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의 자율주행"..드리미 로봇청소기 속 숨은 기술은

입력 2026년08월21일 18시0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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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AI로 주변 환경 인식하고 이동 경로 판단
 -10㎝ 문턱 스스로 넘어..구동·제어 기술도 고도화
 -초고속 모터·AI·로보틱스 기술 축적..자율주행과 닮은꼴

 

 자동차와 로봇청소기는 얼핏 전혀 다른 제품처럼 보인다. 하나는 도로 위에서 사람을 이동시키고 다른 하나는 집 안을 돌아다니며 바닥을 청소한다. 그러나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이동 경로를 결정해 목적을 수행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둘 사이의 기술적 거리는 생각보다 가깝다.

 


 

 드리미가 21일 서울 세빛섬에서 '드리미 인 서울' 미디어 행사를 열고 국내에 공개한 신형 로봇청소기 '아쿠아 스팀'에서도 이런 공통점을 엿볼 수 있다. 카메라로 주변을 살피고 인공지능(AI)이 상황을 판단하며 모터와 구동장치를 제어해 장애물을 피해 움직인다. 자율주행차에서 강조하는 '인지-판단-제어'의 구조를 집 안이라는 작은 공간으로 옮겨놓은 셈이다.

 

 드리미에 따르면 아쿠아 스팀에는 듀얼 광각 고화질 카메라와 버사리프트 스마트 내비게이션을 결합한 AI 기반 옴니사이트 내비게이션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장애물을 피해 이동한다. 반려동물의 털과 미세 입자, 투명한 액체 얼룩 등도 구분해 오염 정도와 종류에 따라 청소 방식을 달리한다.

 

 자율주행 기술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자율주행차 역시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의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주행 경로를 결정한 뒤 조향과 가감속을 제어한다. 자율이동로봇 역시 센싱과 인지, 경로 계획, 제어를 결합해 스스로 이동하는 구조를 갖는다. 실제 자율이동로봇 분야에서도 주변 환경을 파악하고 경로를 생성한 뒤 모터 명령으로 변환해 장애물을 회피하는 과정이 자율주행의 핵심 구조로 활용되고 있다.

 


 

 물론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거실을 움직이는 로봇청소기의 기술 난도와 안전 요구 수준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자동차는 보행자와 다른 차, 신호체계 등 훨씬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기계가 센서를 통해 주변을 이해하고 스스로 경로를 만들어 움직인다는 기본적인 기술 구조에서는 접점이 적지 않다.

 

 최근 로봇청소기의 경쟁 영역이 단순한 '흡입력'에서 '이동 능력'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아쿠아 스팀에는 최대 10㎝ 높이의 이중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장애물 극복 시스템이 들어갔다. 드리미는 이를 위해 플렉시아답트 문턱 주파 시스템을 적용했다. 좁은 공간과 높이가 다른 바닥을 스스로 이동할 수 있도록 기구부와 구동계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자동차로 치면 험로 주파 능력을 높이는 것과 비슷한 과제다. 주변 환경을 아무리 정확하게 인식하더라도 실제 차체가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자율이동로봇에서도 경로 계획뿐 아니라 속도와 가속도, 기구적 제약 등을 고려해 실제 움직임으로 구현하는 제어 기술이 중요하다.

 


 

 이 같은 기술의 밑바탕에는 모터가 있다. 드리미는 2015년 설립팀 단계부터 스마트 가전의 핵심 동력원인 초고속 디지털 모터를 자체 개발했고 이후 AI 알고리즘과 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해왔다. 회사가 현재 핵심 기술로 내세우는 분야 역시 초고속 디지털 모터와 지능형 알고리즘, 생체공학 로봇팔 등이다.

 

 로봇청소기가 더 이상 정해진 경로를 반복해서 움직이는 단순 가전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센서가 눈 역할을 하고 AI가 두뇌 역할을 하며 모터와 구동장치가 팔다리가 된다. 공간을 인식하고 이동 경로를 결정하며 예상하지 못한 장애물을 만나면 이를 피해 다시 움직이는 하나의 자율이동로봇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드리미는 2020년 첫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이후 올해 4월까지 글로벌 누적 출하량 1,100만대를 넘어섰다. 회사에 따르면 2026년 1분기에는 전 세계 스마트 로봇청소기 판매량과 매출에서 1위를 기록했다.

 

 자동차 업계가 SDV와 자율주행을 넘어 로보틱스로 기술 영역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반대편에서는 가전업체들이 모터와 센서, AI, 로봇 제어 기술을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 도로와 거실이라는 활동 무대는 다르지만 스스로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계를 만든다는 목표는 점차 닮아가고 있다. 로봇청소기를 단순한 가전제품이 아닌 '집 안을 달리는 자율주행 로봇'으로 바라볼 이유다.

 

 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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