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아스 호산 푸조 디자인 총괄 인터뷰
-"역동과 실용의 균형 담은 프렌치 디자인 추구"
-"프렌치 카리스마, 오랜 기간 쌓은 유산서 나와"
푸조가 3세대 3008을 설명하는 디자인 키워드는 명확했다. 실루엣, 라이트 시그니처, 그리고 아이콕핏이다.
지난 7일 본지와 화상 인터뷰를 가진 마티아스 호산 푸조 디자인 총괄은 "2세대도 성공적이었지만 3세대는 스스로를 새롭게 창조한 결과물"이라며 신형 3008의 디자인이 단순한 진화가 아닌 '전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멋이 아닌 효율, 장치가 아닌 경험을 중심에 둔 디자인이라는 점도 함께 강조했다.
3008의 가장 큰 변화는 차체 비례다. 전통적인 SUV 실루엣에서 벗어나 패스트백 형태로 전환한 것. 푸조는 이를 '감각적 선택'이 아닌 '필연적 결과'라고 설명한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주류로 떠오른 전기차 시대에는 공기 역학과 에너지 효율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차의 비율과 실루엣을 바꾼다는 설명이다.
호산 총괄은 라이트 시그니처, 즉 조명 패턴이 푸조 디자인의 정체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요소라고도 말했다. "멀리서도 알아보고, 가까이서도 감탄하게 만드는 장치"라는 설명을 단 그는 시각 자료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며 거리감에 따라 푸조의 '세 개의 발톱' 조명이 다른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조명은 멀리서 보면 단순한 세 줄의 발톱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미세한 조형과 디테일이 드러난다. 전기차·하이브리드·내연기관을 막론하고 동일한 전면 아이덴티티를 유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파워트레인에 따라 얼굴을 나누기보다 하나의 브랜드 얼굴을 일관되게 가져가겠다는 의지다.
실내로 시선을 옮기면 ‘신뢰’라는 단어가 반복된다. 푸조가 말하는 신뢰의 중심에는 아이콕핏이 있다.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 위로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구조는 운전 중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주행 감성을 또렷하게 만든다. 21인치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시야 전면에 떠 있는 듯 배치됐고, 아이토글은 디지털 인터페이스에 물리적 조작의 감각을 더했다.
호산 총괄은 이를 두고 "터치 중심의 조작이 보편화된 시대에 푸조는 숏컷을 직접 설정할 수 있는 아이토글을 통해 덜 보면서 더 직관적으로 조작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실내 공간 구성 역시 운전자 중심과 동승자 케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운전석은 집중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조수석은 감싸는 듯한 개방감을 주는 방향으로 설계해 두 공간의 성격을 분리했다. 여기에 스마트 스토리지 콘셉트를 적용해 수납 활용성을 높였고, 일상 사용을 고려한 충전 공간도 마련했다. 그는 이를 두고 “역동성과 실용성의 균형”이라고 표현했다.
소재와 마감에서는 명확한 선언도 나왔다. 3008에는 크롬을 사용하지 않았다.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크롬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호산 총괄은 "대신 특정 페인트와 색 조합으로 고급감을 표현했고 휠에는 매트와 글로시 마감을 병행해 대비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실내 역시 체크 질감의 소재와 부드럽고 따뜻한 소재를 섞어 기술적 이미지와 감성적 온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푸조는 전동화 시대의 경쟁 구도를 냉정하게 바라본다. 그는 “모든 브랜드가 디자인을 잘하고, 모든 브랜드가 차를 잘 만드는 시대”라고 인정했지만 역사와 경험이 푸조만의 차별화 해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새로운 브랜드는 만들 수 있어도,유산은 단기간에 쌓을 수 없고 푸조가 말하는 ‘프렌치 카리스마’ 역시 여기서 출발한다"라며 "전통 위에 현대적인 반전을 더하고 즐거움과 진지함을 동시에 담아내 파워트레인이 무엇이든 푸조를 탄다는 경험 자체가 브랜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3세대 3008은 여러모로 특별하다. 전동화 이후의 푸조가 엇으로 기억돼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같은 차여서다. 실루엣은 효율을 말하고, 라이트는 정체성을 말하며, 아이콕핏은 여전히 운전의 감각을 이야기한다. 전동화가 표준이 된 시대에도 푸조는 ‘경험’이라는 단어를 디자인의 중심에 남겨두고 있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