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구애 받지 않고 최상의 실력 드러내
-진정한 올-라운드 플레이어 역할 하는 정통 SUV
바야흐로 SUV 전성시대다. 대세 세그먼트로 자리잡으며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내고 있고 특징을 앞세워 소비자 선택을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도심과 아웃도어 두 가지 방향을 두고서는 어느 한 쪽으로 명확한 성격을 강조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랜드로버 디펜더 옥타(OCTA)는 이러한 흐름에 혜성처럼 등장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상관없이 강력한 실력을 드러내는 게 특징.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직접 만나본 옥타는 기대 이상의 실력으로 감동을 자아냈다.
차를 살펴보기 전 옥타라는 차명부터 바로 알 필요가 있다. 옥타는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하고 희귀한 광물인 다이아몬드의 '팔면체(octahedron)' 구조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독특한 형태는 올 뉴 디펜더 OCTA의 시그니처 그래픽에도 반영돼 있다. 글로스 블랙 다이아몬드 패턴이 원형 티타늄 디스크 내에 결합돼 있는 형태로디펜더 플래그십 만의 강인함과 견고한 내구성을 상징한다.
겉모습은 옥타만의 색깔로 기존 디펜더와 차별화 한다. 지상고는 28㎜ 높아졌고, 전폭도 68㎜ 확장돼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껏 부풀린 펜더와 광할한 휠하우스, 옥타 전용 무늬로 꾸민 그릴, 쿼드 테일파이프까지 전부 다 시각적 임팩트가 상당하다.
기능적으로도 충실한 모습인데 먼저, 험난한 지형에서도 여유롭게 주행할 수 있도록 프런트와 리어 범퍼를 재설계해 접근각과 이탈각을 개선했다. 또 견고한 언더바디 보호 설계를 적용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장한다.
현장에는 출시 첫 해에만 한정 생산하는 옥타 에디션 원이 참가자를 반겼다. 더욱 차별화된 품목으로 주목을 끌었는데 전용 외장 컬러인 페로 그린과 카르파티안 그레이를 통해 특별함을 강조했다.
여기에 감각적인 촙드 카본 파이버 마감재를 보닛 스크립트, 펜더 벤트, 보닛 벤트 등에 적용해 고급감을 키웠다. 특히, 에디션 원 전용 20인치 휠과 오프로드 랠리 타이어는 매우 견고해 보인다. 프런트에는 포스퍼 브론즈, 리어에는 블랙 브레이크 캘리퍼를 탑재해 차별화된 외관을 연출했다.
실내는 기존 디펜더와 큰 차이가 없다. 그나마 에디션 원은 센터 콘솔의 하키 스틱 지지대와 1열 시트백에 촙드 카본 파이버를 적용해 멋을 냈고 디자인이 멋있는 전용 카키/에보니 컬러의 울트라패브릭스 PU 시트를 탑재한 정도다. 물론 에디션과 일반 옥타 모두 세부 요소들에서는 특별한 감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용 스티어링 휠은 아래쪽에 옥타모드 전용 버튼이 위치하고 화려한 그래픽 구현도 덤으로 챙겨간다.
또 바디 앤 소울 시트를 탑재해 감성 품질을 한 차원 높였다. 사운드를 물리적 베이스로 변환해 주는 차세대 촉각 오디오 시스템이며 캐나다 서브팩과 협력해 개발한 기능이다. AI 소프트웨어, 2개의 햅틱 앰프 및 1열 등받이에 장착된 4개의 진동 변환기를 통해 저주파 베이스 사운드를 진동으로 변환하고 탑승자에게 소리와 진동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해당 시스템은 15개 스피커를 갖춘 700W 메리디안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작동해 다차원적인 주행 경험을 제공한다. 또 영국 코번트리 대학과 공동개발한 진정, 균형, 활력 등의 다양한 사운드 트랙을 활용한 ‘웰니스’ 기능은 진동 음향 테라피를 통해 탑승자의 심박수 변동에 영향을 미쳐 불안감을 완화하고 인지 반응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공간 활용은 상당하다. 센터 터널은 큼직한 핸드백이나 각 티슈 여러 개도 툭툭 넣을 수 있고 콘솔박스에는 두 단계로 설정할 수 있는 냉장고도 위치한다. 조수석 대시보드에는 별도의 고무 패드를 덧대어 놓은 수납함이 있고 글러브박스와 도어 아래쪽 공간도 상당하다. SUV 본분을 충실히 수행하며 기능적인 만족을 극대화 한다.
이는 2열도 마찬가지다. 레그룸과 헤드룸 전부 다 넉넉하고 시트 면적도 상당해 큰 차를 타고 있구나 단번에 알 수 있다. 전용 송풍구와 공조 장치 등 편의 품목도 제법 섬세하게 많이 들어있다. 트렁크는 웬만한 가전가구도 손쉽게 넣을 수 있는 사이즈다. 바닥면은 미끄럼 방지 소재를 활용했고 양 옆에는 각종 고리와 12V 소켓 등 활용도를 넓힐만한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옥타의 핵심은 파워트레인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포함한 4.4ℓ 트윈 터보 V8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635마력, 최대토크 76.5㎏·m를 발휘한다. 심지어 다이내믹 런치 모드 활성화 시 81.6㎏·m까지 올라간다. 이를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4초 만에 도달하는 폭발적인 가속력을 갖췄다.
시승은 크게 온로드와 오프로드로 나뉘었다. 먼저 향한 곳은 오프로드다. 끝 없는 언덕과 내리막, 거친 바위, 굴곡이 심한 웅덩이 등 다양한 조건 속에서 옥타를 테스트했다. 차는 놀이터에 온 것처럼 험로를 신나게 누볐다. 폭 넓은 주행 모드를 적극 활용하고 로우기어 및 차고를 최대한 높이면 못 가는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단순한 추측으로 험로는 잘 달리겠지 생각했는데 전부 빗나갔다. 예상보다 훨씬 잘 달린다. 능숙하게 각 코스를 통과하고 심지어 편안함 마저 느끼게 한다.
여기에는 타이어가 한몫 한다. 미쉐린, BF 굿리치, 굿이어와 협력해 개발한 옥타 전용 타이어는 직경을 33인치로 확장해 오프로드에서 발군의 실력을 드러낸다. 사실 타이어는 잘 닦인 도로에서 빠르게 질주할 때만 접지가 필요한 게 아니다. 불안정하고 변수가 많은 험로에서의 타이어 접지는 또 다른 의미의 실력과 안정성을 보장한다. 이를 바탕으로 옥타에 들어간 타이어 셋업은 최적의 조합으로 탁월한 견인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높은 내구성과 강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욕심을 부려 옥타 모드로 두고 적극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디펜더 최초의 퍼포먼스 오프로드 드라이빙 모드인 옥타는 모래와 자갈 같은 거친 노면에서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해당 모드는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을 통해 롤링과 피칭 압력을 줄여 휠의 움직임을 증가시키고 최적의 댐핑으로 더욱 안정적인 차체 제어와 정밀한 조향을 가능하게 한다. 기어 변속과 스티어링 무게 역시 조정돼 운전 몰입감을 높인다.
옥타 모드에서는 강력함을 앞세워 새로운 차원의 즐거움을 전달한다. 험로에서 이렇게 빠르고 무지막지 하게 달려도 될까 싶지만 차는 끄떡없이 모든 걸 소화한다. 마치 다카르랠리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열심히 차를 잡아 돌려도 온전히 받아내며 완벽하게 험로를 주파한다. 그 어떠한 불안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모노코크 바디임을 감안하면 더욱더 놀랍다. 어떻게 이런 강성이 나올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거친 뒤틀림이 연속되지만 차 안에서는 찌그덕 거리거나 불쾌한 소리를 들을 수 없고 탄탄한 프레임이 차의 모든 부분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며 주파한다. 오랜 시간 정통 SUV를 만들어 본 랜드로버만의 노하우가 빛이 나는 순간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번에는 온로드로 방향을 틀었다. 차고와 변속 범위, 주행 모드도 전부 일반 도로에 최적화한 세팅으로 바꿨다. 차는 순식간에 성격을 고쳐 매너 있는 신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고출력 엔진은 속 시원한 가속을 보여주고 우수한 직진 고속 안정성을 바탕으로 쾌적한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육중한 덩치와 무게를 잊을 만큼 가볍게 튀어나가는 감각이 무척 마음에 든다.
조금 강하게 스로틀을 열면 기다렸다는 듯이 튀어나간다. 속도가 한 번 붙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질주하고 높은 스릴을 경험할 수 있다. 본격적인 스포츠 SUV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제원표상 숫자에서 알 수 있는 엄청난 성능만큼은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그것도 쉽고 편하고 빠르게 말이다.
이와 함께 코너에서는 디펜더 최초로 넣은 유압식 인터링크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 기술이 제 역할을 다한다. 최신 하드웨어와 지오메트리 설계로 다이내믹한 성능을 제공하는 것.
온로드에서는 차체를 수평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하며, 오프로드에서는 노면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한다. 이처럼 지능적으로 차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피칭 및 롤링 제어 시스템을 통해 탁월한 차체 거동과 정밀한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온로드에서도 오프로드와 마찬가지로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모두에게 기분 좋은 승차감을 전달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한다.
다운 힐 구간에서는 브렘보(Brembo)사의 최신 6 피스톤 알루미늄 캘리퍼가 든든하게 다가온다. 전륜에는 직경 400㎜ 디스크가 후륜에는 365㎜ 대구경 디스크가 기본이고 이질감 없는 세팅으로 믿음을 키운다. 이 외에 웅장한 사운드가 일품인 가변 배기, 유연하게 반응하는 핸들링까지 전체적인 컨트롤 간의 균형점이 높고 운전하는 맛이 난다.
디펜더 옥타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에 놓아도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SUV다. 막힘 없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이 과정 속에서 혹시 모를 운전자가 겪게 되는 불안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만큼 강한 신념과 믿음으로 함께하며 또 이것이 디펜더의 정신이라고 생각하면 차에 대한 애정은 곱절로 커진다. 진정한 전천후 SUV를 찾는다면 디펜더 옥타가 답이다.