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 "한국 전기차 시장, 느려도 확실하게 가겠다"

입력 2025년04월08일 07시25분 박홍준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류쉐량 BYD 아·태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 인터뷰
 -"단기 성과보다 신뢰가 먼저..인식 넓혀 갈 것"
 -"인증 지연 문제, 불합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BYD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427만대를 팔며 친환경차 시장에서 '굴기'를 과시했다. 이제 한국 시장에서도 뚜렷한 발걸음을 내딛겠다고 선언한 BYD는 최근 서울모빌리티쇼를 통해 작심한듯 8종의 신차를 쏟아냈다. 

 


 

 공격적인 자세와는 다르게 류쉐량(劉学亮)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단기 성과보다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브랜드 경험 제공을 통해 배터리부터 모터, 제어 시스템까지 전기차의 핵심을 모두 내재화한 기술력을 알리고, 그 위에 신뢰라는 인식을 쌓고 감성을 얹어 나가겠다는 게 류 총경리의 전략이다. 전기버스 시장을 10년간 개척해왔듯 승용차 역시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가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래는 류쉐량 총경리와의 일문일답. 

 

 -BYD의 성장세가 무섭다. 이 같은 확장을 가능하게 한 경쟁력은 무엇이라 보나
 "핵심은 내재화다. 배터리, 모터, 전기 제어 시스템 등 핵심 부품을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생산 역량이 더해져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427만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능력 이상의 시장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한국은 현대차와 기아가 절대적인 점유율을 가진 시장이다. 한국에 진출한 이유가 있다면
 "한국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BYD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핵심 축이다. BYD는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기 전 부터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왔고 기술적으로도 배터리와 반도체 등 모든 가치사슬이 연결되어있다. 이렇다보니 자동차 시장에서도 한국은 단순한 판매처가 아니다. 친환경 산업의 선도국으로서 BYD가 기술과 경험을 기반으로 더 나은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브랜드 정착을 중요 과제로 강조하는데, 정착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단순 판매량보다는 소비자 인식의 깊이에 달려있다고 본다. BYD는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전기 상용차, 특히 전기버스를 꾸준히 공급해왔다. 올해는 전기버스 공급 1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데 그간 서울, 수도권, 지방에서 점차 공급량이 늘고 있고 이는 한국 소비자와 산업계가 BYD를 인정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승용차 역시 같은 방식으로 느리지만 확실히 인식을 넓혀가겠다. 제품을 체험하고 신뢰를 쌓고 다시 선택하는 구조가 정착 기준이다."

 

 -전기차 시장은 저가와 프리미엄이라는 양극단 전략이 공존한다. BYD는 어떤 방식을 지향하나
 "BYD는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일관되게 합리적 가격을 추구한다. 특정 시장에서 무조건 싸게, 혹은 고가로만 접근하는 이분법적 전략을 맞지 않는다. 딜러사, 금융사, 보험사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시장에 맞는 가격을 책정하고 소비자들의 피드백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실절적으로는 가성비가 아닌 가치 중심 가격을 지향한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브랜드 충성도와 감성적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
 "감성은 기술 위에 얹어지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시장은 이제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초기단계다. 감성이라는 개념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닌 경험을 통해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딜러사와 협력해 다양한 시승 프로그램을 계획 중인데 이를 통해 그 차이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소비자가 BYD를 직접 체험하게 되면 성능과 품질,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자연스레 브랜드의 이미지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서울모빌리티쇼에 다양한 차를 공개했는데 앞으로의 제품 전략도 궁금하다
 "모든 제품의 포지셔닝은 명확하다. 아토3는 뛰어난 가성비와 유려한 디자인, 실용적 구성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차다. 씰은 C2B(Cell to Body) 배터리 기술을 탑재한 고급 세단으로 전기차의 새로운 주행 경험을 제공할 제품이다. 씨라이언의 경우 SUV로 패밀리 소비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아직 일정을 확정치는 않았지만 프리미엄 제품군도 시장 반응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인증 지연을 겪었는데 BYD만 특별히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받은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지. 
 "한국 정부와 제도에 대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했고 새로운 기준들이 적용되며 인증 일정이 다소 지연된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불합리라고 보지 않는다. 한국 소비자와 제도에 대한 존중은 기본 원칙이다. 당연히 따라야 할 과정이었고 이를 철저히 준비했다. 한국은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 신뢰를 쌓아야 하는 곳인 만큼 인증, 보조금, 커뮤니케이션에 앞으로도 성실히 임할 계획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데, BYD는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BYD는 배터리 셀, 모듈, 제어 시스템 등 모두 직접 설계하고 제조하고 있다보니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이 크다. 세계 시장에 1,200만대 이상의 친환경차를 공급했고 배터리로 인한 화재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알려진 것과 다르게 LFP 배터리는 재활용 효율도 뛰어나다. 중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폐배터리 회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용 2차 사용을 포함한 다양한 재활용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의 전기차 정비 역량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와 관련한 계획을 갖고 있나.
 "아직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없지만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의지는 매우 높다. 특히 고전압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안전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내 전기차 정비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유관기관에서 좋은 제안을 준다면 열린 자세로 협력하겠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