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르부르크링과 유사한 조건의 시험장 갖춰
-환경 파괴 최소화, 지역 사회와 공존 노력
일본 아이치현의 토요타시와 아카자키 시 경계. 울창한 녹음과 구불구불한 산길을 넘어오면 시모야마 테크니컬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 11월 국내 취재진에게 처음 개방된 시모야마 테크니컬 센터는 토요타의 비전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공간 중 하나다. 단순히 자동차를 시험하고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장을 넘어 자연과의 조화, 기술과 열정의 융합, 그리고 개발자들의 끝없는 도전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이곳은 토요타가 약 30년에 걸친 고민을 구상하고 설계한 결과물이다. "모두가 미소 지을 수 있는 장소"를 원한 토요다 아키오 회장의 의도대로 도로와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려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를 최소화했고 세계 각지의 도로를 그대로 구현한 특수 시험 코스와 뉘르부르크링을 모사한 테스트 트랙까지 갖추고 있다.
중앙 지역에는 일반 도로와 유사한 조건을 갖춘 시험 코스가, 동부 지역에는 전 세계 다양한 도로 상황을 재현한 특수 시험 코스와 고속 주행 시험 코스가 위치해 있다. 서부 지역의 차량 개발 건물은 렉서스와 GR 브랜드의 미래를 결정짓는 기술이 탄생하는 곳이다. 이 모든 공간은 기획, 설계, 엔지니어링, 프로토타입 제작, 그리고 테스트까지 차 개발의 모든 과정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통합적으로 설계했다.
시모야마 테크니컬 센터의 트랙에 들어가보면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곡선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복잡한 코너와 급격한 고저차로 구성된 이곳의 도로는 자동차를 극한으로 몰아넣는 테스트의 장이다. 차에 가해지는 부하는 실제 뉘르부르크링과 동일한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측면도 눈길을 끈다. 전체 부지의 60%는 녹지 그대로를 보존하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에서 자동차의 극한을 끌어내는 공간이라는 점. '녹색 지옥'이라는 뉘르부르크링의 별명까지 꼭 닮았다.
특히 이곳에서 보존되고 있는 사토야마 생태계는 지역사회와 자연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토요타는 지역 주민들과 협력하여 숲과 논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환경 보호 활동을 지역사회와 함께 이어나가고 있다. 시모야마의 환경 학습 센터에서는 이러한 생태계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자연과의 공존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시모야마 테크니컬 센터는 자동차 개발의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자연과 기술, 그리고 사람의 꿈이 결합된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다. 이곳에서 시작된 토요타의 여정은 더 나은 자동차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끝없이 나아가고 있다.
“우리가 더 많이 운전하고, 더 많이 차를 부술수록 더 나은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아키오 토요타 회장의 말처럼 이곳은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의 현장이었다.
나고야=박홍준 기자 hj.park@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