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안전’ 형성해 교통 안전 ↑
-몇 가지 사례로 무분별한 편견 지워야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커지게 되면 오히려 교통 안전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퍼스널 모빌리티(이하 PM)는 우리가 도심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수단을 말한다. 버스나 기차, 비행기 등 본격적인 장거리 교통수단을 타기 전 가장 처음 이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라는 뜻이다. 이러한 PM이 많이 활성화 될수록 도심 교통 안전도가 높아진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온 것.
최근 영국에서 PM이 도입되면 기존의 자전거 사고율이 낮아진다는 연구와 실증 사례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영국에서 2020년부터 PM이 도입된 지자체 41곳, 그리고 비슷한 인구구조와 교통사고 건수를 가진 PM 미도입 지자체 41곳을 선정해 영향을 대조 분석했다. 또 자세한 변화를 위해 코로나 기간과 코로나 이후 기간을 나눠서 도입 지역과 비도입 지역의 인구 10만 명당 월별 사고 건수를 기준으로 자전거 충돌 사고 변화율을 도출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비도입 지역보다 도입 지역에서 오히려 자전거 충돌사고가 감소했다. 도입 지역은 자전거 충돌사고가 평균 13~22% 가까이 감소했으며 특히, 중상이나 사망과 같은 치명적인 사고는 20~22%가 감소하며 그 효과가 더 뚜렷했다. 특히, PM 비도입지역보다 안전도 측면에서 48% 높았다는 결과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는 후문.
우리나라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도로교통공단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PM은 자전거, 오토바이 등 다른 개인 이동수단 전체 사고의 3.3%만을 차지했다. 참고로 자전거는 23.0%, 오토바이는 73.7% 수준이며 이에 비해 현저히 낮은 비중이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서는 PM 도입이 단순한 사고 감소를 넘어 '규모의 안전' 형성에 기여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규모의 안전은 도로에서 PM, 자전거 등 비자동차 교통수단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개별 이용자 1명당 사고 위험이 줄어든다는 이론이다. 자동차 운전자들이 도로 위에 PM, 자전거, 보행자 등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고 조심히 운전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즉, 다양한 교통수단이 일정 규모를 형성하며 일상화될수록 '도로의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영국과 한국의 연구를 통해 PM 도입이 자전거 충돌사고 감소에 유의미한 영향을 가져온다는 것이 실증적으로 밝혀졌다. 이는 공유 PM의 도입이 새로운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교통안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PM은 도로 위 불청객 이라는 기존의 인식을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몇몇 사례만을 보고 무분별하게 PM 전체를 색안경을 끼고 보면 안 된다는 뜻이다.
공유 PM 도입이 도시 내 교통안전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정책적으로 큰 시사점을 가져올 수 있다. 규모의 안전 이론의 핵심은 새로운 교통수단이 생활에 자리 잡을수록 도로에는 더욱 안전한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다양한 교통수단 도입을 통해 자동차 중심 도시에서 사람 중심의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PM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온전한 하나의 이동 수단이다. 그만큼 공존과 상생의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전한 도로 위 환경을 위한 마음은 모두가 똑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