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Y 이어 수입 전기차 3위 진입
-내연기관 포함해도 베스트셀러 톱5 달성
-업계, "가격이 캐즘 돌파 해법" 평가
폭스바겐의 전기차 ID.4가 파격 프로모션에 힘입어 수입차 상위권 차트에 깜짝 진입했다. 업계는 이를 두고 가격 경쟁력이 캐즘(수요 둔화 현상)을 뚫어낼 해법이라고 평가한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폭스바겐 ID.4는 지난달 911대가 팔려 테슬라 모델Y(1,215대), 모델3(921대)에 이어 수입 전기차 중 세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합해도 BMW 5시리즈(1,118대)와 모델3에 이어 베스트셀러 5위에 안착했다.
ID.4의 깜짝 흥행은 브랜드 순위까지 끌어 올렸다. 지난달 폭스바겐코리아 판매량은 1,4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세를 나타냈다. 브랜드 순위는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테슬라코리아에 이은 4위로 지난달(9위)에 비해 다섯 계단 뛰어 올랐다.
업계는 ID.4의 흥행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에 있다고 평가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앞서 지난달 ID.4에 1,386만원에 달하는 프로모션을 제공했다. 여기에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모두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4,000만원 밑으로 떨어진다. 서울시 기준 ID.4의 실구매가는 3,999만원, 전국에서 보조금이 가장 많은 경남 거창군은 3,25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은 뛰어나다.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4,999만원) 실구매가보다 1,000만원 가까이 저렴하고 최근 시장에 등장한 기아 EV3 에어 롱레인지(3,972만원)와 비교해도 불과 27만원 차이다.
이렇다보니 올해 도입 물량 2,000여대는 이미 동이 난 상태다. 이후 추가 물량 도입 여부도 결정된 바 없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이미 선호도가 낮은 컬러마저도 모두 판매가 끝났다"며 "추가 물량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바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ID.4의 흥행이 전기차 캐즘을 돌파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라고 평가한다. 내수 부진과 고금리로 인해 소비 심리가 쪼그라들었고 그 결과 자동차에 큰 돈을 지불하기 어려워진 게 전기차 부진의 결정적인 이유라는 것.
업계 관계자는 "결국 전기차 수요를 끌어 올리기 위한 해법은 가격"이라며 "ID.4는 물론 최근 시장에 나온 기아 EV3나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사례에서 보듯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하는 게 전기차 대중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