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일레트리카, 전기차 치명적 단점 지운다

입력 2025년10월10일 09시05분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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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개념의 일레트리카 사운드 구현
 -전기차 특성 살린 액티브 서스펜션과 전용 타이어

 

 페라리가 현지 시각 9일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순수 전기차를 소개하고 주요 기술을 발표했다. 특히, 사운드와 서스펜션 등 전동화 파워트레인으로 전환했을 때 아쉬움으로 지적될 수 있는 요소를 전부 개선해 기존 페라리만의 매력과 가치를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먼저, 사운드다. 페라리는 내연기관 엔진의 음색을 인위적으로 재현하는 대신 전기 드라이브트레인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부각시키는 방향을 선택했다. 그 결과 페라리 일레트리카의 사운드는 디지털로 만들어낸 가상의 소리가 아니라 부품들이 만들어내는 소리를 직접적이고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 회사는 마치 일렉트릭 기타와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어쿠스틱 기타처럼 통 자체의 울림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픽업(센서)이 줄의 진동을 감지해 앰프로 보내 증폭된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원리다. 리어 액슬에 장착한 고정밀 센서가 파워트레인의 주파수를 포착하고 이를 증폭시켜 외부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쉽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엔진 고유의 진정한 사운드가 탄생했다. 동시에 운전자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차의 역동적인 반응을 감각적으로 증폭시키는 등 기능적으로 유용할 때만 그 소리를 드러낸다. 평상시 주행에서는 탑승자의 편안함을 위해 정숙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운전자가 가속하며 파워트레인에 토크를 요구하거나 수동 모드에서 시프트 패들을 조작하는 순간, 사운드가 활성화되면서 운전자와 자동차가 서로 교감하는 듯한 특별한 연결감을 전달한다는 게 페라리 설명이다.

 

 페라리가 100% 자체 개발한 정교한 제어 시스템은 이러한 사운드 스테이지(소리가 들리는 가상의 공간감)를 구현하는 동시에 청각적인 요소를 드라이빙 경험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승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액티브 서스펜션도 주목할 부분이다. 전기 파워트레인으로 인해 무게 중심이 낮아졌고 구조적으로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페라리 푸로산게에 적용했던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과 최신 슈퍼카 F80의 서스펜션 시스템을 큰 폭으로 진화시킬 수 있었다. 

 

 무게 중심이 낮기 때문에 차의 좌우, 상하 움직임을 제어하는 데 힘이 덜 든다. 이를 통해 핸들링과 승차감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보다 정밀한 차의 움직임을 구현해 최초의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 대비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엔진과 연결된 볼 스크류에서 이루어졌다. 스크류의 피치(나사를 한바퀴 돌렸을 때 앞으로 나아가는 거리)를 20% 더 길게 설계한 것. 차체로 전달되는 관성력을 줄이고 수직 충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흡수 및 제어할 수 있다. 전기엔진은 기존과 동일한 토크를 발휘하면서 안락한 승차감과 역동적인 차체 제어라는 서로 다른 두 성격을 완벽하게 조화시킨다. 섀시, 타이어, 노면 사이의 힘 역시 능동적으로 제어한다. 

 

 쇼크 업소버는 새로운 설계를 통해 무게가 2kg 감소했다. 이제는 윤활유 온도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는 센서까지 통합해 고온과 저온 환경 모두에서 일관된 성능을 보장한다. 이전과 다르게 서스펜션 조절 버튼은 더 이상 마네티노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승차감 설정을 다른 제어 시스템으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었다고 페라리는 설명했다. 액티브 서스펜션 시스템은 네 바퀴 각각의 수직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독립적으로 제어한다. 더욱이 파워트레인 및 사륜 조향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모든 주행 상황에서 차체의 수직, 종방향, 횡방향 움직임을 제어한다. 

 

 한편, 강한 성능을 온전히 땅에 전달하기 위해서 타이어도 전용으로 개발했다. 참여한 세 곳의 타이어 공급사에는 대담하고 새로운 과제가 주어졌다. 그것은 바로 마른 노면과 젖은 노면 모두에서 핸들링 성능의 저하 없이 회전 저항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모든 주행 조건에서 접지력과 안전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회전 저항을 15% 감소시키는 데 성공한 타이어가 등장했다.

 

 차의 낮아진 무게 중심과 관성은 역동적인 주행 상황에서 차축 간의 하중 이동을 줄여 타이어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준다. 이 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차가 가진 성능의 잠재력을 한층 더 끌어올려 효율성과 편안함, 스포츠 성능 사이의 한 차원 높은 균형을 완성했다.

 

 개발에 참여한 세 공급사와의 협력으로 다섯 가지 전용 타이어를 만들었다. 드라이 노면용 3종, 윈터용 1종, 그리고 런 플랫 기술을 적용한 1종으로 나뉜다. 페라리는 고유의 성능 특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도 차의 활용성을 확장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마라넬로)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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