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기술 진화란 이런 것,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입력 2025년04월23일 09시50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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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폭의 변화 거친 하이브리드 시스템
 -탄탄한 주행과 어우러져 시너지 업

 

 국산 대형 SUV 시장 확대의 주력인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신형으로 돌아왔다. 큰 폭으로 바뀐 얼굴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파워 트레인을 얹은 게 핵심이다. 바로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과 개선된 전기모터,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브랜드 전동화 기술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인기가 많았던 제품인 만큼 소비자 관심도 높은 상황. 직접 장거리 시승을 통해 차의 가치와 매력을 확인해 봤다. 

 



 

 ▲디자인&상품성
 출발에 앞서 간단한 내·외관을 살펴봤다. 전체적으로 신형다운 모습을 잘 살렸다. 전면부에 빛을 내는 부분은 상당히 큰 면적을 차지한다. 주간주행등 겸 방향지시등 면적이 엄청나다. 반대로 메인이 되는 헤드램프는 상대적으로 작게 처리에 강약조절에 힘썼다. 그릴 사이즈도 더욱 확대 됐는데 매우 촘촘하게 무늬를 집어넣어 화려해 보인다. 

 

 범퍼는 액티브 셔터 방식을 탑재했다. 필요한 상황에 맞춰서 플립을 열고 닫아 효율을 챙겼다. 옆은 거대한 대형 SUV 다운 특징이 드러난다. 길고 넓고 높은 차체가 압도적이며 차를 꾸미는 각 부분도 큼직하다. 대표적으로 21인치 휠이다. 캘리그래피 트림답게 빗살무늬를 넣어 고급 감을 살렸는데 상당히 조화롭다. 

 

 휠 하우스도 차체 컬러와 같이 칠해서 깔끔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외에 사각 사이드미러, 두툼한 문 손잡이, 바짝 치켜 올린 각 필러, 맨 뒤에 위치한 두툼한 은색 장식까지 전부 듬직하다. 뒤는 기존 팰리세이드 디자인 흐름을 이어 간다. 대표적으로 테일램프다. 픽셀 느낌이 나는 세로 형태이며 높은 시인성을 갖췄다. 

 

 이와 함께 리어 스포일러 일체형 카메라와 뒷 유리창 안에 매립한 별도의 카메라, 번호판 위쪽 카메라까지 최첨단 기능들로 무장했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트렁크와 범퍼 면적을 무광 은색 장식으로 처리해 균형감도 좋다. 

 











 

 실내는 이전 세대와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시각적으로 공간감을 강조하기 보다는 안락하고 따뜻한 쪽에 초점을 맞춘 것. 도어 패널과 센터페시아, 센터 터널 등이 전부 둥글게 처리했다. 덕분에 편안하고 라운지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안쪽으로 말아 넣은 덕분에 풀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일체형 커브 디스플레이는 매립 느낌이 강하다.

 

 독특한 인상을 전달하며 난반사 등 외부환경에서도 영향을 덜 받는다. 가장 최신의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돼 있는데 그래픽이 한층 정갈해졌고 하이브리드 전용 화면들 역시 보는 맛이 있다. 물리 버튼은 생각보다 많은 편인데 큰 불만이 없다. 오히려 뒷자석까지 조절 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오기 때문에 지금의 구성이 더 낫다. 

 

 센터 터널은 오로지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큼직한 컵홀더와 고속 USB 단자, 무선충전패드까지 전부 실용적이다. 심지어 시승차는 9인승 이기 때문에 센터 콘솔을 올리면 탑승 공간으로 변신한다.

 

 단거리를 이동할 때 잠깐 사용하는 간이 의자 정도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소재는 제법 마음에 든다. “고급스럽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저렴해 보이는 건 더더욱 아니다.

 











 

 컬러 믹스 매치가 좋고 다양한 질감의 소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매우 센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은은한 간접 조명, 보스 사운드 시스템 등 감성 품질을 높이는 요소도 충분 하다. 2열은 차 급을 생각하면 넉넉하다. 공간에 대한 불만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시트 포지션이 약간 높고 면적도 크기 때문에 개방감과 착좌감도 우수하다. 

 

 공조 장치를 비롯해 각종 편의품목은 천장에 붙어 있으며 햇빛가리개, 여분의 컵홀더 등 패밀리 SUV 조건을 두루 갖췄다. 3열은 기대 이상이다. 먼저, 들어가는 방법이 매우 편하다. 2열 시트 옆쪽과 어깨 부분에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원터치 슬라이딩과 전동 리클라이닝을 제공한다. 이 상태로 들어가 일정 간격을 두고 앉았을 때의 느낌은 놀랐다.

 

 상당히 여유롭고 편했던 것. 심지어 3열 시트마저도 전동으로 앞뒤 간격, 등받이 각도를 조절 할 수 있다. 열선은 기본이고 전용 송풍구와 썬루프, 컵홀더, USB 충전 포트 등 없는 게 없다. 모든 좌석 차별 없이 제대로 쓸모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낸 것이다. 단연 패키지 달인답다.

 











 

 트렁크는 3열까지 모두 펼쳐도 수긍할 만한 좋은 적재 공간이 나오며 3열과 2열을 모두 접으면 어지간한 가전 가구도 넣을 듯 하다. 심지어 풀-플랫이 되기 때문에 차박도 무리 없으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모든 좌석을 자동으로 접고 펼칠 수 있다.

 

 ▲성능
 동력계는 가솔린 2.5ℓ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 배터리 조합이다. 엔진은 최고출력 262마력, 최대토크 36㎏∙m를 내며 전기모터는 최고 54㎾, 최대 264Nm을 발휘한다.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 최고출력 334마력, 최대토크 46.9㎏∙m를 달성했다. 배터리는 1.65㎾h 300V급 고전압 리튬이온 방식이다.

 

 특히, 파워트레인 구조가 완전히 달라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변속기에 구동 및 회생 제동을 담당하는 구동 모터(P2) 외에도 시동 및 발전, 구동력 보조 기능을 수행하는 시동 모터(P1)를 새롭게 추가했다. 이를 통해 ‘P1+P2 병렬형 구조’를 완성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잡았고 폭넓은 차급에 적용할 수 있도록 유연성도 확보했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탑승자가 느끼는 만족에는 어떤 게 있을까? 먼저, 저속 상황이다. 가속 페달을 밟고 속도를 올릴 때 매우 빠른 반응과 부드러운 감각을 전달한다. 시동 모터의 위치를 옮긴 것이 상당한 열효율을 만들어냈으며 그만큼 손실 없이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 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된다. 

 

 굼뜨거나 이질감이 느껴졌던 예전 하이브리드 시스템과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이 차를 자주 활용하게 되는 도심 속 막히는 구간에서는 상당한 쾌적함을 전달할 듯하다. 장시간 운전을 이어 나가도 피로도 역시 높지 않다. 이후 중속과 고속 영역에서는 강한 성능을 온전히 체감 할 수 있다. 밟는 대로 시원하게 나가며 부족함 없이 도로 위를 내달린다. 

 

 역동적이고 자극은 덜 하지만 속도를 전개하는 과정 하나만큼을 충분하다. 이 차를 가지고 오로지 달리기에만 목숨을 거는 사람은 없으리라 보기 때문에 지금의 세팅이 훨씬 이상적이다. 물론 조금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동력 배분이다. 엔진 개입이 많고 에너지의 주를 이룬다. 그만큼 평소 알고 있던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전기 모터와 배터리 역할에 더 집중하는 라이벌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비교해서도 살짝 아쉽다. 엔진이 너무 자주 관여하고 많은 양의 에너지를 담당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다. 바로 사운드다.

 







 

 엔진음이 제법 많이 들어오며 하이브리드차에서 기대했던 매끄러운 주행 질감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저속 상황일 때는 영락 없는 전동화 파워트레인이지만 중속과 고속을 포함해 추월 가속 시에는 거친 소리가 아쉽게 느껴진다. 

 

 반면, 기대 이상의 장점도 살펴 볼 수 있었는데 바로 하체 세팅과 서스펜션의 능력이다. 여기에는 각종 특화 기능이 주효했다. 먼저, e-라이드는 2.0으로 진화했다. 과속방지턱 통과 시 차의 상하 움직임을 최소화해 승차감을 극대화한다. 과속방지턱 진입 및 탈출 상황에서 전·후륜 모터의 반대 방향 제어를 통한 차의 무게 중심 변화를 활용해 피치 및 바운스(차의 위아래 움직임) 모션을 최소화한다.

 

 또 -핸들링 2.0은 선회 시 전·후륜 모터를 각각 반대 방향으로 제어해 차의 무게 중심을 낮춰 롤(차가 좌우로 흔들리는 움직임) 방지 성능을 강화했다. 기존 E-핸들링이 단일 모터의 가·감속 제어를 통해 주행 안정성과 응답성을 높였다면 2.0 버전은 보다 정교한 제어로 한층 증가된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에 평이 좋았던 현대차그룹의 전자 제어 프리뷰 서스펜션까지 힘을 더하며 뛰어난 승차감을 확보했다. 불규칙한 도로를 통과하거나 높은 턱을 만나도 전혀 부담이 없다. 충격을 의연하게 흡수하고 매우 편안한 승차감만 전달할 뿐이다. 모두가 좋아할 만한 세팅이며 수입차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렇다고 마냥 물렁물렁 하지도 않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매우 탄탄하게 조여지면서 제법 적극적인 운전도 유도한다. 특히, 배터리 탑재로 인한 무게 증가와 낮은 지상고가 오히려 역동적인 드라이빙 상황에서는 더 도움을 준다. 안정적인 거동을 확보하며 기존 팰리세이드 주행에서의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한다. 

 

 연료 효율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시승차는 21인치 휠과 사륜 구동을 삭제해 복합 기준 11.4㎞/ℓ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실 주행에 나섰을 때 트립 컴퓨터에 찍힌 숫자 기준 도심 속에서는 9.4㎞/ℓ 고속도로에서는 13㎞/ℓ 정도를 보여줬다. 테스트를 위해 스포츠 모드에 두고 와인딩 로드를 격하게 질주 했을 때는 7㎞/ℓ 까지 떨어지는 모습도 나왔다. 드라마틱한 효율은 아니지만 그래도 거대한 차를 이끌기에는 이해 할 만한 숫자다.

 

 소소하면서도 유용한 기능의 탑재도 새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장점이다. 휴식을 위한 스테이 모드는 고전압 배터리를 활용해 전기차의 ‘유틸리티 모드’를 하이브리드 차 특성에 맞춰 적용한 기능이다. 엔진 시동 없이 공조와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차 내 모든 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충전량 70~80% 상태에서는 최대 1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순수 전기차에서 선보였던 V2L을 신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도 탑재했다. 전기차와 동일하게 최고출력 3.6kW를 지원해 캠핑 및 차박 등의 상황에서 다채로운 전동화 경험을 제공한다. V2L은 엔진 가동 시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엔진이 작동하지 않는 스테이 모드에서는 배터리 용량의 최대 50%까지 사용할 수 있다.

 





 

 ▲총평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현대차 대형 SUV 세그먼트가 보여 주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차다. 실내외 디자인과 구성이 전부가 아니며 진보된 기술력을 경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깊은 인상으로 다가온다.

 

 공학적으로 개선된 부분을 실제 소비자가 전부 알지는 못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으며 더 안정적인 파워트레인으로 거듭났다는 것이다.

 

 그만큼 차를 다루는 과정이 불편하지 않고 매우 쾌적하며 기분 좋은 감각으로 전달 받는다. 패밀리 SUV의 진정한 목적과 가치를 실현하는 데에도 제 역할을 다 한다. 새로운 도전을 향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가격은 9인승 익스클루시브 4,982만 원, 프레스티지 5,536만 원, 캘리그래피 6,186만 원이며 7인승 익스클루시브 5,068만 원, 프레스티지 5,642만 원, 캘리그래피 6,326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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