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레이싱·토요타 레이싱 분리 운영하기로
-가주는 WRC·F1, 토요타는 WEC·나스카 주력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 다시 '가주 레이싱'으로 돌아간다.
토요타는 9일 일본 치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2026 도쿄오토살롱'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고 토요타 레이싱과 가주 레이싱의 분리 운영을 선언했다. '모터스포츠를 통한 좋은 차 만들기'라는 철학을 재확인하는 한편 본연의 역할과 색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결정에 따라 가주 레이싱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월드랠리챔피언십(WRC)와 슈퍼GT, 다카르랠리를 비롯해 새해 타이틀 스폰서 자격을 획득한 하스 포뮬러 원(F1) 팀 활동을 전담한다. 토요타 레이싱은 나스카와 WEC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토요타는 이번 명칭 변경을 통해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라는 이름 대신 현장에서 출발했던 가주 레이싱의 초심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로고 전환은 2027년 1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가주 레이싱의 출발점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토요타자동차 부사장이던 토요다 아키오 회장은 마스터 드라이버 나루세 히로무와 함께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도전했다. 그러나 이 활동은 회사의 공식 프로젝트로 인정받지 못해 ‘토요타’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었고, ‘팀 가주(Team GAZOO)’라는 명칭으로 출전해야 했다. 아키오 회장이 모리조라는 가명을 쓰기 시작한 것도 이 때 부터다.
토요타는 이 경험을 일본 이세 신궁의 ‘식년천궁’에 비유한다. 20년마다 신궁을 새로 지으며 전통과 기술을 계승하듯 자동차 제조 역시 실전을 통해 끊임없이 이어지지 않으면 한순간에 단절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이러한 위기의식 속에서 토요타는 렉서스 LFA 개발에 착수했고, 뉘르부르크링을 핵심 개발 무대로 삼았다.
2015년 토요타는 사내에 분산돼 있던 모터스포츠 조직을 통합해 ‘토요타 가주 레이싱’을 출범시켰다. 이후 WRC 복귀를 결정하며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완성된 양산차를 기반으로 경기에 나서는 방식이 아니라, 먼저 레이스에서 이길 수 있는 차를 만들고 이를 양산차로 발전시키는 접근이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차가 2020년 공개된 GR 야리스다. WRC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이 차는 이후 GR 코롤라로 이어지며 토요타가 다시 자사 개발 스포츠카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줬다. 2025년에는 GR 야리스를 앞세워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복귀했고 모리조는 다시 운전석에 앉았다.
한편, 토요타 가주 루키 레이싱은 현재의 활동을 이어간다. 이들은 토요타 레이싱과 가주 레이싱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각 조직이 개발한 제품과 기술을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다듬는 동시에 인재를 육성하는 실전 경험을 쌓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치바(일본)=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