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가벼운 무게로 부담 낮춘 어드벤처
-이지 라이드 클러치(ERC) 탑재, 왼손 부담 줄여
BMW모토라드 라인업 중에서도 GS를 바라보면 미지의 길을 개척하고 싶은 짙은 욕망이 생긴다.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의 상징이라는 배경도 있지만 실제 스로틀을 잡고 달리기 시작하면 이유는 더욱 분명해진다. 포장도로를 벗어나 낯선 길을 마주하고 노면을 하나씩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탐험과 흥분, 기대와 짜릿함이 동시에 밀려오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이크 마니아들에게 호평받는 GS이지만 한 가지 부담도 존재했다. 바로 무게다. 특히 오프로드에서는 무거운 차체 중량과 조작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현실이다. 노면은 쉴 새 없이 변하고 스로틀과 브레이크, 체중 이동에 클러치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BMW모토라드는 이러한 고민에 F 450 GS로 명쾌한 해답을 제시했다. GS 고유의 정체성과 험로 주파 능력은 온전히 가져가면서 178㎏이라는 가벼운 무게와 최신 전자제어 기술을 더해 오프로드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F 450 GS의 외관은 한눈에 봐도 GS 패밀리임을 알 수 있다. 'X'자 형태의 주간주행등과 날렵한 헤드라이트, 차체를 관통하는 플라이라인을 비롯해 높게 솟은 프론트 펜더 디자인 비크(Beak), 헤드라이트 주변부에 날카롭고 역동적인 인상을 더하는 투스(Tooth)가 대표적이다.
시트고는 845㎜다. 수치만 보면 살짝 걱정이 앞서지만 실제 탑승하면 생각만큼 부담스럽지 않다. 14ℓ 용량의 연료탱크 주변을 슬림하게 다듬은 덕분에 다리를 내리기 쉽고 차체를 다루기도 편하다. 앉아서 타는 일반적인 자세는 물론 험로에서 몸을 일으키는 스탠딩 자세에서도 무릎과 차체 사이가 자연스럽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F 450 GS의 가장 큰 특징인 '가벼움'이 숫자 이상의 장점으로 다가온다. 방향을 바꾸고 차체를 눕혔다 다시 세우는 모든 과정에서 부담이 적다. 특히 포장도로를 벗어나 노면이 거칠어지기 시작하면 178㎏의 진가가 더욱 선명해진다.
시승 코스는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았다. 흙과 자갈이 섞인 길부터 크고 작은 요철, 급격하게 노면이 바뀌는 구간과 경사로까지 F 450 GS의 오프로드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이 이어졌다. 하지만 바이크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험로를 시원스럽게 헤집고 나갔다.
앞바퀴가 요철을 타고 넘고 뒤가 순간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차체는 빠르게 중심을 되찾았다. 스탠딩 자세에서 몸을 움직이며 방향을 바꿀 때도 반응이 즉각적이다. 덕분에 다음 장애물을 바라보고 어느 쪽으로 지나갈지 판단할 여유까지 생긴다. 바이크와 씨름하기보다 바이크를 믿고 코스를 공략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2기통 엔진을 차체 구조의 일부로 활용한 프레임은 불필요한 군살을 덜어내 178㎏의 가벼운 무게를 완성했다. 여기에 전후 180㎜ 작동 범위를 가진 서스펜션은 연속해서 들어오는 충격을 능숙하게 받아낸다. 전륜 19인치, 후륜 17인치 휠 조합 역시 거친 노면을 안정적으로 읽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가벼워졌다고 해서 어드벤처 바이크다운 실력까지 가벼워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F 450 GS는 다루기 쉬운 차체를 앞세우면서도 거친 길을 만나면 주저하지 않는다. 오히려 속도를 조금씩 높일수록 탄탄한 하체와 균형 잡힌 차체가 라이더의 자신감을 끌어올린다.
초심자에게는 실수를 받아줄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고 숙련자에게는 가벼운 차체를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재미를 준다. 단순히 '작고 가벼운 GS'라기보다 '가볍게 다룰 수 있는 제대로 된 GS'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동력 성능 역시 차체의 경쾌함과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새롭게 개발한 420㏄ 2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8마력, 최대토크 4.4㎏·m를 발휘한다. 절대적인 숫자가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가벼운 차체를 이끌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특히 오프로드에서는 무작정 강한 출력보다 원하는 순간 필요한 만큼 힘을 꺼내 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스로틀을 열면 차체가 가볍게 앞으로 튀어나가고 험로를 빠져나온 뒤 속도를 붙이는 과정도 경쾌하다. 라이더를 긴장시키는 힘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힘에 가깝다.
엔진의 질감도 인상적이다. 역회전 밸런서 샤프트가 엔진 진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rpm을 높여도 불쾌한 진동이 크게 올라오지 않는다. 덕분에 거친 길에서 끊임없이 스로틀을 열고 닫는 상황에서도 피로가 적고 속도를 높였을 때는 가벼운 차체와 매끄러운 엔진 회전이 맞물려 시원스러운 질주를 만들어낸다.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한 시프트 어시스턴트 프로를 통해 클러치 레버 조작 없이 기어를 변속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GS 트로피 트림에 탑재된 이지 라이드 클러치(ERC)는 F 450 GS가 추구하는 쉬운 오프로드 주행의 성격을 더욱 분명하게 만든다.
ERC의 진가는 험로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울퉁불퉁한 길이나 경사로에서 시동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 왼손에 잔뜩 힘을 주고 반클러치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감속 시에는 일반적인 클러치와 마찬가지로 엔진 브레이크를 유지하며 필요하면 클러치 레버를 직접 조작할 수도 있다.
결국 왼손이 한결 자유로워지면서 라이더가 해야 할 일 자체가 줄어든다. 시선은 진행 방향에 두고 몸은 차체의 균형과 움직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조작을 동시에 신경 써야 했던 어려운 오프로드가 말 그대로 한층 쉬운 주행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전자제어 장비 역시 BMW모토라드답게 풍부하다. 레인, 로드, 엔듀로, 엔듀로 프로 등 총 4가지 라이딩 모드를 지원하며 ABS 프로,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DTC), 다이내믹 브레이크 컨트롤(DBC), 엔진 드래그 토크 컨트롤 등 다양한 안전 기술을 탑재해 라이더의 조작을 자연스럽게 돕는다.
다만 이들 기술이 F 450 GS의 오프로드 실력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잘 만든 차체와 탄탄한 하체, 다루기 좋은 동력 성능이 중심을 잡고 전자제어 기술은 라이더가 이를 보다 쉽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거든다. 덕분에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통과했던 구간도 몇 번 경험하고 나면 조금 더 자신 있게 스로틀을 열게 된다.
F 450 GS를 타고 나면 BMW모토라드가 이 바이크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분명해진다. 오프로드의 재미를 줄여 쉽게 만든 것이 아니라 라이더가 느끼는 부담을 덜어 더 쉽게 재미에 접근하도록 만들었다.
가벼운 차체는 험로에서 몸을 움직이는 일을 편하게 만들고 ERC를 비롯한 각종 전자장비는 조작에 대한 부담을 덜어준다. 그럼에도 거친 길을 만나면 망설임 없이 달려드는 GS 특유의 어드벤처 실력은 온전히 남아 있다. 결과적으로 F 450 GS가 가볍게 만든 것은 바이크의 실력이 아니라 라이더의 부담이다. 그 덕분에 GS가 가진 탐험의 재미는 더욱 가까워졌다.
한편, BMW F 450 GS는 익스클루시브와 GS 트로피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각각 1,250만원, 1,35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