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플래그십의 새로운 대안, 렉서스 LM500h

입력 2024년07월31일 08시3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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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트 클래스 수준의 뛰어난 공간 갖춰
 -고급 세단이 놓친 승하차 편의성도 강점

 

 언제부턴가 플래그십 세단 대신 미니밴을 찾는 높은 분들이 많아졌다. 소위 '봉고차' 정도로 불리며 많은 사람들을 태우기 위한 피플 무버였던 미니밴은 소수의 인원이 누릴 수 있는 프라이빗 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그리고 렉서스가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컨버전 밴을 뛰어넘는 호화로운 구성은 물론 렉서스 특유의 짜임새 있는 구성과 편안한 승차감까지 갖춘 LM500h가 그 주인공이다.

 


 

▲디자인&상품성
 LM500h의 첫 인상은 제법 파격적이다. 렉서스가 만든 미니밴이라는 것을 상상도 해본 적 없어서 그렇겠지만 미니밴 자체로 보더라도 볼거리가 많은 재미있는 디자인이다. 

 대표적인 요소가 전면부다. 앞서 RX에서 보여졌던 ‘스핀들 보디(Spindle Body)’를 그대로 구현했다. 분명 렉서스의 스핀들 형상인게 분명한데 차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모습이 요모함을 연출한다. 보통 MPV라면 실용성과 경제성, 수리 용이성을 고려해 곳곳에 파팅 라인이 자리하지만 LM500h는 이 마저도 덜어내며 매끈한 심리스 타입의 전면부를 구현했다. 

 

 면 자체가 넓은 MPV라면 자칫 둔해보일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날카롭고 반짝이는 조형을 더해 일정 부분 상쇄시켰다. 일본도로 예리하게 베어낸듯한 헤드램프는 물론 곳곳에 자리잡은 크롬 마감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연출한다. 

 



 

 측면은 안정감을 강조한 모습이다. 수평 루프와 사이드 몰딩 및 낮고 길게 뻗은 벨트라인은 탑승객의 시야를 확보하는 기능성과 함께 넓은 좌석 공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후면부 리어 필러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로 이어지는 입체적인 흐름은 독특한 레이아웃을 구현한다. 

 

 인테리어는 일본 특유의 환대 정신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를 담고 있다. 수수한 우드그레인과 잘 짜여진 구성 요소들이 일체감 있게 갖춰져 있다. 소재의 고급감은 물론 최근 렉서스가 확대 적용하고 있는 14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응답성과 UI 구성 모두 훌륭하다. 

 





 

 2열은 항공기의 퍼스트클래스 그 자체를 연상케한다. 프라이빗한 공간을 연출하는 파티션에 48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내장되어있고 상단 유리는 열고 닫거나 디밍 기능을 통해 1열과 완전히 분리시킬 수도 있다. 

 

 시트 착좌감도 여느 고급 세단 못지 않다. 앉는 순간 체중이 곳곳으로 분산돼 나른한 느낌을 준다. 렉서스 측에 따르면 시트는 각기 다른 두 종류의 충격 흡수재와 폼 소재를 사용해 탑승객을 부드럽게 감싸면서도 지탱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무더운 날씨, 탑승객의 체온을 감지해 각 신체 부위에 맞는 온도의 바람을 쐬어주는 타깃 공조 기능도 만족도를 더욱 높여준다. 

 

 시트에 개별 탑재한 멀티 오퍼레이션 패널은 공조, 조명, 루프 및 선셰이드, 시트, 오디오 등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탑승객의 컨디션에 맞춰 실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리어 클라이밋 컨시어지'는 공조, 조명, 릴렉세이션 기능, 시트 포지션 등을 4가지 모드로 제어할 수 있다. 

 


 

 48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는 쓰임새가 좋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셋톱박스를 설치하면 유튜브를 비롯해 넷플릭스나 티빙 같은 OTT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고 화면 분할 기능으로 좌·우 탑승객이 개별 콘텐츠를 시청할 수도 있다. HDMI 포트도 두 개를 마련해 노트북을 연결해 업무를 보는 것도 가능하겠다. 

 

 무려 23개의 스피커 기반의 마크레빈슨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와이드 디스플레이의 만족도를 더욱 높여준다. 퀀텀로직 사운드로 마치 홈 오디오 시스템을 듣는듯한 몰입감 있는 청취감을 제공하고 클래리파이 기능으로 각종 콘텐츠에서 재생하는 콘텐츠의 음원 손실도 일정 부분 보전해준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2.4ℓ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습식 클러치 기반의 6단 자동변속기, 다이렉트4 AWD 시스템이다. 시스템 합산 출력은 368마력 최대토크는 46.9㎏∙m다. 연료 효율은 10.1㎞/ℓ.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승차감이 썩 괜찮다. 전자식 서스펜션을 갖춰 노면의 잔진동을 훌륭하게 걸러내주는 모습이다. 방지턱이 반복되는 구간에서도 부드럽고 능숙한데 방지턱을 넘어갈 때 후륜 서스펜션에서 오는 잔진동이 꽤 오래가는 다른 MPV와 비교해도 차이가 확연하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정숙성도 만족감을 더한다. 특히 새로운 파워트레인은 4기통 엔진의 껄끄러운 소음마저도 줄여냈다. 이렇다보니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동력을 주고 받는 상황도 제법 자연스럽다. 전기모터로 바퀴를 굴리고 있는지, 엔진이 개입했는지 알 수 있는건 에너지 흐름도를 보는 일 뿐이다. 

 

 껑충한 MPV임에도 움직임이 의외로 재밌다. 덩치를 생각하면 제법 즉각적으로 반응한다고 느껴질 정도. 무게중심이 높은 차임에도 차선을 급격하게 바꾸거나 코너를 돌아나가도 예측한 만큼만 아주 서서히 기울고 안정적으로 자세를 고쳐잡는다. 불안한 기색 없이 일관적이다 보니 제법 자신있게 운전할 수 있겠다. 

 


 

  2열은 LM500h의 백미다. 렉서스가 추구하는 편안함과 조용함이라는 가치를 오롯이 누릴 수 있다. 탑승자의 목소리가 소음으로 느껴질 정도고, 정적을 느끼고 싶어 음악을 듣기 싫어질 정도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다. 

 

 반면, 2열과의 사이를 가로지르는 파티션이 운전자 입장에서는 다소 장벽처럼 느껴진다. 등받이를 젖히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운전자의 체형에 따라 등받이를 필요 이상 젖히지 못하는 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 

 

 승차감은 여느 고급 세단 못지 않다. LM500h의 시트 배치 포인트는 일반적인 MPV들의 2열과 3열 사이. 뒷바퀴가 위치해있어 소음과 진동이 꽤 많이 발생하는 구간이지만 오히려 운전석 보다도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운전석에서는 조금 크다고 느꼈던 충격이 2열 시트에서는 좀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어깨나 머리가 흔들리는 비중도 다른 MPV에 비해 적게 느껴진다. 

 


 

 2열 승차감을 극대화 하는 리어 컴포트 모드를 활성화 하면 안락함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다. 등받이를 끝까지 젖히고 레그 서포트를 뻗으면 180도에 가까운 평평한 자세가 연출돼 더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겠다. 

 

 타고 내릴 때의 편의성도 빼놓을 수 없다. 세단과 다르게 허리를 숙일 필요가 없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고령층에게도 좋다. 더욱이 운전석 옆에 마련된 바는 탈 때와 내릴 때 탑승자의 그립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설계해 더욱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2단 구성의 사이드 스텝까지 더해지니 누구나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총평
 LM500h는 여러모로 고급 세단의 단점을 모두 해결한 전천후 만능 의전차다. 세단에서는 영위할 수 없는 넉넉한 공간을 바탕으로 풍부한 기능들을 갖춰 자동차를 단순 이동 공간이 아닌 업무와 휴식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냈다. 타고 내릴 때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어 탑승객의 품위를 지켜줄 수 있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고 렉서스 특유의 편안함과 정숙성까지 겸비하고 있다. 특장 밴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만듦새까지 생각하면 더욱 마다할 이유가 없겠다. 

 

 한편, 시승한 LM500h 4인승 로열 그레이드의 가격은 1억9,6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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