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 키우고 감성 품질 끌어올린 중형 SUV
-강한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조합 인상적
국내에서 수입 중형 SUV는 가장 치열한 세그먼트 중 하나다. 적당한 크기와 알찬 공간활용, 저마다의 고급스러운 감각을 내세우며 패밀리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층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폭넓은 선택지가 있으며 소비자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이처럼 뜨거운 경쟁구도 속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바로 BMW 신형 X3다. 기존에도 우수한 판매량을 바탕으로 많은 팬 층을 확보한 만큼 신형에 대한 기대도 커지는 상황. 새 차의 매력을 살펴보기 위해 고성능 버전인 M50의 키를 건네 받아 시승에 나섰다.
▲디자인&상품성
외관은 매우 커진 차체를 바탕으로 단번에 신형임을 알게 한다. 실제로 길이와 너비가 모두 커졌고 높이는 반대로 낮아졌다. 그만큼 조금 더 스포티한 비율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길이가 압권이다. 기존 대비 65㎜나 길어진 탓에 한 체급 위의 차를 보는 듯하다. 디자인은 최대한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범퍼의 면적을 넓히고 둥글게 처리해 조금 순한 느낌도 전달 받는다.
물론 엣지 있게 끝을 다듬은 헤드램프를 통해서 명확한 존재감은 여전하다. 주간주행등은 두 줄의 ‘ㄴ’자 모양으로 신선함을 더하며 대비되는 커다란 키드니 그릴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M50은 가로 형태의 유광 블랙으로 덮었으며 베이직과 M 스포츠 패키지는 대각선 형태로 표현했다.
225/40R 21 사이즈의 타이어와 블랙 휠,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 조합도 마음에 든다. 이와 함께 날렵하게 다듬은 C-필러와 사이드미러, 곧게 뻗은 캐릭터 라인도 멋을 더한다. 뒤는 깔끔해졌다. ‘Y’자 모양의 테일램프는 세련됐고 매끈한 트렁크와 범퍼 주변도 잘 어울린다. 여기에 고성능 차를 뜻하는 쿼드 배기 시스템은 오너의 자부심을 높일 듯하다.
실내는 큰 폭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기존 X3 모습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운전자 중심 구조이며 불필요한 버튼을 최대한 지웠다. 그만큼 차의 대부분 기능은 풀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 일체형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진다.
가장 최신의 BMW 소프트웨어를 탑재했으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제는 제법 익숙하다. 일목요연하게 타일 형식으로 잘 표현했으며 반응이 빠른 게 특징이다. 화면 면적도 상당하기 때문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센터 터널은 매우 실용적이다. 큼직한 수납함과 깊은 컵홀더가 있으며 빗살무늬로 밋밋함을 피했다.
뒤쪽에는 변속 레버를 비롯해 많은 BMW 라인업이 사용하고 있는 버튼들이 눈에 보인다. 센스 있는 감성 포인트도 신형의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도어와 센터페시아 전체에 빛나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단연 압권이다. 그라데이션 효과와 함께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죽과 친환경 패브릭을 적절히 섞어 인테리어를 꾸몄고 하만카돈 사운드 시스템도 불만이 없다.
2열은 적당하다. 기존과 비교해 휠베이스가 동일하기 때문에 눈에 띄게 넓어 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중형 SUV가 보여줄 수 있는 알맞은 공간을 연출했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크게 불만은 없을 듯하다. 특히, 큼직한 유리창을 비롯해 통으로 뚫린 거대한 글라스 루프가 개방감을 더하며 시원스러운 모습이다.
전용 송풍구와 공조장치, 햇빛 가리개, 열선 기능도 알차게 다 넣었다. 슬라이딩은 제공하지 않으며 등받이 각도는 조절할 수 있다. 트렁크는 기본 570ℓ를 제공하며 2열을 접으면 최대 1,700ℓ까지 늘어난다.
▲성능
X3 M50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돼 18마력의 최고출력과 20.4㎏∙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8단자동변속기에 통합되며 M 트윈파워 터보 3.0ℓ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과 결합해 최고 398마력, 최대 59.1㎏∙m를 발휘한다. 사륜구동 시스템은 기본이며 이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4.6초 만에 가속한다.
여기에 가변형 스포츠 스티어링을 포함한 어댑티브 M 서스펜션과 M 스포츠 브레이크, 후륜 차축에 통합된 M 스포츠 디퍼렌셜 등을 기본으로 탑재해 운전자에게 짜릿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 적용으로 공인 복합 효율은 기존 대비 1.4㎞/ℓ가 늘어난 10.6㎞/ℓ이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59g/㎞으로 친환경성이 14.6% 높아졌다.
검증 받은 엔진의 실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시종일관 여유롭게 치고 나가며 언제든지 강력한 힘을 낸다. 특히, 엔진 회전 질감이 매우 부드러워 깊은 만족을 안겨다 준다. 미세한 가속페달의 양 만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속도에 차를 올려 놓을 수 있다. 속 시원하게 달려 나가며 SUV 라는 사실을 잊게 한다.
또 한가지 특징은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3세대로 진화한 버전인데 완성도가 뛰어나다. 소리 소문 없이 엔진이 깨어나고 필요한 순간에 추가 출력을 제공하는 느낌이 탁월하다. 그만큼 이질감 없는 주행 경험을 제공하고 쾌적한 이동을 보장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BMW 정체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스로틀 양에 맞춰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힘과 절도 있는 움직임이 미소를 짓게 한다.
찰떡궁합 변속기는 패들시프트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을 정도 정확하게 단수를 오르내린다. 의도에 맞춰서 반 박자 먼저 판단하며 뛰어난 결과를 제공한다. 노면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든지 펀 드라이빙이 가능한 이유다. 서스펜션은 다른 X3와 비교하면 다소 단단한 편이다. 차의 성격을 고려한 세팅이 돋보이며 유럽차 특유의 감각을 배가시킨다.
이와 함께 핸들링은 수준급이다. 유연하면서도 명확하게 방향을 트는 모습이 기특하다. 굳이 빠른 속도로 달리거나 코너에서만 빛을 발휘하는 게 아니다. 주차를 하거나 저속 상황에서 골목길 등을 통과 할 때도 핸들링은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그만큼 운전에 대한 피로가 크게 줄어든다. 물론 고속 주행 시에는 더 없는 믿음과 자심감을 심어주는 핵심 포인트다.
M 스포츠 디퍼렌셜은 절묘하게 각도를 틀고 M 스포츠 브레이크는 운전자와 최적의 호흡을 맞춘다. 이처럼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빠른 드라이빙을 전개 하는 과정에서 완성도가 높아졌다. 무작정 강한 힘만 앞세워 질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매우 성숙해진 모습을 볼 수 있으며 한 치의 오차도 허용 하지 않고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드러낸다. 차는 이성적으로 판단 한 뒤 운전자에게 깊은 감성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주행 보조 시스템은 차고 넘친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변경 보조, 정면 충돌 및 전방 차량·보행자·자전거 접근 경고, 차선 유지 보조, 후방 충돌 경고 기능 등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이다. 또 주차 보조 기능과 서라운드 뷰, 후진 보조 기능 등이 포함된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도 들어간다.
다양한 기능은 T맵 기반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과 좋은 궁합을 보여주며 편안한 운전을 지원한다. 장거리에 대한 부담이 없고 경로 안내는 증강 현실 뷰로도 확인 가능해 길을 놓칠 확률이 적다. 심지어 넓은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완벽하게 연동되기 때문에 여러모로 조금의 아쉬움이 나타나지 않는다.
▲총평
X3 M50은 중형 SUV가 가질 수 있는 매력 포인트를 간직하면서도 신형다운 가치를 잘 표현한 차다. 세련된 디자인과 폭 넓은 기능을 넘어 BMW의 최신 기술력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동을 켜고 운전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느낄 수 있으며 차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감동은 깊어진다. 또 이 과정에서 브랜드가 추구하는 정체성도 같이 알 수 있다. 세그먼트 판을 흔들 준비를 마쳤으며 적지 않은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강력한 신차가 BMW X3다.
한편, 부가세를 포함한 신형 X3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뉴 X3 20 x드라이브가 6,890만원~7,990만원, 뉴 X3 20d x드라이브가 7,270만원~7,890만원이며 단일 트림으로 출시한 뉴 X3 M50 x드라이브는 9,9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