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다시, 무쏘"..KG모빌리티 무쏘 EV

입력 2025년04월11일 12시3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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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V만큼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전기 픽업트럭
 -아웃도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구성 눈길
 -대비되는 환경 아울렀던 1세대 무쏘 정체성 떠올려

 

 무쏘 EV는 겉과 속이 다른 픽업이다. 외관은 강인하고 실내는 정제돼 있다. 실용적인 적재공간까지 갖췄다. 마치 바퀴가 달린 만능 공구처럼. 1990년대, 진흙밭과 호텔 로비를 넘나들던 최초의 무쏘가 보여줬던 정체성을 연상케 할 정도다. 그리고 이번엔 전기로, 훨씬 더 조용하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접근한다. 

 


 

 ▲디자인&상품성
 무쏘 EV의 외형은 지난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처음 등장한 'O100' 콘셉트카와 똑 닮아있다. 당시 공개됐던 노란색 콘셉트카의 첫 인상이 강렬했던 탓일까. 양산차와 콘셉트의 괴리감이 적어 마치 콘셉트카가 쇼룸을 깨고 나와 도로 위에 올라와있는 것 같아 이질적인 느낌까지 든다. 

 

 그 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좋다. 강인함과 견고한 느낌이다. 전면부는 단단한 느낌이 눈길을 잡아끈다. 두툼한 보닛 위로 날카롭게 그어진 캐릭터 라인과 장식 요소, 도트형 LED 주간주행등, 블랙 그릴 등이 어우러져 자동차가 아닌 산업용 건설기계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실버 스키드 플레이트와 토잉 후크 커버 등 아웃도어 스러움을 한껏 뽐내니 이 같은 느낌이 더 도드라진다.

 



 

 분명 픽업트럭인데 측면에서 볼 때에는 SUV와의 경계가 모호하다. 굵직한 루프 라인과 부풀어오른 휠 아치는 시각적인 균형감을 강조하고 C필러에 자리잡은 손잡이 형상의 가니쉬는 기능적으로도 훌륭하고 데크와 캐빈간의 '트럭 같은' 이질감을 줄여준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코뿔소 엠블럼은 그 옛날 무쏘의 향수를 자극한다. 

 

 후면부는 무쏘 EV의 정체성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자동차라기보다는 단단하고 견고한 도구를 보는 것 같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마치 공구 같은 LED 리어램프와 KGM 음각 엠블럼은 이 차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니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긴다. 

 

 실내 분위기는 180도 다르다. 파노라마 와이드 디스플레이, 화려한 컬러의 시트는 요즘 SUV가 그렇듯 세련된 느낌을 준다. 곳곳에서 은은한 조명을 비추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만족도를 높여주고 더블 D컷 스티어링 휠과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기능성과 감각 모두를 충족시켜준다. 

 




 

 2열도 왠만한 중형 SUV 만큼의 공간을 제공한다. 레그룸은 850㎜, 등받이는 32도까지 젖혀진다. 여기에 2열 열선 시트와 독립 송풍구까지 마련해 후석 탑승객의 편의를 고려했다. 서류상 화물차로 등록되어있는 차가 이 정도라면 차고 넘치는 품목들이다. 

 

 데크는 무쏘 EV의 진정한 무기 중 하나다. 길이 1,345㎜, 너비 1,515㎜의 데크는 최대 500㎏까지 적재 가능하다. 캠핑 장비는 물론이거니와 서핑보드나 소형 바이크를 적재하는 것도 큰 무리가 없겠다. 슬라이딩 커버, 데크 디바이더, 롤바, 루프 캐리어, 스토리지 박스 등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액세서리까지 더하면 활용도는 무궁무진해진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끌어 쓸 수 있는 V2L은 픽업트럭 특유의 다재다능함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주말이면 서울 근교로 나가고싶은 도시 캠퍼들은 물론 공구를 사용하기 위한 건설 현장,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농막에서도 쓰임새가 좋겠다. 

 


 

 ▲성능
 무쏘 EV는 80.6㎾h 블레이드 배터리(LFP)를 탑재했다. 시승한 2WD는 싱글모터로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7㎏∙m를 내며 1회 충전 시 최장 400㎞를 달릴 수 있다. 듀얼 모터 기반의 AWD의 경우 최고출력 407마력, 최대토크 64.9㎏∙m를 발휘하며 1회 충전 시 342㎞를 간다. 

 

 픽업트럭 특유의 거친 느낌을 생각해서였을까. 무쏘 EV의 주행감각은 예상 외로 부드럽다. 코란도 스포츠, 무쏘 스포츠(렉스턴 스포츠) 시절 느낄 수 있었던 투박함 감각은 사라졌고 전기차 특유의 조용하고 정제된 느낌만이 남아있다. 픽업트럭에서 정숙성과 부드러움이라니. 여러모로 KGM의 픽업트럭에 대한 편견이 무너진 순간이다. 

 

 차이가 발생한건 섀시의 성격이 크다. 그간의 픽업은 사다리꼴 프레임 구조를 썼지만 무쏘 EV는 일체형 모노코크 섀시다. 거친 곳을 지나갈 때 데크가 따로 놀고 뭔가가 적재되어 있지 않다면 통통 튀는 승차감이 강했던 과거와 다른 이유다. 

 


 

 조용한 전기차 특성상 자잘한 소음도 크게 들리지만 무쏘 EV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도 많이 억제된 편이다. 광폭 실러와 댐핑 흡음재가 적용된 NVH 설계, 필러에 적용한 흡음재 등 구성요소 대부분을 일반적인 SUV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는 게 KGM 측의 설명이다. 

 

 노면의 충격을 걸러내주는 능력이 제법 괜찮다. 앞 바퀴가 충격을 마주했을 때 보다 뒷 바퀴가 충격을 받을때의 진동이 더 큰 편이지만 예상만큼 불편하지는 않다. 적재 공간에 무언가가 실려있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실제 체감하는 승차감은 공차 상태보다 더 뛰어날 걸로 보인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대부분의 픽업트럭이 그렇듯 여유있는 편이다.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은 산뜻한 편이어서 기존의 KGM 픽업을 생각한다면 가볍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SUV를 운전하듯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겠다. 

 


 

 아쉬운 점도 있다. 휠과 타이어의 선택지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블랙 다이아몬드 컷팅 휠과 일반 다이아몬드 컷팅 휠, 두 가지 디자인이 제공되지만 모두 17인치로 동일하다. 물론 더 큰 휠을 장착하면 승차감은 희생되고 주행거리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선택권이 ‘있느냐 없느냐’는 전혀 다른 문제다.

 

 ▲총평
 픽업은 실용적이어야 하고 전기차는 조용하고 경제적이어야한다. 그리고 SUV는 편안해야 한다. 무쏘 EV는 이 세 가지 명제를 동시에 충족했다. 도심에서는 조용하고 부드럽게, 아웃도어에서는 든든하고 넉넉하다. 전기 화물차로 분류돼 보조금 혜택이 더 크고 부가세 환급 등 사업자 대상 세제 혜택도 상당하다. 캠핑, 레저, 비즈니스까지 아우르는 만능 적재 공간과 감각적인 커스터마이징 액세서리까지. 무쏘 EV는 일상과 아웃도어를 아우르는 만능 캐릭터다. 최초의 무쏘가 진흙밭에서도, 호텔 로비에서도 통하는 고급감과 강력한 성능을 양립시켰던 것 처럼. 

 

 무쏘 EV의 가격은 4,800~5,300만원이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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