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입문형을 넘어선 완성도, BMW 228 x드라이브

입력 2025년12월10일 08시4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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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탄하고 절도 있는 차의 움직임 
 -절묘한 성능과 구성, 가격까지

 

 브랜드 입문형 라인업에 대한 막연한 편견이 있다. 컴팩트한 사이즈를 바탕으로 도심 속에서 활보해야만 할 것 같고 장거리나 고속 안정성, 피로도에 있어서는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선입견이다. 이 같은 인식을 완벽하게 날려 버릴 차가 있다. 바로 BMW 2시리즈 그란쿠페다. 1시리즈와 함께 나름 입문형 제품군에 속하지만 실력은 형들과 비벼도 손색없다. 단순한 컴팩트카 라인업 그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결과값을 보여준다. 직접 테스트 해보기 위해 서울에서 여수까지 왕복 약 800km 구간을 시승했다.

 



 

 복잡한 도심을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에 차를 올려놓았다. 수도권을 벗어나 천안까지는 교통량이 상당히 많았다. 그만큼 빠른 속도보다는 이 차가 갖고 있는 기본기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퍼스널 모드에 두고 여유롭게 흐름에 맞춰서 주행을 했을 때 2시리즈 그란쿠페는 무척 편안했다. 

 

 엔진 회전이 매끄럽고 언제 어디서나 가속 및 감속 페달을 끊어 밟아도 시종일간 자연스러운 반응을 유도했다. 무난하게 속도를 올렸고 운전자는 차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여유롭게 드라이빙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충청남도를 벗어나자 교통량이 크게 줄고 시원스러운 길이 펼쳐졌다. 곧바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돌려서 차의 능력을 확인했다. 참고로 신형 2시리즈 그란쿠페에는 기존 220과 M235 사이에 228 트림을 새로 마련했다. 220의 아쉬운 출력을 보완하면서 M235보다는 다루기 쉬운 최적의 균형점을 맞춘 녀석이다. 

 

 그리고 시승차는 228로 그 특징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었다. 붉은색으로 바뀌는 조명과 함께 스포츠 모드에서는 한층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며 달릴 준비를 마친다. 이 상태에서 스로트를 활짝 열면 차는 호쾌하게 질주하며 기분 좋은 가속을 전달한다.

 









 

 후련하게 속도 바늘을 올리고 RPM 게이지도 춤을 춘다. 이 모든 과정이 매우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극적인 모션을 연출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자극적이다. 맛으로 비유하면 마라맛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맛있게 맵다 라는 표현이 맞을 듯하다. 여기에 감칠맛까지 한 스푼 더해지면서 자꾸만 찾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실제로 직렬 4기통 2.0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궁합이 환상적이다. 출력도 245마력까지 올라갔고 40.8kg.m의 최대토크는 M235와 동일한 수치다. 컴팩트한 차를 이끌기에는 전혀 부족하지 않으며 오히려 일정 구간에서는 힘이 넘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고속주행 그 이상의 한계 영역에 도달하거나 빠르게 추월가속이 필요할 때는 더 큰 만족을 안겨 준다. 무엇보다도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반응이 꽤 마음에 든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해도 아쉬울 게 없을 정도로 직관적인 응답을 갖춘 것. 업시프트 뿐만 아니라 다운시프트에서도 생각했던 것보다 반 박자 먼저 행동하며 엔진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한다. 

 

 컴팩트카 라인업에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인데 숨은 보석을 찾은 것처럼 기분이 좋다. 이 같은 포인트가 또 있다. 바로 서스펜션이다. 라이벌과 비교해도 탄탄하게 세팅했는데 고속 주행에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노면을 단단하게 움켜 쥐고 우수한 고속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에 일 등 공신 역할을 한다. 흔들림 없이 견고한 모습으로 전체적인 주행 완성도를 높인다. 그렇다고 마냥 딱딱하지도 않기 때문에 평균 이상의 승차감을 확보하면서 노면도 읽을 줄 안다.

 

 와인딩 로드에서는 그 특징이 더욱 부각되는데 서스펜션 능력을 바탕으로 BMW 특유의 핸들링이 더해진 결과 무척 재미있는 코너링 실력을 보여준다. 휠타이어 세팅도 좋기 때문에 조금 더 과감한 어택을 해도 온전히 받아낸다. 무엇보다도 228에는 사륜구동 시스템 x드라이브가 기본이다. 밸런스가 훨씬 좋아졌으며 황금 비율을 바탕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전륜구동 기반 플랫폼이지만 사륜구동 시스템을 넣었을 때 합도 매우 좋아서 BMW의 엔지니어링 기술에 감탄을 할 수밖에 없다.

 

 여수에 도착해 몸을 풀면서 차를 살펴봤다. 완전변경 답게 외관의 변화는 크다. 크기를 줄인 헤드램프는 한층 날렵한 인상을 전해주고 와이드 형태로 늘린 키드니 그릴 역시 신형다운 매력을 드러낸다. 그릴 가장자리에 조명을 두른 아이코닉 글로우 덕분에 존재감도 높아졌다. 

 

 M 스포츠 패키지가 기본이기 때문에 범퍼와 각종 장식 부분은 전부 유광 블랙으로 꾸몄다. 크기는 단연 컴팩트카 기준을 따른다. 그럼에도 길이와 높이가 이전 세대 대비 커졌기 때문에 조금 더 듬직한 인상을 전달한다. 희미하게 교차되는 캐릭터 라인은 입체적이며 19인치 유광 블랙 휠과 굿이어 이글 F1 전용 타이어, 파란색 브레이크 캘리퍼 조합도 훌륭하다. 

 









 

 이와 함께 BMW 상징과 같은 호프마이스터 킨크 디자인을 C-필러에 넣어 정체성을 키웠고 숫자 2로 표시한 음각 장식도 좋다. 평소 2시리즈 그란쿠페의 아쉬움으로 지적됐던 뒤태 역시 큰 폭의 변화를 거쳤다. 트렁크 리드 라인이 차분하게 내려왔으며 테일램프는 조금 더 각을 사용해 선명한 인상을 전달하고 번호판 위치가 살짝 올라와 전체적으로 비율을 잘 맞췄다.

 

 실내는 한층 깔끔해졌다. 불필요한 버튼을 전부 화면 안으로 넣어서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모습이다. 풀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일체형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여느 BMW 제품에서 봤던 것과 동일하며 이제는 익숙하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루는 데에도 흥미를 더한다. 여기에 가장 최신 운영체제인 OS 9을 탑재했기 때문에 T맵 내비게이션과 함께 각 기능의 반응도 빠르다. 계기판과 헤드업디스플레이 연동성도 무척 좋다.

 

 센터페시아 중앙 부분은 최대한 모던하게 꾸몄다. 조형미를 살린 쪽에 방점을 둔다. 사선 패턴의 조명과 은은하게 숨겨 놓은 송풍구 모양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센터 터널은 공간 활용에 초점을 맞춘다. 커다란 휴대폰 무선 충전 패드와 별도의 수납칸, 커다란 컵홀더 등 물건을 툭툭 놓기에 편하다. 

 

 전자식 변속 레버를 비롯해 운전에 도움을 주는 버튼들은 깔끔하게 하나로 모아 놓았다. M 스포츠 전용 스티어링휠은 그립감이 좋고 시트도 차의 성격을 고려하면 제 역할을 다한다. 심지어 마사지 기능도 들어있으며 하만 카돈 사운드 시스템과 앰비언트 라이트까지 감성 품질을 전체적으로 끌어올린다. 

 









 

 2열은 차의 크기를 감안하면 적당하다. 휠베이스는 동일하기 때문에 큰 차이를 느끼기는 힘들지만 충분히 수긍할 만한 무릎과 머리 위 공간이 나온다. 시트 포지션이 살짝 높고 나름 커다란 선루프까지 갖추고 있어서 개방감도 우수한 편이다. 심지어 프레임리스 도어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타고 내릴 때 조금 더 시원스러운 맛이 있다.

 

 다시 서울로 복귀할 때는 주행 보조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다. 참고로 228 x드라이브에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이다.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등 핵심 안전 기능은 물론이고 차선 유지 보조 및 차선 변경 보조 기능까지 전부 지원한다.

 

 모든 기능을 활성화하면 차간 거리와 차선 중앙은 물론 방향지시등을 넣었을 때 알아서 차선 변경까지 해준다. 앞차가 급하게 끼어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흐름을 유지한다. 그만큼 탑승자가 당황할 일이 없다. 구간 단속이 길게 이어져 있을 때는 확실히 큰 도움이 되고 주행 보조 시스템을 조력자 삼아 장거리 주행을 이어 나갈 때는 그 만족이 배가 된다. 가장 최신의 BMW 안전 기능들이 다 탑재되어 있어서 훨씬 믿음직스럽고 차와 오래 함께 해도 걱정이 없다.

 

 결과적으로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지레짐작 겁먹었던 부분이 모두 해소됐다. 지루함은 찾아볼 수 없고 운전을 하면서 계속 미소만 짓게 된다. 성능과 안정성이 좋다 보니 시간이 쌓이면서 느끼는 피로도도 크게 줄었다. 






 

 한마디로 228 x드라이브는 입문형이라는 꼬리표를 가장 먼저 지워 버리는 차다. 작은 차가 큰 만족을 줄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BMW가 왜 컴팩트 라인업에서도 존재감을 잃지 않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경험이었다. 220의 목마른 부분을 채워주면서도 M235가 부담스럽다면 228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한편, 신형 2시리즈 그란쿠페의 가격은 220이 4,990만원~5,350만원이며 228 x드라이브 5,700만원, M235 x드라이브 6,24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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