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상식을 비웃는 천재", 메르세데스-AMG A 45 S

입력 2026년07월10일 08시4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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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터보로 만들어낸 강력한 출력
 -AMG 기술력과 집념 엿볼 수 있어

 

 AMG A 45 S를 시승하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관통하는 한 가지 "이 차를 만든 사람은 분명 어딘가 비범하다"였다. 일반적인 상식이라면 2.0ℓ 4기통 엔진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배기량은 작고 실린더 수도 적다. 하지만 AMG는 그런 상식을 비웃듯 421마력을 뽑아냈다. 그것도 단순히 숫자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양산차로 완성했고 누구나 구매해 도로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괴물 같은 엔진을 작은 해치백 차체에 집어넣었다는 점이다. 자칫 균형을 잃기 쉬운 조합이지만 AMG는 이를 완벽하게 다듬어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했다. AMG라는 브랜드가 어디까지 기술력을 밀어붙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집약체이자 가장 현실적인 가격으로 AMG의 진짜 실력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차다.

 

 운전대를 잡고 조금만 달려보면 이 차가 왜 포켓 로켓인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폭발적인 가속, 손끝에서 느껴지는 정교한 움직임, 귀를 자극하는 사운드, 그리고 계속해서 더 달리고 싶게 만드는 중독성까지 갖췄다. 한두 체급 위 AMG가 주는 감각과 감각과 비교해도 결코 부족하지 않다. 오히려 짧은 휠베이스와 작은 차체가 만들어내는 독보적인 민첩함은 A 45 S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다. 고성능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물론이고 AMG가 무엇인지 제대로 경험해 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이 차는 최고의 교과서다.

 

 A 45 S는 멀리서 봐도 평범한 A-클래스와는 분위기부터 다르다. 단번에 AMG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만큼 공격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AMG 전용 파나메리카나 그릴이다. 세로로 곧게 뻗은 굵직한 핀은 마치 맹수의 송곳니처럼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중앙에는 거대한 삼각별 엠블럼이 당당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위에는 아팔터바흐를 상징하는 사과나무 문양까지 더해져 AMG의 정통성을 강조한다.

 

 양쪽 헤드램프는 날카로운 눈매를 완성한다. 선명한 주간주행등은 차가 정지해 있을 때조차 역동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범퍼 양 끝을 크게 파낸 공기흡입구와 낮게 깔린 프론트 스플리터는 단순히 장식을 위한 요소가 아니다. 고속에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기능과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측면은 전형적인 핫해치의 비율을 보여준다. 의외로 길게 뻗은 보닛과 넉넉한 휠베이스 덕분에 차체가 실제보다 훨씬 커 보인다. 여기에 앞 펜더를 장식한 터보 4매틱 플러스 배지는 이 차의 성격을 조용히 암시한다.

 

 19인치 AMG 단조 휠 역시 시선을 빼앗는다. 무광 블랙 컬러와 센터락 스타일 디자인은 마치 레이스카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를 만든다. 붉은색 브레이크 캘리퍼와 대형 타공 디스크는 성능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시승차에 들어간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타이어는 421마력의 폭발적인 출력을 노면에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조합이다.

 

 후면부는 짧고 단단하다. 둥글게 다듬어진 볼륨감 있는 차체 위로 큼직한 리어 스포일러가 자리 잡고 있으며 양쪽 끝에 자리한 원형 쿼드 배기구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AMG와 A 45 S 엠블럼은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성능을 가졌는지를 당당하게 드러낸다. 테일램프는 최신 그래픽을 적용해 신형다운 감각을 살렸으며 전체적인 비례감 역시 흠잡기 어렵다. 군더더기를 덜어낸 디자인 속에서도 AMG 특유의 공격성과 세련미를 절묘하게 담아냈다.

 

 실내는 벤츠 엔트리 라인업에서 여러 차례 만나본 익숙한 구성이다. 하지만 AMG만의 디테일이 더해지면서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진다. 무엇보다 완성도가 돋보인다.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을 비롯한 각 부품의 조립 품질은 기대 이상이다. 다양한 소재를 적절히 조합해 소형차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단연 스티어링 휠이다. 두툼한 림과 타공 가죽은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AMG 전용 패들시프트와 스티어링 휠에 자리한 다이얼식 드라이브 모드 조절 버튼은 운전 욕구를 더욱 자극한다. 손을 떼지 않고도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레이스 모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는 점 역시 만족스럽다.

 

 물론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햅틱과 터치 방식을 혼합한 버튼 구성은 익숙해질 때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주행 중에는 물리 버튼만큼 직관적이지 않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 역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최근 경쟁 모델들이 더 큰 화면과 얇은 베젤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크기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내용을 채우는 MBUX와 AMG 전용 그래픽은 여전히 뛰어나다. 실시간 출력과 토크, G-포스, 랩타임 등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스포츠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컬럼식 변속 레버를 적용한 덕분에 센터터널은 깔끔하게 정리됐다. 다만, 중앙에 마련된 고무 패드는 활용도가 다소 애매하다. 공간 활용 측면에서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AMG 스포츠 시트는 몸을 강하게 붙잡기보다 자연스럽게 감싸는 성격이다. 특히, 허벅지보다 상체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능력이 좋다. 시승차에 적용한 그린톤 컬러 조합은 일반적인 AMG와는 또 다른 고급스러움을 전달한다.

 

 기본으로 들어간 버메스터 오디오 시스템도 만족스럽다. 엔진 사운드를 잠시 쉬게 하고 음악을 틀어도 아쉬움이 없을 정도다. 다만, 통풍시트와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빠져 있다는 점은 가격을 고려하면 조금 아쉽다.

 

 2열 공간은 예상보다 훨씬 넉넉하다. 긴 휠베이스 덕분에 무릎 공간이 여유롭고 소형 해치백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만족도가 높다. 시트 포지션은 다소 낮고 별도의 송풍구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일상적인 활용에는 큰 불편이 없다. 트렁크 역시 핫해치가 보여줄 수 있는 수준에서는 충분히 실용적이다.

 











 

 A 45 S의 진짜 이야기는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보닛 아래에는 현존하는 양산 2.0ℓ 4기통 엔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M139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출력은 무려 421마력, 최대토크는 51.0㎏·m에 달한다. 여기에 AMG 스피드시프트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AMG 퍼포먼스 4매틱 플러스 시스템이 맞물리며 시속 100㎞까지 단 3.9초 만에 도달한다. AMG 드라이버 패키지를 적용하면 최고속도는 시속 270㎞까지다.

 

 수치만 봐도 놀랍지만 실제 체감은 더욱 강렬하다. 시동을 켜는 순간 낮고 굵은 배기음이 실내를 채운다. 작은 차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묵직한 존재감이다. 가볍게 페달을 건드리기만 해도 엔진은 으르렁거리며 언제든 뛰쳐나갈 준비를 끝냈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스로틀을 깊게 밟는 순간 모든 감각이 뒤로 밀려난다.

 

 차는 튀어나간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순간적으로 몸이 시트에 깊게 파묻히고 시야는 빠르게 압축된다. 포켓 로켓이라는 표현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작은 차체는 총알처럼 앞으로 쏘아지고 운전자는 그 엄청난 가속에 정신을 빼앗긴다.

 

 놀라운 것은 터보 엔진 특유의 지연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전수는 쉼 없이 치솟고 출력은 마치 끝이 없는 것처럼 이어진다. 특히,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차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스로틀 반응은 더욱 예민해지고 변속 충격은 의도적으로 키워진다. 배기음은 한층 거칠어지며 회전계 바늘은 레드존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간다. 그리고 운전하는 내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다. 이 정도면 정말 이성의 끈을 꽉 붙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AMG 스피드시프트 DCT 8단 변속기는 유독 인상적이다. 직결감이 뛰어나고 반응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운전자가 패들시프트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만큼 먼저 상황을 읽고 최적의 기어를 선택한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고회전 영역이다.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처럼 레드존 직전에서 억지로 변속하지 않는다. 운전자의 의도를 존중하며 회전수를 끝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할 때도 변속 속도는 매우 빠르며 동력 손실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덕분에 운전자는 엔진을 끝까지 끌어쓰는 손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A 45 S의 진짜 매력은 단순히 직선 가속이 아니다. 짧은 차체와 단단한 섀시, 그리고 탄탄한 사륜구동 시스템이 만나 코너에서 압도적인 즐거움을 보여준다. 스티어링을 꺾는 순간 차는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어낸다. 머뭇거림도 없고 망설임도 없다. 마치 오래 함께 호흡을 맞춘 파트너처럼 정확한 타이밍으로 움직인다.

 

 무게 중심은 낮고 차체는 민첩하다. 연속 코너에서도 자세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차와 사람이 하나가 되어 춤을 추는 듯한 감각이다. 표현이 조금 과장될 수도 있지만 정말 탱고를 추는 것처럼 리듬감 있게 코너를 이어간다.

 

 산길을 몇 번이고 오르내려도 피곤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달리고 싶었다.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에도 다시 운전대를 잡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중독성은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

사운드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분명 2.0ℓ 4기통 엔진인데 귀가 받아들이는 소리는 전혀 다르다. 저음이 풍부하고 굵직한 바리톤 음색은 대배기량 엔진을 연상시킨다. 가속할 때마다 배기음은 점점 커지고 변속 순간에는 팝콘 사운드가 리듬을 만든다. 감속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물론 V8 AMG 특유의 압도적인 울림과 완전히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4기통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믿기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다. 단순히 소리를 키운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하나의 악기처럼 세심하게 조율했다.

 

 요즘은 고성능차도 점점 효율과 전동화, 그리고 일상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AMG A 45 S는 조금 다르다. 이 차는 타협보다 본능을 먼저 이야기한다. 어떻게든 더 빠르게, 더 짜릿하게, 더 재미있게 달리기 위해 탄생한 자동차다.

 

 421마력을 품은 2.0ℓ 엔진은 여전히 자동차 기술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걸작이다. 여기에 핫해치 특유의 가벼움과 민첩함, AMG가 오랜 시간 다듬어온 섀시와 파워트레인이 만나 어떤 스포츠카에서도 쉽게 느끼기 어려운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A 45 S는 작은 차체 안에 AMG의 철학과 집념, 그리고 광기를 가장 진하게 농축해 담아낸 작품이다. 그래서 이 차는 변종이면서도 독종이고 동시에 천재가 만든 자동차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AMG의 진짜 실력을 가장 합리적으로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운전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사람을 설레게 만들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느끼고 싶다면 A 45 S는 강력한 선택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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