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스, 스페셜 에디션으로 보는 집념의 역사

입력 2025년08월27일 11시00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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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량·순수·도전의 철학 담아

 

 로터스는 언제나 ‘가볍고, 빠르며, 순수한 드라이빙’을 향한 집념으로 자동차 역사를 써 내려왔다. 창업자 콜린 채프먼의 철학을 바탕으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운전의 즐거움 자체를 구현해온 브랜드는 특별한 순간마다 스페셜 에디션을 통해 그 정수를 드러냈다.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이들은 우승의 순간, 험난한 랠리 무대, 전동화 시대를 내다본 실험, 그리고 한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미드십 스포츠카까지 도전과 진화를 고스란히 담아왔다.

 






 

 1978년 출시된 에스프리 JPS는 마리오 안드레티의 F1 월드 챔피언 등극을 기념한 차종으로 블랙&골드 컬러와 미드십 경량 차체가 당대 로터스의 상징성을 집약했다. 이어 1980년 등장한 썬빔 웍스 랠리카는 랠리 무대에서 250마력의 출력을 뽐내며 WRC 매뉴팩처 우승을 거머쥐어, 로터스 엔지니어링이 비포장 도로에서도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1990년대에는 또 다른 전환점이 있었다. 1994년 엘란 S2 리미티드 에디션은 한국 소비자에게 ‘기아 엘란’으로 알려진 차의 마지막 특별판으로 800여 대 한정 제작되며 전륜 기반의 날렵한 코너링 성능을 남겼다. 이어 1999년 에스프리 스포츠 350은 V8 엔진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350마력, 최고시속 280㎞를 자랑하며 카본 파이버 소재를 적극 도입한 고성능 한정판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에도 실험은 이어졌다. 힐클라임 전용으로 만든 초경량 엑스포제는 636㎏에 불과한 무게로 로터스 특유의 집착을 드러냈고 2005년 선보인 서킷카는 1950년대 명차 ‘일레븐’을 오마주하며 향후 ‘2-일레븐’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8년에는 미국 시장 전용으로 50대만 제작된 엘리스 캘리포니아 에디션이 등장해 고급 투톤 가죽과 아이팟 호환 오디오 시스템 등 감성 품질을 더한 ‘라이프스타일 로터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로터스는 미래 기술에도 도전했다. 2012년 에보라 414E 하이브리드는 414마력 전기 모터와 1.2ℓ 3기통 엔진을 결합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콘셉트로 전동화 시대에 스포츠카가 살아남을 방법을 제시했다. 2018년 공개된 3 일레븐 430 에디션은 430마력 V6 슈퍼차저와 920㎏ 경량 차체로 로드카 중 최강 성능을 기록하며 ‘트랙 레디 머신’의 상징이 됐다.

 






 

 2021년 엑시지 컵 430 파이널 에디션은 2000년부터 이어진 엑시지 계보를 마무리한 차다. 436마력의 폭발적 성능과 1.1톤의 가벼운 차체를 무기로 로터스 미드십 스포츠카의 시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10종의 스페셜 에디션은 경량화와 주행 순수성이라는 철학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면서도 랠리와 트랙, 그리고 전동화 실험에 이르기까지 한계를 끊임없이 넓혀온 흔적들을 보여준다. 오늘날 전동화와 고성능이 교차하는 시대에도 로터스의 특별한 기록들은 여전히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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