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포르쉐 911 타르가, 꿈을 향한 영원한 스포츠카 

입력 2024년12월23일 09시51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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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성능과 벨런스 갖춘 정통 스포츠카
 -타르가, 오랜 헤리티지로 특별한 감성 부여
 -보다 강력한 T-하이브리드 신형 911 내년 등장

 

 포르쉐는 오랜 시간 스포츠카의 본질과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향해 노력해온 회사다. 그리고 중심에는 아이코닉카 911이 있다. 정통 스포츠카가 보여줘야 할 가치와 의미를 직설적으로 풀어냈고 수 십년간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며 정체성을 확립했다. 여기에는 다양한 라인업과 파워트레인, 주행 완성도를 결정짓는 최신 기술의 발전이 뒷받침된 결과다.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끝 없는 완벽을 추구하는 911은 꾸준히 자신을 갈고 닦으며 고수의 영역에서 군림한다. 911이 특별한 이유를 타르가 4 S를 통해 직접 경험했다.

 



 

 ▲시대를 관통하는 변하지 않는 가치
 911은 그 자체 만으로도 아이콘이 된다. 숫자 세 개만 읽었을 뿐인데 어떤 형상을 갖고 있는지 알수 있고 두근거리게 만들며 기대와 꿈까지 동시에 심어준다. 놀라운 힘에는 오랜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끝없는 도전과 훌륭한 성과가 있다. 

 

 먼저 디자인이다. 낮고 완만하게 떨어지는 앞쪽과 동그란 헤드램프, 볼록 튀어나온 팬더, 아치형을 그리며 내려오는 뒤쪽까지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존재가 핵심이다. 여기에 사이즈가 상당한 고성능 타이어와 경량 휠, 안쪽을 채우고 있는 두툼한 브레이크 캘리퍼 및 디스크까지 차의 성격을 단번에 짐작할 수 있는 세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룬다. 

 

 코드네임 992로 오면서 비율은 더욱 완벽해졌다. 조금의 어색함도 허용하지 않으며 진정한 정통 스포츠카의 기준을 세운다. 실내는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수평과 수직 레이아웃을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운전자 중심의 요소를 대거 탑재해 드라이빙의 진정성을 나타낸다. 다섯 개의 원형 클러스터는 차의 정체성이 묻어나며 특히, 가운데 위치한 아날로그 RPM게이지는 화려한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요즘에 차들보다도 훨씬 멋있다. 
 

 최신 디지털 요소는 센터페시아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목요연하게 정리 되어 있으며 구현 과정이 과하지 않아서 마음에 든다. 반응과 연동성 부분도 매우 빠르다. 바로 아래에는 차체 높이와 가변배기, 서스펜션 등 주행에 도움을 주는 마법 버튼들이 토글 형식으로 위치한다. 정갈 하면서도 직관적인 모습이 특징이다.

 











 

 공조장치 버튼은 센터터널에 위치하며 작은 변속레버와 함께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다.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상으로 중앙에는 한 개의 컵홀더만 있다. 스티어링휠은 단연 일품이다. 크기가 크지 않고 적당한 두께감을 가지고 있어 훌륭한 그립감을 제공한다. 한쪽에 붙은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과 적당한 크기의 패들시프트도 운전에 큰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헤드레스트 일체형 버킷시트는 운전자의 몸을 완벽히 지지하며 집중력을 높인다. 언제나 그렇듯 911은 2+2구조로 2열을 제공한다. 다만 사람이 탑승 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은 아니며 가방이나 추가로 짐을 놓기에 유용할 듯 하다. 반면, 앞쪽 트렁크는 제법 깊어 넉넉한 수납이 가능하다. 이처럼 디자인과 구성, 쓰임새까지 전부 911만을 위한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으며 오너로서 특별한 자부심을 전달한다.

 

 ▲독보적인 감각과 매력적인 실루엣
 시승차는 911 중에서도 유니크한 매력을 갖고 있는 타르가다. 오픈 에어링을 지향하면서도 가운데 두툼한 바가 위치하고 뒤쪽은 통 유리로 되어있는 매우 독특한 인상을 전달한다. 사실 타르가는 차가 주는 정체성 만큼이나 깊고 재미있는 역사를 갖고 있다.

 

 포르쉐 창업자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친손자인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타르가는 규제의 산물과 같다. 60년대 미국을 주름잡았던 오픈카 시장에 수 많은 브랜드가 뛰어들었는데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전복사고 시 위험을 이유로 지붕이 완전히 개폐되는 수입산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할 움직임을 보였다.

 











 

 포르쉐는 오픈 에어링이 가능하면서 미국의 엄격한 규제도 충족시키기 위해 차 중간에 두툼한 막대 바를 설치한다. 롤–바를 중심으로 앞뒤는 전부 소프트톱으로 감쌌고 1965년 8월 디자인 특허도 낸다. 이름은 포르쉐가 다수의 우승을 차지했던 이탈리아 시칠리아 도로 경주 타르가 플로리오에서 따왔으며 앞 글자만 줄여 "911 타르가"로 불리기 시작했다. 

 

 당시 타르가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바의 형상이 꽃바구니 손잡이를 닮았으며 꽃을 뜻하는 플로리오 단어와 연관 지어 의미 부여를 하기도 했다. 그만큼 포르쉐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타르가는 1966년부터 수 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 독보적인 존재로 역할을 이어나가고 있다. 상당한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으며 911 라인업 중 단연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이다.

 

 작동 법은 매우 간단하다. 변속레버 뒤에 위치한 버튼만 한 번 누르면 알아서 톱을 열고 닫으며 순식간에 쿠페와 오픈카의 경계를 넘나든다. 시트 뒤쪽부터는 사실상 막혀 있어 노출을 최소화 할 수 있고 아늑한 감각을 더욱 키운다.

 

 뒤에서 바람이 들이치는 와류 현상도 찾아볼 수 없고 따뜻한 실내를 유지시켜 주는 데에도 탁월하다. 그러면서도 온전히 지붕이 뚫려있어 들이치는 햇살과 신선한 공기를 여과 없이 온몸으로 받을 수 있다. 머리 위로 살랑이는 바람까지 낭만을 충족 시켜 주기에 모든 것이 완벽하다

 

 ▲포르쉐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드라이빙 퍼포먼스
 파워트레인은 수평대향 6기통 3.0ℓ 트윈터보 가솔린으로 최고 458마력, 최대 54.1㎏.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8단 PDK와 맞물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3.8초, 안전제한을 건 최고시속은 304㎞에 이른다. 시동을 걸면 우렁찬 소리를 토해내며 등장을 알린다. 하지만 숨을 고르고 난 뒤에는 사운드를 줄이며 최대한 차분하게 움직인다. 

 











 

 일반 모드에서는 초기 응답성이 묵직한 편이다. 예민한 감각이 아니기 때문에 운전에 부담이 덜하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속도를 올린다. 그만큼 일상생활 속에서도 큰 불편함 없이 여유롭고 쾌적하게 차를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돌리면 조금씩 본성을 드러낸다.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엔진회전수다. 1000RPM 이상 껑충 올리며 순식간에 날카로운 성격으로 변모한다. 스로틀 양에 맞춰서 한층 풍부한 성능을 뿜어내고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너무나 쉽게 원하는 속도 그 이상의 영역으로 차를 올려놓고 여유롭게 질주한다. 속 시원하게 뻗어나간다 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한번 더 욕심을 부려 스포츠 플러스로 바꾸면 진정한 911의 본성을 경험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엔진 회전수가 배로 뛰면서 쉽게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레드존 가까이 붙이기를 좋아하며 엔진의 능력을 끝없이 쥐어 짜낸다. 응답이 빠른 변속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파워트레인 완성도가 부쩍 올라가며 가속페달에 조금만 힘을 주어도 기다렸다는 듯이 튀어나간다. 

 

 엄청난 가속을 한 번 경험하면 쉽게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다. 화끈한 사운드는 흥분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요소다. 정제되지 않은 걸걸한 소리가 매우 인상적이며 강한 중독성으로 돌아온다. 데시벨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끝없이 실내에 올려 퍼지며 운전자를 자극한다. 그만큼 무작정 굉음만 지르는 고성능 차들과는 선을 긋는다.

 









 

 굽이치는 코너에서는 섀시 컨트롤에 합이 두드러진다. 능동적인 스포츠 서스펜션을 바탕으로 좌우 피칭을 극적으로 잡아낸 PDCC, 조금의 틀어짐도 허용하지 않는 토크 백터링까지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주며 끝없는 감동을 전달한다. 운전자는 절도 있게 움직이는 차와 한 몸이 되어서 누구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누릴 수 있다. 911과 함께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고 차에서 내려오기 싫을 정도로 사랑에 빠지고 만다. 

 

 주행을 하는 순간에는 타르가만의 장점도 더욱 두드러지게 다가온다. 룸미러에는 통유리를 통해 뒤쪽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톱을 열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름다운 자연이 나를 반긴다. 소프트톱으로 떨어지는 빗소리와 여과 없이 들을 수 있는 여러 사운드까지 낭만을 더하며 더없이 행복한 운전을 할 수 있다.

 

 ▲진보된 기술, 혁신으로 거듭날 신형 내년 등장
 한편, 포르쉐는 또 한번의 혁신적인 진화를 이뤄낸 신형 911을 내년 국내 선보인다. 핵심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T-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터보의 앞글자 T, 여기에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이 어우러져 하이브리드 단어를 사용했는데 기존 내연기관 엔진의 능력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면서 환경 규제를 충족하고 무게 중심과 경량화까지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정통 스포츠카를 향한 브랜드의 의지와 능력,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다.

 





 

 적용 차종은 카레라 GTS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T-하이브리드의 핵심은 커진 엔진과 줄어든 터보차저에 있다. 먼저 카페라 GTS 기준 기존 3.0ℓ에서 3.6ℓ 수평대향 엔진으로 사이즈가 커졌다. 이와 함께 양쪽에 대칭형태로 들어있던 트윈터보가 사라지고 한쪽 끝에만 모노터보를 달았다. 개수를 줄이면서도 터빈 안쪽에 회전양과 반응을 더욱 빠르게 도와주는 전기모터를 추가해 반응은 더 빨라졌다. 

 

 전기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전달해 끊김 없이 강력한 열 효율을 발휘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터보 특유의 지연현상(터보렉)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원리는 실제 F1 경주차에서 사용하는 열 회수 원리와 같다. 여기에 새 터보와 연결돼 있으며 중앙을 차지하는 부분은 전부 미립자 필터로 환경 규제에 철저히 대응했다. 

 

 이와 함께 엔진과 합을 맞추는 PDK변속기 역시 클러치를 없애고 전기모터가 앞쪽에 위치해 보다 빠른 변속을 유도한다. 새 엔진과 환상의 궁합을 보여주며 911만의 신개념 전동화 파워트레인 완성도를 결정짓는다. 이 외에 앞쪽에 자리잡은 400V 배터리는 1.9㎾h급으로 순간적인 출력에 도움을 준다.

 

 새 시스템 적용 결과 최고출력 541마력을 발휘하고 최대토크도 62㎏∙m로 껑충 올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도 기존 3.4초에 3.0초로 크게 줄었다. 이 외에 뉘르부르크링 서킷 랩타입은 기존 대비 8.7초나 줄어든 7분16초 93을 기록했다. 외관은 개선된 디자인과 에어로다이내믹, 새로운 인테리어, 업그레이드된 기본 사양 장비와 확장된 연결성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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