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전기차 1티어, 포르쉐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

입력 2025년07월29일 08시5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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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도적인 성능과 완벽한 열 관리
 -전기 스포츠카 기준 세우는 이정표

 

 포르쉐는 발 빠른 전기차 전환과 신속한 개념 정립, 탄탄한 자리까지 구축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중심에는 4도어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이 있다. 수년 전 등장했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타이칸은 지금도 여전히 파격과 혁신을 거듭하며 브랜드 미래를 보여주는 차다. 여기에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한 차가 등장했다. 바로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다.

 



 

 불필요한 무게를 덜어내고 강력한 전기에너지를 추가해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준 것. 실제로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7분7초55라는 숫자를 기록하며 양산 전기차 중 가장 빠른 랩 타임을 등극했다. 또 라구나 세카 서킷, 상하이 인터네셔널 서킷, 브라질 F1 서킷 등 세계 유수의 트랙에서 신기록을 갈아 치우는 중이다. 이처럼 능력치가 엄청난 신상 포르쉐 전기 스포츠카를 직접 시승했다. 키를 받아 운전하고 다시 반납하는 모든 순간이 영화 속 한 장면으로 스쳐 지나가며 잠시 다른 세계로 갔다 온 듯한 느낌이었다.

 

 겉모습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일반적인 타이칸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며 특별한 ‘유닛’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대표적으로 컬러다. 바이작 패키지만의 전용 색상인 퍼플 스카이 메탈릭인데 은은한 펄과 함께 쨍한 보랏빛 차체가 매혹적이다. 단번에 도로 위 시선을 훔치며 모든 사람들에게 드림카 대상이 된다. 시승차은 값비싼 옵션의 데칼도 붙였다. 보닛과 사이드에 타이칸 레터링이 핵심이며 존재감을 한층 높이는 데에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타이칸 터보 GT에서 봤던 에어로 다이나믹 요소들도 스플리터와 사이드 스커트 등 적재적소에 꾸며져 있다. 21인치 터보 GT 단조 경량 휠이 기본이며 시승차는 선택 품목으로 세틴 블랙컬러를 칠했다. 골드 캘리퍼, 카본 세라믹 디스크와도 잘 어울리는 구성이다. 뒤는 거대한 고정식 리어 스포일러가 달려있다. 통 카본이며 220kg의 다운포스 능력도 갖췄다. 심지어 날개 양끝에는 바이작 개발 센터 지도가 새겨져 있다. 

 

 이 차의 또 다른 특징은 실내다. 무게 감량을 위해 불필요한 요소를 전부 들어낸 것. 대시보드 중앙에 놓인 스포츠 크로노 시계도 없고 타이칸을 상징하는 조수석 디스플레이도 뺐다. 바닥 매트도 삭제했고 트렁크는 전동에서 수동으로 바꿨다. 심지어 오디오도 기본이다(원한다면 보스를 그냥 넣어준다). 전부 무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며 그 결과 70kg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시트는 매우 가벼운 풀 카본 스포츠 버킷 타입이다. 워낙 단단해 타고 내릴 때는 불편하지만 서킷에서는 이만한 물건이 또 없다. 절정은 2열로 향한다. 시트를 전부 떼어내고 탄소 섬유로 채워 놓은 것. 분명히 4도어 세단 형태인데 사람은 두 명만 탈 수 있다.

 

 끝판왕 차를 만들겠다는 포르쉐 신념이 놀랍고 대단하다. 그나마 큼직한 수납함으로 꾸며져 있어 공간 활용에 있어서는 조금 도움이 될 듯하다. 당연히 2열을 위한 공조 장치나 송풍구는 없다. 트렁크는 살짝 계단이 지어져 있는데 수납을 하는 데에 있어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보닛에도 별도의 프렁크가 있어 활용도는 충분하다.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의 성능은 압도적이다. 강력한 펄스 인버터를 장착해 최고 580㎾(789마력)의 시스템 출력을 발휘하며, 런치 컨트롤과 함께 760㎾(1,034마력) 오버부스트 출력 또는 최대 전력 측정 방식에 따라 2초 동안 815㎾(1,108마력) 출력을 뿜어낸다. 이를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2.2초가 소요되며 타이칸 터보 GT보다도 0.1초 더 빠르다. 또 15㎞/h 더 빠른 최고속도는 305㎞/h다.

 

 가속은 압도적이다. 스로틀 양에 맞춰서 움찔하며 조금만 깊게 밟아도 강하게 튀어나간다. 몸은 중력을 이기지 못해 뒤로 파묻히고 시선은 급격히 좁아진다.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인데 이성의 끈을 쉽게 놓아버릴 수 있을 정도다. 일반 내연기관 차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폭발적인 성능이며 비현실적인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스포츠 플러스에 두고 런치 컨트롤과 오버부스트를 활용하면 1,000마리가 넘는 말이 한번에 끌어당기는 힘을 느끼게 된다. 시야가 급격히 좁아지고 엄청난 중력가속도에 심장과 머리가 아플 정도다. 끝없이 뿜어져 나오는 도파민과 흥분, 짜릿함을 넘어 웃음과 박수로 마무리된다. 엔도르핀으로 가득하며 최고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전기 에너지의 펀치력을 경험하면 웬만한 고성능 차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가속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매우 강력하고 즉각적인 힘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속도를 전개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완벽에 완벽을 거듭한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즐겁고 신나는 일이며 어쩌면 그보다 더 스릴 넘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는 단순히 속도만 빠른 게 아니다. 뛰어난 열관리 덕분에 모든 벨런스를 이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실제로 전기모터 출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전류의 흐름과 용량, 이를 순환하는 시스템을 전부 새로 설계했다. 기존 타이칸 터보 계열의 600암페어 인버터를 900암페어까지 늘리고 안쪽에 전기를 흘려보내는 소재들도 최대한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바꿨다.

 

 그 결과 배터리에서 더 빠른 동력 전달이 가능해졌고 강한 성능을 다시 회복하는 시간도 짧아졌다. 운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어택모드다. 순간적으로 최고 163마력을 10초 동안 사용하며 이후 단 4초만에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다. 충전량이 30% 이상이고 배터리 온도가 10도만 넘으면 가능하다.

 











 

 코너에서는 액티브 라이드가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양옆은 물론 위아래 움직임까지 잡아내 최대한 수평 값을 맞추기 때문이다. 몸이 크게 쏠리지 않기 때문에 전방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고 궤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 진다. 또 반복되는 와인딩 로드가 펼쳐질 경우에도 피로도가 줄어들고 훨씬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미묘한 차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전자가 겪는 변화는 크다. 

 

 여기에 포르쉐 토크 벡터링이 주는 깔끔한 움직임과 리어 액슬의 뒤 꽁무늬를 말아 넣는 모든 과정까지 그저 아름다울 뿐이다. 한 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고 최상의 결과 값을 만들어낸다. 심지어 앞쪽에 볼록 튀어나온 펜더가 올바른 라인을 탈 수 있게 도와주는 가늠자 역할을 하며 주행 완성도를 높인다. 강력한 성능을 잘 컨트롤 할 수만 있다면 굽이치는 길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통과하며 무리를 이끌 수 있다.

 

 그만큼 공도에서만 타기에는 너무 아까운 차이며 무조건 서킷으로 달려가야 한다. 이 차의 태생과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트랙을 질주하는 장면이 반드시 필요하다. 차와 함께 할 수록 운전 실력은 저절로 늘어나며 랩타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법의 스포츠카다. 가혹한 과정 속에서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는 끝없이 빛나며 훌륭한 결과로 보답한다. 

 











 

 타이칸 터보 GT 바이작 패키지를 운전 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잘나가고 끝내준다”를 넘어서 이러한 차를 양산까지 성공적으로 만들어낸 포르쉐의 능력과 의지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경이롭다”라는 표현이 딱 맞으며 그 어떠한 파워트레인을 마주해도 “포르쉐는 변함없이 포르쉐다”라는 사실을 알게 한다. 

 

 4도어를 가졌지만 2명 밖에 탈 수 없고 최대한 무게를 덜어냈으며 출력은 1,100마력을 향하는, 어찌 보면 이해가 잘 안가는 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포르쉐가 오랜 시간 다져온 기술력의 결정체라고 생각하니 이 차보다 특별한 전기차는 없을 듯하다. 강력한 성능을 품고도 100㎾h가 넘는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400㎞이상 거뜬히 달릴 수 있다는 것도 놀랍다.

 

 심지어 가격도 타이칸 터보 GT와 동일하게 설정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 점도 마음에 듣다. 포르쉐를 넘어 현존하는 전기차 기술의 최 정점을 경험하고 싶다면 무조건 이차가 답이다. 지금까지의 자동차 개념을 지울 만한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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