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능력치 갖춘 N 특화 기능
-고성능 전동화 세단의 기준 될 자격 충분해
모두가 바라던 N카가 왔다. 잘 달릴 수밖에 없는 세단 베이스의 강력한 성능을 탑재하고 운전 재미까지 갖춘 아이오닉 6 N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실력은 기대를 뛰어넘었고 차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에서 짜릿한 도파민과 웃음만 가득하다. 감동의 연속이며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되는 자신을 보게 된다.
▲디자인&상품성
외관부터 마음을 훔친다. 고성능을 암시하는 요소들을 가득 집어넣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완벽한 모습이다. 날렵한 스플리터, 커다란 공기 흡입구, 여러 조각으로 나뉜 뒷범퍼만 봐도 단번에 알아 차린다. 여기에 N을 상징하는 전용 컬러와 유광 블랙의 적절한 조화도 마음에 든다.
피렐리 피제로 타이어와 20인치 휠 조합도 충분히 좋지만 핵심은 스완넥 형태의 거대한 고정형 리어 스포일러다. 90kg에 달하는 다운 포스를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차의 얼굴을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전체적으로 일반 아이오닉 6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더욱이 신형으로 오면서 한 층 깔끔하게 다듬은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 모스부호를 연상케 하는 테일램프 등 전부 센스 넘치는 구성들로 채웠다. 이제는 호불호 없이 누구나 다 좋아할 만한 생김새를 갖고 있으며 N에서 보여줄 수 있는 담대함을 외관을 통해 이상적으로 구현했다.
도어를 열고 실내를 들어가면 N 전용 파츠들이 눈에 보인다. 가장 먼저 스티어링 휠이다. 손에 쥐는 감각이 좋고 두툼하게 처리해 조작감도 우수하다. 운전에 즐거움을 주는 마법 버튼들도 가득 들어있어 스티어링 휠을 잡은 두 손은 쉽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는 전용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모니터다. 상당히 많은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만 한 번 눈에 익으면 쉽게 파악 할 수 있다.
그래픽이 선명하고 구현 과정도 다채롭다. N 전용 특화 기능들만 모아 놓은 장면에는 어떻게 차를 재미있게 다룰지 생각만 하면 된다. 전용 시트도 인상적인데 디자인이 멋있고 몸을 잡아주는 느낌도 좋다. 다만 시트 포지션이 조금 높아서 살짝 아쉽다. 이외에 나머지 부분은 기존 아이오닉 6와 동일하다. 사용 편의성이 부쩍 높아진 센터터널부터 면적이 상당한 도어 패널, 터치식 공조장치 등도 전부 그대로다.
2열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세단답게 무릎 공간이 넓고 패키징을 잘 하는 현대차 특징에 맞춰서 매우 광활하다. 천장 부분도 깊게 파 놓아서 헤드룸도 좋은 편이다. 트렁크도 차의 크기를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이다. 오히려 강성을 높이는 붉은색 롤케이지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성능
이번 시승행사는 충남 태안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열렸다. 차의 기본기를 익힐 뿐만 아니라 한계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곳에서 아이오닉 6의 실력을 마구 검증해봤다.
우선 차가 가진 제원부터 살펴보면 아이오닉 6 N은 앞뒤 모터 합산 최고출력 478㎾(약 650마력), 770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할 수 있다(N 그린 부스트 작동 시). 최대 2만1,000rpm까지 회전하는 2개의 모터로 모든 힘을 쏟아냈을 때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3.2초(N 런치 컨트롤 작동 시), 최고속도는 257㎞/h에 달한다.
먼저, 콘과콘 사이를 빠르게 통과하는 슬라럼과 급차선 변경 테스트를 통해 차가 가진 민첩성을 확인했다. 주행 모드별로 격차가 상당하며 꽤 흥미로운 상황이 연출됐다. 노멀 모드에서는 뉴트럴한 감각을 앞세워 정직하게 방향을 틀고 스포츠와 N 모드에서는 매우 절도 있게 움직이며 상남자 성격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고속 헤어핀 구간을 재현한 코스에서는 N 페달의 진가를 알 수 있었다.
N 페달은 코너링 중 가속 페달을 밟는 힘을 줄일 때 회생제동을 강하고 빠르게 걸어 차의 하중을 앞으로 빠르게 옮기는 기술이다. 앞쪽에 하중이 실리면 앞바퀴의 접지력이 높아지고 이를 활용해 코너링 성능을 강화할 수 있다. N 페달을 활성화하면 3단계로 회생제동 강도를 설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모터의 응답성도 단계별로 강해지고 앞뒤 구동력의 분배 비율도 능동적으로 달라진다.
적절한 회생제동 감도와 앞쪽으로 하중이 실릴 때 안정성을 높이는 결과가 기가막힌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고성능 차를 다룰 때에도 크게 불안한 상황이 오지 않게 도와주는 일등공신 기술이다.
이어서 물기가 젖어 있는 원형 트랙으로 이동했다. 아이오닉 6 N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드리프트를 체험해 보기 위해서다. 참고로 신형에는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드리프트 설정이 있다. 정확한 명칭은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다. 운전자가 설정할 수 있는 항목은 이니시에이션(Initiation), 앵글(Angle), 휠 스핀(Wheel Spin) 3가지다.
이니시에이션은 드리프트 진입 단계에서 차가 오버스티어를 쉽게 일으킬 수 있도록 앞뒤 바퀴에 20:80으로 배분된 회생제동 토크를 3단계로 조절하는 항목이다. 앵글은 ESC(전자식 차체자세 제어 장치)를 10단계로 조절해 운전자가 원하는 수준의 드리프트 각도를 유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휠 스핀은 TCS(트랙션 컨트롤 시스템)를 10단계로 제어해 뒷바퀴가 미끄러지도록 허용하는 수준을 설정하는 항목이다. 앵글과 휠 스핀을 10단계로 설정할 경우 모든 구동력은 후륜에만 배분된다.
확실히 파워트레인 반응이나 차가 미끄러지는 정도를 입맛에 맞게 세팅할 수 있기 때문에 최적의 상황에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구현 할 수 있다. 드리프트가 서툰 사람이라도 이 차와 함께 라면 실력이 빠르게 늘어날 듯하다. 언제든지 원돌이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순간적으로 최대 토크가 나오는 전기차 특성상 드리프트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이를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현대차의 기술에 감사함을 느낄 뿐이다.
가속감을 살펴보기 위해 드래그 레이스도 진행했다. 제로백 3초대를 찍는 아이오닉 6 N의 순간 가속감은 끝내줬다. 고개가 뒤로 접히고 몸이 시트 안으로 깊숙하게 파묻힌다. 시야가 급격히 좁아지고 주변 사물이 순식간에 수 백 미터 뒤로 스쳐 지나갔다. 론치 컨트롤까지 쓰게 되면 환상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하다. 자극적인 사운드와 함께 별다른 튜닝이 필요 없는 진짜 드레그 머신으로 거듭난다.
피날레는 단연 트랙 주행이다. 이 차가 가진 각각의 기능들을 모두 조화롭게 확인해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아이오닉 6N의 우수한 밸런스가 돋보였다. 엄청난 실력과 함께 말도 안되는 자극을 보여주지만 그 과정 속에서 침착함과 섬세함이 묻어난다. 정제된 세팅과 세단이 주는 이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통통 튀는 현상도 없고 롤도 허용하지 않는다.
욕심을 부려 일부러 날 것 그대로의 성격을 만들어 놓았을 때 차는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까? 확인하기 위해 모든 전자 제어 장치를 다 껐다. 확실히 아이오닉 6 N은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을 때 매력이 커지고 무시무시한 차로 변모한다. 시도때도 없이 뒤가 흐르고 예측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 조금만 집중하면 충분히 카운터를 잡고 재미의 영역으로도 넘어 갈 수 있다.
깔끔하게 코너를 말아 들어갔다 나오며 운전자는 저절로 엄지를 치켜세운다. 여기에는 내연기관 N 카에 탑재된 8단 습식 N DCT의 변속감을 모사해 전기차에서도 변속 감각을 구현한 N e-쉬프트가 한 몫한다. N 모드에서 레이스카와 유사한 기어비를 적용했는데 120㎞/h 이하의 영역에서 변속 횟수를 늘릴 수 있었고 패들시프트를 다루는 맛이 있다.
트랙 마니아를 위한 세심한 배려도 살펴볼 수 있다. 먼저, N 트랙 매니저다. 기능을 활성화하면 트랙 진입 시 자동으로 계측이 시작돼 편리한 사용성을 제공한다. 이 외에 이전의 베스트 랩타임과 실시간으로 시차를 보여주는 랩타임 델타, 운전자의 최고 기록을 시각화해 표시하는 실시간 고스트카, 코너 진입 최고 속도 및 코너링 중 최저 속도, 랩 타임 리포트 등 한층 즐겁고 풍성한 트랙 주행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돕는다.
N 레이스 캠도 훌륭하다. 트랙을 찾는 드라이버들은 자신의 주행 기록을 영상으로 남기기 위해 별도의 촬영 장비를 부착하는 일이 많다. N 레이스 캠은 이들을 위한 기능으로 빌트인 캠 카메라를 활용해 트랙 전용 녹화 모드를 제공한다.
N 트랙 매니저로 랩타임을 계측할 때 인포테인먼트 화면에서 N 레이스 캠 버튼을 누르면 기능이 활성화되며, G-포스 정보, 스티어링 휠 각도, N e-쉬프트 작동시까지 포함한 기어단, 주행 속도, 브레이크 및 가속 페달 조작량, 트랙 맵, 랩타임 등을 함께 표시한다.
심지어 빌트인 캠 카메라를 활용한 N 레이스 캠 기능뿐 아니라 운전 모습 촬영용 액션캠을 장착할 수 있는 마운트까지 별도로 마련했다. 또 본인이 운전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은 드라이버들을 위해 아이오닉 6 N의 천장에는 별도의 액션캠을 장착할 수 있는 내장형 캠마운트도 마련돼 있다. 전방의 코너를 향한 시선 처리, 스티어링 휠 조작 등 평소 자신의 운전 습관을 자세히 분석하면 잘못된 버릇을 바로잡을 수 있을 듯하다. 결과적으로 랩타임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총평
아이오닉 6 N은 현대차가 얼마만큼 고성능의 진심이고 발전을 이뤄왔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차다. N 브랜드가 10년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으며 스릴과 재미의 경계를 넘나들고 한없이 즐거움을 안겨준다.
출력과 토크 등 단순한 제원표상 숫자들을 넘어 드라이빙 감성과 완성도 높은 실력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성능 전기차로 매우 다양한 형태의 펀 드라이빙을 즐기고 싶다면 이 차는 유일한 답이 될 수 있다. 심지어 비슷한 성능을 가진 라이벌과 비교하면 ‘가성비’ 라는 단어까지 쓸 정도이기 때문에 경쟁력은 더욱 높아진다. 한 가지 아쉬움이었던 디자인까지 완벽해졌으니 안 살 이유가 없을 듯하다.
한편, 아이오닉6 N은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며 보조금 반영 전 기준 가격은 7,9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