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봄바람보다 먼저 온 사람들, 2025 혼다 데이

입력 2025년03월31일 08시55분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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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서 1,000여대 바이크·자동차 몰려 성황
 -더 커진 규모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자 '호평'

 

 3월 29일 오전 10시, 충청북도 증평군에 위치한 벨포레 리조트가 별안간 배기음으로 뒤덮였다. 봄날씨가 다가오다 주춤 하며 영하권을 기록한 아침이었지만 주차장에 가득 찬 1,000여대의 모터사이클과 자동차는 봄을 알리고 있었다. 올해도 혼다 데이가 그렇게 봄을 알렸다. 

 


 

 눈에 들어오는건 다채로운 헬멧과 수트를 입은 참가자들, 그리고 이들 만큼이나 다양한 바이크들이었다. 혼다코리아가 국내에선 판매한 적 없는 정체모를 커스텀 바이크부터 추억을 자극하는 대림혼다 시절의 '택트' 등이 눈길을 끌었고 판매량 만큼이나 다양한 PCX와 슈퍼커브도 볼거리를 더했다. 

 

 각 바이크들은 모두 다른 지역 번호판 만큼이나 참가자들의 여정과 이야기들을 품고 있었다. 어떤 이는 1시간 내외의 거리를 여유롭게 즐기며 왔고, 누군가는 새벽을 달려 멀리서 왔다. 모두의 출발점은 달랐지만 목적지는 같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모여 거대한 혼다 데이를 만들어낸 명장면이다. 

 

 마침내 아내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는 한 참가자는 최근 장만한 것으로 보이는 자신의 골드윙을 보며 흐뭇해 했다. "매년 혼자서 자동차를 몰고 왔는데 올해는 아내와 함께 골드윙을 타고 왔다"며 웃었다. 그의 자랑스러운 골드윙과는 별개로 얼마나 이 행사에 진심인지를 알 수 있던 순간이다.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들은 모두가 친구라는 말 처럼 브랜드의 경계는 없었다. 혼다 뿐만 아니라 BMW모토라드, 할리데이비슨, 두카티, 야마하, 스즈키 등 다양한 브랜드의 모터사이클이 곳곳에서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혼다 데이의 매력은 바이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125㏄ 이하 바이크를 타고 카트 트랙을 달릴 수 있는 '스몰 펀 트랙' 이벤트는 참가자들을 열공케 했다. 갑작스러운 폭설로 오전에만 운영한 탓일까. 짧은 체험에도 이들은 "얼마든지 달릴 수 있다"라며 열정을 뿜어내고 있었다. 

 

 최근 혼다가 오픈한 안전운전 교육 시설 혼다 에듀케이션센터에서는 슈퍼커브를 이용한 짐카나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었다. 자그마한 바이크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아 콘을 터치하는 참가자가 수두룩하자 에듀케이션센터 소속 전문 인스트럭터의 팁 전수가 여러 차례 이어지는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가장 붐빈 곳은 각자가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자리였다. 시승을 마친 참가자들은 헬멧을 벗고 감탄사를 나눴으며 체험을 기다리며 모닥불처럼 피워낸 웃음과 오래된 친구처럼 느껴졌던 처음 본 사람과의 악수 등 모든 것이 행사의 온기로 남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라이더는 “티켓이 1시간 만에 매진됐다는 말에 납득이 간다”며 “브랜드 관계자들이 진심으로 라이더들과 같은 곳을 바라본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타는 일에만 집중된 행사가 아니라 타기 전과 타고 난 후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구성. 혼다코리아는 그 사이에 조용히 ‘진심’을 심어두었다.

 


 

 현장에서 만난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 "작년 행사보다 규모를 키운다고 키웠는데 여전히 부족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라며 "하반기에는 수도권에 더 크게 열 수 있는 장소에 가계약을 걸어뒀으니 더 잘 준비하겠다"라며 웃었다. 

 

 폭설이 잦아든 오후, 참가자들은 하나 둘 다시 길 위로 떠나고 있었다. 출발할 때의 설렘 대신 도착지로 이어지는 안도의 표정이었다. 바람은 여전히 차가웠지만 이날 혼다 데이에 머물렀던 마음들만큼은 분명히 봄이었다.

 

 증평=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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