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느낌의 주행감각 인상적
-세련된 디자인과 개선 거듭한 인포
KG모빌리티의 변화가 상당히 빠르다. 토레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이 이상적인 주기에 맞춰 등장했고 그만큼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파워트레인 선택지를 넓히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하이브리드 추가는 브랜드 인지도 및 판매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보인 액티언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다. 세련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기존 불편했던 부분을 개선하고 완성도 높은 동력계까지 얹었다. 새 차의 경쟁력을 확인해보기 위해 직접 키를 건네 받아 시승에 나섰다.
가장 큰 특징은 단연 파워트레인이다. 직병렬 듀얼 모터를 장착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기본이며 연료 효율과 주행 성능 등이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로 호평을 받고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그만큼 엔진 개입을 최소화하고 전기모터와 배터리의 능력을 키운 것이 인상적이다.
실제로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22.5㎏∙m 수준이며 전기모터는 최고 177마력, 최대 30.6㎏∙m로 훨씬 높다.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 최고출력은 204마력이다.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국내 하이브리드 중 가장 큰 용량의 1.83㎾h 배터리와 최적화된 LFP 저전압 배터리를 적용해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이러한 차이는 실제 주행에서 온전히 드러난다. 매우 조용하게 반응하고 가속 페달을 밟아도 스르륵 미끄러지듯이 전진한다. 자연스러운 감각이 일품이며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초기 반응과 유사하다. 중속에서도 마찬가지다. 내연기관 엔진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 센터페시아 모니터 속 에너지 흐름도를 통해 확인해야 비로소 알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는 우수한 정숙성도 한 몫 한다. 엔진룸, 엔진커버, 휠하우스 등에 흡차음재 적용으로 실내의 고요한 감각을 높인 것. 특히, 흡음형 20인치 타이어 적용으로 로드 노이즈 및 타이어 공명음을 차단했다. 쇽업소버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하이브리드에 걸맞는 정숙성과 안정적인 승차감을 제공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물론 고속 영역에 들어가면 어느 정도 한계를 보이는 건 맞다. 다운사이징 터보에서 오는 출력적인 제한, 고 RPM에서 느껴지는 소리와 떨림 등이다. 하지만 이 차를 가지고 일부러 급가속으로 몰아 붙이는 사람은 없으리라 본다. 오히려 실용적인 구간인 저중속에서 장점이 드러나며 전체적으로 탑승자의 만족감을 크게 높인다. 이처럼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상당한 수준의 전동화 파워트레인 능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장점은 자연스럽게 연료 효율로 이어진다. 실제로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기존 가솔린 대비 36.4% 높아진 복합 연료 효율 15㎞/ℓ(20인치휠/넥센타이어기준)을 달성했다. 도심은 15.8㎞/ℓ(20인치휠/미쉐린타이어기준)로 무려 58% 높아졌다. 이는 20인치휠을 장착한 동급 경쟁차의 30% 수준보다 높은 수치다.
왕복 2시간에 걸쳐 주행을 한 상황에서 트립컴퓨터 숫자는 ℓ당 18㎞였다. 도심 속 정체 구간과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 속 에어컨 가동을 감안하면 준수한 숫자다. 고속도로에서는 14㎞ 아래로 내려왔지만 온화한 계절에 국도를 정속 주행 한다면 ℓ당 20㎞는 거뜬히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제외한 주행에 도움을 주는 세팅들은 무난하다. 스티어링 휠 반응은 평범하며 핸들링과 코너링 역시 평균 수준이다. 엄청난 직결감을 강조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허술하거나 이질감이 드는 건 더더욱 아니다. 알맞게 방향을 틀고 속도 상관없이 일정한 피드백을 전달한다. 패밀리 SUV 성격이 묻어나며 탑승자 모두의 고른 만족을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기대 이상의 포인트는 제동에서 나온다. 브레이크 답력이 자연스럽고 가속과 마찬가지로 매끈한 감각을 전달한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편견을 지우기 충분할 정도로 준수한 실력이다. 여기에는 밸런스 좋은 미쉐린 프라이머시 투어 A/S 타이어도 힘을 더한다. 전체적으로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순정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KGM이 소비자 개선 사항을 듣고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외관은 기존 가솔린과 동일하다. 긴 차체와 낮은 루프라인, 중형 SUV보다 넓은 차 폭으로 안정감 있고 와이드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두툼한 후드와 범퍼에 건곤감리 패턴의 주간주행등이 시선을 끌고 주간주행등은 조금 더 굵직해 졌으며 차체 컬러와 유광 블랙을 적재적소에 넣어 깔끔한 모습까지 연출한다.
옆은 액티언 하이브리드의 핵심 포인트다. 날카로운 직선 캐릭터라인과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바디컬러 휠 아치가 모던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각 필러와 루프라인 전체에는 블랙 컬러를 적용해 날렵한 이미지를 키웠다. 이 외에 인피니티 사선 패턴의 20인치 다이아몬드 컷팅 휠도 가솔린과 동일한데 하이브리드만의 차별화를 두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뒤는 직선과 수직의 조화로 와이드한 볼륨감을 강조한다. 일체형 스키드 플레이트 범퍼의 디자인은 안정감을 주고 다크 크롬 소재의 KGM 신규 엠블렘과 수평형 LED 램프, 중앙에 붙은 액티언 레터링도 정체성을 부각시킨다.
실내는 와이드한 공간감과 심플한 수평형 레이아웃으로 꾸몄다.얇은 대시보드와 수평으로 디자인된 센터패시아는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디지털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일체형 커브드 모니터 개선도 마음에 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한결 쓰기 편해진 것. 또 운전자 방향으로 8도 기울어진 디자인으로 높은 시인성과 조작 편의성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기능을 화면 안에서 터치로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공조 장치를 비롯해 센터페시아에는 버튼이 없다. 그만큼 깔끔한 디자인 연출이 가능해졌고 실용성도 좋아졌다. 센터터널은 플로팅 타입으로 살짝 떠 있다. 아래쪽에는 깊은 수납 공간이 있고 위에도 큼직한 컵홀더와 세로로 꽂을 수 있는 휴대폰 무선충전패드, 넓은 센터콘솔이 있다.
이와 함께 크리스탈로 꾸민 전자식 변속 레버를 비롯해 위아래가 평평한 더블 D컷 스티어링휠은 타공 및 스티치로 멋을 부려 요즘 흐름과 일치한다. 컬러 조합도 마음에 든다. 선택에 따라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도어 패널, 시트 등 전체적으로 투톤 컬러로 꾸밀 수 있으며 시승차처럼 블랙 원톤도 가능하다. 레드 스티치가 신선하며 스포티한 무늬를 가진 시트도 좋은 구성이다.
단일 트림으로 나오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편의품목은 알차게 들어 있다. 운전석과 동승석 전동시트는 물론 통풍과 열선 기능도 제공하며 듀얼존 풀 오토 에어컨은 고성능 필터 적용으로 공기 질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시동을 끈 후 자동으로 에어컨에 습기를 건조시키는 애프터 블로우 시스템도 탑재했다. 알파인 프리미엄 사운드시스템, 파노라마 선루프도 들어 있다.
2열은 넉넉하다. 무릎과 머리 윗 공간 모두 무난하며 크게 호불호가 없을 듯 하다. 시트는 슬라이딩 기능은 제공 하지는 않지만 등받이 각도는 살짝 눕힐 수 있어서 조금 더 쾌적한 이동 감각을 보장한다.
전용 송풍구와 USB 충전 타입을 기본으로 수동식 햇빛 가리게도 들어있다. 여기에 헤드레스트는 옷걸이 형태의 행거 타입으로 되어 있어 쇼핑백은 물론 외투를 구김 없이 걸어놓을 수 있다. 트렁크는 기본 652ℓ, 2열 전체 폴딩 시 1,424ℓ까지 늘어난다.
액티언 하이브리드의 경쟁력은 가격에서 나온다. S8 단일 트림으로 3,695만원에 책정했는데 가솔린 대비 278만 원 인상하는 데에 그쳤다. 딥 컨트롤 패키지Ⅱ 및 3D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 등 고급 기능을 추가해도 3,000만 원 후반대에 머문다. 비슷한 크기의 라이벌과 비교하면 분명한 우위에 있는 셈이다.
이처럼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어느 곳 하나 크게 아쉬운 부분을 찾기 힘든 합리적인 SUV다. 세련된 디자인과 알찬 구성은 물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주는 특징까지 모두 어우러져 장점을 어필한다. 국산 SUV 시장에 강력하고 매력적인 선택지가 생겼으며 KG모빌리티의 희망한 미래도 확인할 수 있는 차가 액티언 하이브리드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