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 존재감 높이는 디자인 적용
-경쾌한 반응과 역동적인 성능 인상적
-합리적인 가격 책정하며 상품경쟁력 ↑
포드를 대표하는 SUV를 꼽으라면 단연 익스플로러가 떠오른다. 북미에서 1990년 첫 출시된 이후 글로벌 대형 SUV 전성기를 연 상징적인 차이며 미국 시장에서는 지난 35년간 가장 많은 누적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링카 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포드코리아 설립 직후인 1996년 2세대 모델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현 6세대에 이르기까지 성장를 거듭하며 수입 대형 SUV 시장을 선도해 왔다. 굵직한 타이틀을 확보하고 있는 익스플로러가 부분변경 신형으로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탄탄한 상품구성과 합리적인 가격 등을 내세워 경쟁력이 한 층 높아진 게 특징이다. 새 차의 매력을 살펴보기 위해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겉모습의 변화는 크다. 램프는 얇아졌고 그릴은 커져 강약 조절을 이어낸 모습이다. 차의 존재감을 나타내기에 훨씬 좋고 균형 잡힌 모습으로 바뀌었다. 대형 SUV답게 커다란 로고와 그릴, 주변에 무늬까지도 무척 큼직하다. 여기에 유광 블랙을 둘러 통일감도 살렸다(플래티넘은 브러쉬 처리 된 은색장식을 사용했는데 이 또한 고급스럽게 다가온다).
안개등이 위치한 범퍼 양 끝단 장식을 비롯해 스플리터, 보닛에 붙은 익스플로러 레터링은 반짝이는 블랙으로 마감해 고급 감을 높인다. 옆은 휠 타이어 조합이 인상적이다. 건메탈 재질로 별 모양 휠이 시선을 사로잡고 안쪽을 채우는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가 스포티한 감각을 배가시킨다. 오랫동안 포드가 사용해온 B-필러 터치 도어락은 과감이 삭제했다. 대신 ST-라인 배지와 사이드 미러, 윈도우 몰딩 주변에 유광 블랙을 둘러 요즘 흐름을 잘 반영한 모습이다.
후륜 구동 기반이기 때문에 앞쪽 오버행이 상당히 짧다. 반면 뒤쪽은 길게 빠져 있어 대형 SUV 다운 맛을 잘 전달한다. 균형감이 좋고 덩치가 상당해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뒤는 테일램프 변화가 인상적이다. 트렁크 가운데 쪽으로 길게 제동등을 표시해 차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또 램프와 램프 사이를 길게 유광 블랙으로 이어 넣었다.
트레일러 연결 고리를 기본으로 제공한다는 점도 레저 활동을 즐기는 소비자에게는 더 없이 유용한 구성이다. 실내는 완전 변경 급으로 바뀌었다. 변화의 폭이 크지 않았던 포드 입장으로서는 과감한 시도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 형상, 센터 터널 등 거의 모든 부분이 새로워졌다. 그 중에서도 단연 시선이 가는 부분은 13인치가 넘는 대형 센터디스플레이이다.
와이드 형태로 세련미를 키우며 직관성도 훌륭하다. 안쪽을 채우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간단해 마음에 든다. 이와 함께 디지털 계기판은 심플한 모습이며 매우 선명하고 큼직한 숫자들로 인해 해드업 디스플레이가 따로 필요 없을 정도다. 주행 모드를 바꿀 때면 화려한 그래픽과 함께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 스티어링 휠은 차의 크기를 감안하면 작은 편이다. 이와 함께 부드러워 조작이 힘들지도 않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바로 사용 가능한 몇 가지 버튼만 위치 할 뿐 최대한 간결하게 다듬고 안쪽으로 깊은 공간을 자랑하는 수납함과 휴대폰 무선충전패드를 마련했다. 쓰임새가 좋으며 이는 센터 터널로 이어진다. 두툼한 벽을 세웠고 깊은 컵홀더와 공간을 갖고 있어 SUV다운 활용성을 키웠다. 반면, 조그셔틀 타입 변속 레버는 기존과 같다.
감성 품질을 높이는 요소도 많이 개선했다. 대표적으로 뱅엔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다. 10개의 스피커가 들어가는데 대시보드 중앙을 흐르며 마치 사운드바 형태로 표현 돼 있어 신선하다. 이와 함께 ST-라인의 특징을 살려 검빨 조합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천과 가죽을 적절히 섞은 스포츠 시트도 착좌감이 좋다.
ST-라인은 7인승이 기본이며 2열 독립식 캡틴 시트가 장착돼 있다. 미국 차답게 매우 커다란 면적을 보여준다. 또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각도가 절묘해 여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중앙에는 전용 공조장치와 열선시트, 충전 단자, 컵홀더가 있고 도어 패널 안쪽에는 여분의 컵홀더가 각각 두 개씩 추가로 마련돼 있다. 송풍구는 천장에 있으며 햇빛 가리게도 제공해 부족함이 없다.
3열을 들어가는 방법은 매우 간편하다. 2열 시트 어깨에 위치한 레버를 당기면 원터치 방식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해 주기 때문이다. 타고 내릴 때 내구성이 약해 질 수 있는 발판은 미끄럼 방지 플라스틱으로 감싸는 센스도 발휘했다. 이를 바탕으로 들어간 3열은 넉넉하다. 특히, 머리 위 공간이 매우 여유로워 답답하지 않다.
거대한 파노라마 선루프와 큼직한 양쪽 유리창도 개방감을 더한다. 전용 충전 단자와 컵홀더 등을 마련해 구색 맞추기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트렁크는 모든 시트를 펼쳐도 수긍할 만한 좋은 공간이 나오며 바닥 면에도 깊은 수납함을 만들어놨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3열이 전부 잡히고 2열까지 접을 경우에는 매우 광활한 공간이 연출 된다.
▲성능
새 익스플로러는 플래티넘과 ST-라인 모두 직렬 4기통 2.3L 에코부스트가 기본이다.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kg.m를 발휘하며 10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힘을 낸다. 사륜구동이 기본이고 환경부 인증 기준 효율은 복합 8.7km/l를 달성했다. 초기 발진 가속은 매우 민첩하다. 라이벌과 비교해도 빠른 편이며 한번에 훅 하고 달려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드럽게 속도를 올리기 보다는 빠른 가속을 통해 경쾌한 감각을 유도한다. 중속에서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고속으로 향하는 과정은 역시나 민첩하게 엔진 회전수를 튀긴다. 차의 덩치와 무게를 잊을 정도로 무척 잘 나가는 느낌을 받으며 운전에서의 만족이 상당히 커진다. 2.3 에코부스트 라는 명칭만 가지고 밋밋할 거라는 생각이 큰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는 10단 자동변속기가 큰 역할을 해낸다. 실 주행 구간에서 단수를 매우 촘촘하게 쪼개 놓아 즉각적인 동력 전달이 가능하다. 이는 우수한 초기 응답성으로 보답한다. 반대로 항속 주행 시에는 사실상 7단부터 연료 효율에 집중하며 기름을 조금 쓰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해낸다. 이처럼 똑똑한 변속기 덕분에 엔진이 더욱 돋보이며 빛을 낸다. 좋은 파워트레인 조합이다.
또 한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사운드다. 제법 매콤한 엔진음이 실내에 울려 퍼지는데 시끄럽거나 듣기 불편한 소리가 아니다. 굉장한 중독성을 바탕으로 차의 감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톤이 한 층 커지면서 미국 머슬카의 향기마저 불러일으킨다. 소리가 듣고 싶어서 자꾸만 가속 페달을 밟을 정도이며 개성을 강조한 익스플로러만의 특징이 돋보인다. 물론 이 같은 소리는 강하게 스로틀을 여는 순간에만 들을 수 있으며 정속 주행 시에는 한 없이 차분하고 조용할 뿐이다.
서스펜션은 탄탄한 편이다. 유럽차 느낌이 강하며 노면을 단단하게 움켜쥐고 안정성을 확보한다. 그만큼 스티어링 휠을 빠르게 돌리는 순간도 크게 위험하거나 휘청이지 않는다. 지상고가 상당한 대형 SUV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실력이다. 전체적인 승차감도 크게 헤치지 않으며 탑승자 모두에게 고른 만족을 준다. 포드 노하우로 가득하며 한 두번 큰 차 만들어본 솜씨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제동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일정한 답력을 제공하며 풀-브레이킹 순간도 최대한 안정적이게 차를 잡아 세운다. 꿀렁이지 않아서 불쾌한 감각이 없고 감을 잘 잡으면 최적의 제동도 가능하다.
반면, 핸들링은 무난하다. 적당히 방향을 트는 수준이며 차분한 감각으로 다가온다. 그만큼 스포티한 주행보다는 에코나 컴포트 모드에서 조합이 더 만족스럽다. 크게 호불호 없이 평균 값을 잘 맞춘 세팅이다.
참고로 주행 모드의 지형 관리 시스템은 총 여섯 가지를 지원한다. 주행 환경 및 노면 조건에 따라 일반(Normal), 에코(Eco), 스포츠(Sport), 미끄러운 길(Slippery), 견인/끌기(Tow/Haul), 오프로드(Off-Road) 중 선택해 어떤 환경에서나 안정적이고 편안한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트레일러 토우 패키지도 적용돼 견인력은 물론 아웃도어 활용성을 확대했다.
안전 품목은 포드의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인 코-파일럿360 어시스트 2.0이 기본이다.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보조, 차선 유지 시스템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360도 카메라와 함께 운전자의 안전 주행을 돕는다. 각 기능은 알맞은 수준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장거리 주행 시 적절히 활용하면 피로도를 크게 낮출 수 있겠다.
▲총평
익스플로러를 보면 포드의 오랜 큰 차 만들기 노하우를 살펴볼 수 있다. 쓰임새 좋은 공간과 함께 미국차 특유의 감성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고 탄탄한 기본기도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 화려한 맛은 덜하지만 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편리함과 가치가 높아지고 매력이 커지는 차다.
라이벌은 흉내낼 수 없는 익스플로러만의 독보적인 실력이며 긴 시간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신형은 가격을 낮춰 경쟁력까지 확보했기 때문에 더욱 구매 의지를 높인다. 화려하게 복귀한 포드의 대표 SUV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가격은 ST-라인 6,290만 원, 플래티넘 6,900만 원(부가세 포함, 개별소비세 5% 적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