 300㎾ 이상의 충전 용량을 최대 5분 동안 유지하는 등 낮은 온도에서도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배터리 충전상태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시간도 절반으로 줄었다. 신형 타이칸은 배터리 용량이 더 늘었지만 고전압 배터리 온도가 섭씨 15도 조건에서 18분(이전 37분)이면 충전 가능하다. 참고로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는 기존 93㎾h 보다 증가한 총 105㎾h 용량을 제공한다.

 











 

 ▲총평
 타이칸 터보 S는 공도용 양산차가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기준점을 세우고 있다. 900마력, 100토크가 넘는 차가 도로를 유유히 다니며 제로백 2.4초는 어디에서도 느껴본 적 없고 이 와중에 배터리는 시종일관 저온을 유지한다. 30%나 높아진 회생제동은 열 회수를 극적으로 높이고 주행가능거리는 500㎞를 손쉽게 넘나든다.

 

 액티브 라이드를 포함한 섀시컨트롤은 타이칸에서 또 다른 매력과 완성도를 높이고 부풀린 팬더와 너비는 차폭을 가늠하며 재단하듯 코너를 잘라 들어간다. 르망 내구레이스 경주차가 도로로 나오면 딱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완전변경급 부분변경은 이런 차를 두고 하는 말이며 현 시점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된 BEV가 확실하다.

 

 한편, 신형 타이칸, 4S, 터보, 타이칸 터보 S의 판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1억2,990만원, 1억5,570만원, 2억980만원, 2억4,740만원이다. 신형 타이칸 4, 4S, 터보 크로스 투리스모는 각각 1억4,410만원, 1억6,170만원, 2억1,22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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